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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분석]홍종호 포스코인터 사외이사, 포스코에너지 합병 '반대표'석탄 사업에 대한 우려가 반대표 원인으로 꼽혀

이호준 기자공개 2022-09-02 07:45:25

이 기사는 2022년 08월 30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홍종호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외이사가 포스코에너지 흡수합병 계약 체결 승인의 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홍 사외이사는 현재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로 ESG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인물로 꼽힌다. 석탄 사업을 펼치고 있는 포스코에너지의 포트폴리오가 합병 반대의 원인이었다는 후문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홍종호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외이사는 지난 12일 열린 이사회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포스코에너지 흡수합병 건을 반대하는 유일한 의견을 개진했다. 그의 반대에도 주시보 대표이사 사장을 포함한 나머지 이사회 멤버들이 모두 찬성하면서 안건은 통과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포스코에너지 흡수합병은 회사의 중점 추진 사항이다. 최근 들어 회사는 트레이딩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에너지, 식량분야로의 포트폴리오 변화를 진행 중이다. 국내 최대 민간발전사로 천연가스(LNG) 사업을 하는 포스코에너지를 흡수합병해 신재생,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 투자를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눈에 띄는 건 포스코에너지의 '석탄 사업'이다. 포스코에너지는 관계기업을 통해 석탄의 개발부터 수송, 수입·판매와 관련한 사업을 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석탄화력발전을 주 업무로 하고 있는 삼척블루파워㈜의 지분 29%와 베트남 몽즈엉 파워(AES Mong Duong Power Company) 지분 30%를 갖고 있다.

두 회사는 포스코에너지가 올 2분기 종속기업, 관계기업 등에서 거둔 매출 3065억원 중 2106억원(68%)을 차지하고 있다. 이것이 회사 전체 매출(1조5071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97%다. 지난해 10월 이사회 결정으로 베트남 석탄화력발전 사업인 몽즈엉 파워는 오는 2024년 매각(2175억원) 될 예정이다.

홍 사외이사는 2020년 제20기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사외이사에 선임된 인물이다. 미국 코넬대학교 경제학 박사 과정을 마친 그는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환경 전문가로 알려져 있으며 한국환경경제학회 회장, 서울대 지속가능발전연구소 소장, 아시아환경자원경제학회 회장을 지냈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환경에 특화된 인물인 만큼 포스코에너지의 석탄 사업이 반대표 행사의 원인이었다는 후문이다. 석탄 사업은 기업 전반에서 전체적으로 힘을 싣고 있는 ESG개선과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친환경 정책이 더욱 강화됨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이 큰 석탄에 많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주요 금융기관의 친환경 투자 기조도 강해지고 있다. 실제 한화자산운용, KB자산운용사 등은 포스코에너지의 삼척블루파워㈜가 운영하는 삼척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전해진다. 올 4월 삼척블루파워는 18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섰지만 단 한 건의 매수 주문도 받지 못했다.

석탄 사업을 품는 포스코인터내셔널로서는 탄소 중립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그룹의 기조와도 배치되는 사업을 장기적으로 안게 된다. 포스코그룹은 작년 말 2050 탄소 중립을 선언했다. 향후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20% 줄이고 2040년에는 최대 5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정한 바 있다.

통상적인 발전소 설계 수명(30년)을 감안하면 삼척석탄화력발전소는 2054년까지 운영된다. 지난 2017년 12월 포스코에너지가 정부의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사업자에 선정됨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게 된 삼척석탄화력발전소는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신규 건설되는 석탄발전소다.

포스코인터내셔널 내부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포스코에너지의 석탄 사업은 알짜 사업인 것이 분명하지만 장기적으론 기업 가치에 좋지 않다"면서 "경영진의 감시와 견제의 역할을 책임지는 홍 이사로서는 이와 같은 점을 무시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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