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국내 클라우드 산업]삼성SDS, CSP·MSP 양날개로 '클라우드 퍼스트' 가속클라우드·운영서비스 제공 둘 다 가능, 멀티클라우드 강점
황원지 기자공개 2022-09-02 09:55:58
[편집자주]
국내 클라우드 시장이 태동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시장규모가 가파르게 커졌다. 2025년까지 국내는 11조원, 글로벌 시장은 1100조원대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KT, 네이버 등 국내 대기업들도 잇따라 사업부문을 분사하며 본격적인 시장 진출에 나섰다. 기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이 대부분 선점한 시장을 파고드는 토종 클라우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1일 0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S는 지난해부터 클라우드 부문에 힘을 쏟고 있다. 시스템통합(SI, system integration) 등 기존 사업부문보다 매출은 적지만 클라우드 시장이 개화하고 있는 만큼 가져갈 열매가 확실하다는 판단이다. '클라우드 퍼스트'를 기치로 내걸고 지난해 조직개편을 단행한 뒤 전문인력 확보에 속도전을 내는 중이다.삼성SDS만의 강점은 클라우드 운영관련 서비스 제공사(MSP)이면서도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CSP) 역할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MSP로서 고객에게 여러 구성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때 자사의 서비스를 함께 팔 수 있어 경쟁에 유리하다. 또한 오랜 기간 SI업체로서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IT서비스를 제공해온 점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지난해 조직개편, 클라우드서비스 사업부 신설...올해 MSP 메인 플레이어 '목표'
구형준 삼성SDS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장(부사장)은 지난 1월 열린 실적발표회에서 "올해는 MSP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MSP 사업자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외부고객과의 거래량이 많은 MSP 사업 가속화로 내년에는 외부사업 매출 비중을 30%대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다.
삼성SDS의 클라우드 퍼스트는 작년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12월 사업 강화를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IT서비스 사업부들을 크게 클라우드서비스 사업부와 솔루션사업부 두 부문으로 구분했다. 클라우드 인프라부터 상품기획, 서비스 실행에 이르는 전 과정을 약 4500명 규모의 단일조직으로 통합했다.
클라우드 전문인력도 확충한다. 우선적으로 클라우드 기술 역량 확보 목적으로 신설한 클라우드 기술허브(Technical Hub)를 통해 클라우드 전문가 4000명을 올해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일하는 방식도 클라우드 중심으로 개편했다. 판교 IT 캠퍼스를 신설, 각 고객사 사이트에 파견돼 일하던 약 2000여명의 ITO(IT Outsourcing) 인력을 한 곳으로 모은다. ITO 부문 임직원들은 판교 IT 캠퍼스에서 클라우드 기반으로 IT시스템을 통합 운영하게 된다.
삼성SDS의 사업부문은 크게 IT서비스와 물류로 나뉜다. 지난해 기준 IT서비스 매출은 5만6300억원대, 물류 매출은 7만9900억원대로 물류가 크지만 영업이익률은 각각 11.8%, 1.8%로 IT서비스에서 대부분의 이익을 내는 구조다.
IT서비스 부문에서는 클라우드보다 기존 SI사업이 주류였다. 다양한 산업의 고객을 대상으로 IT서비스를 제공하는 SI사업과 데이터센터나 IT인력을 제공하는 ITO 사업부문에서 대부분의 매출을 올렸다. 클라우드 사업은 내부 위주로 전개되는 정도에 그쳤다.
최근 클라우드 퍼스트에 나선 것은 시장이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MSP 시장 규모는 약 5조원 수준이다. 공공과 민간 모든 분야에서 클라우드 도입이 늘어남에 따라 CSP의 서비스를 고객에게 파는 MSP시장도 함께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연말까지 MSP 시장 규모는 약 7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SDS의 클라우드부문 실적도 최근 들어 증가세다. 지난해 1분기 2100억원대였던 매출은 올해 1분기 2400억원대로 늘었다. 올 2분기 매출은 2727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27% 증가했다. 같은 기간 IT서비스 부문 매출에서 클라우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15%에서 18%로 확대됐다.
◇4개 데이터센터로 CSP역할도...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 장점
삼성SDS의 강점은 MSP이지만 CSP 사업도 함께 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클라우드 시장에서는 멀티클라우드 도입이 늘고 있다. 단일 CSP가 제공하는 클라우드만 이용하지 않고 다수의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방식이다. 단일 클라우드만 사용할 경우 서버에 문제가 생기면 전체 시스템이 오류가 나는 만큼 위험을 분산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8년 쿠팡이 아마존의 AWS로 전체 인프라를 이전했다가 AWS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서비스 접속불가 사태가 터지기도 했다.
퍼블릭과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함께 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도입도 증가세다. 단순히 CSP 숫자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용도별로 클라우드를 구분하는 방식이다. 금융, 공공 등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민감한 데이터의 경우 프라이빗클라우드에 보관하고 용량을 많이 차지하는 데이터는 퍼블릭 클라우드를 활용한다.
삼성SDS는 두 가지 분야에 모두 강점을 가진다. 각 고객의 니즈에 따라 자사의 데이터센터로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제공하고 보유하고 있는 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 CSP로 퍼블릭 클라우드를 활용할 수 있다. MSP로 실적을 올리면 CSP 매출도 늘어나는 구조다. 삼성SDS는 올해 말쯤 MSP와 CSP의 매출 비중이 비슷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SDS는 현재 총 4곳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상암, 수원, 춘천, 구미 데이터센터다. 2019년 개관한 춘천 데이터센터는 수원, 상암 데이터센터와 서버 자원을 통합해 운영된다. 이외에도 2019년부터 동탄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동탄 데이터센터는 올해 말 시운전 단계를 거쳐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구 부사장은 올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고객의 요구에 따라 퍼블릭과 플라이빗 클라우드를 제공하지만 가능하면 프라이빗 클라우드 사업을 우선으로 두고 있다"며 "자사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게 더 경쟁력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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