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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티마크그랜드호텔, 비운의 주인공 된 사연은 하나대체, 유커 수요로 투자…코로나 사태후 그로기 상태

조영진 기자공개 2022-09-13 08:10:17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7일 15: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대체운용이 공모펀드를 통해 편입한 티마크그랜드호텔은 설정 당시만 하더라도 투자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기한이익상실(EOD) 상황에 직면하면서 원금 손실이 현실화 됐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의 ‘하나대체투자티마크그랜드종류형부동산투자신탁1호’는 이달 1일부로 EOD 상황에 돌입했다. 운용사와 대주단 사이에 지속적인 대출연장 논의가 오가던 와중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한 산업은행이 만기일(8월 31일) 직전에 돌연 연장불가를 통보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명동호텔펀드로 불린 ‘하나대체투자티마크그랜드종류형부동산투자신탁1호’는 지난 2016년 7월 최초 설정됐다. 하나대체운용은 공모 펀드로 690억원, 부동산담보대출로 1380억원을 각각 조달해 서울 중구 회현동에 위치한 ‘티마크그랜드호텔 명동’을 매입했다. 매입관련 부대비용을 합한 총 투자금액은 2132억원이었다.

당시 매도주체는 코람코자산신탁이다. 지난 2009년 코람코자산신탁은 공모형 리츠상품인 '코크렙 15호'를 통해 인송빌딩(現 티마크그랜드)을 1210억원에 사들였다. 원래 오피스 빌딩이었던 티마크그랜드호텔은 2012년부터 수차례 매각에 착수했지만, 오피스 시장 침체로 인해 엑시트 작업이 7년 넘게 지연됐고, 하나대체운용 펀드에 간신히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타수수료를 제한 코람코신탁의 순수 매각차익은 약 770억원인 것으로 추산된다.

오피스 용도를 포기하고 호텔로 리모델링한 게 자산 매각에 핵심 역할을 했다.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왕래가 활발하던 당시 호텔 수요를 끌어올리면서 비교적 손쉽게 투자자들을 모을 수 있었다는 것이 부동산투자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당시 약 9곳의 운용사 및 기관투자가가 인수의향서(LOI)를 내며 티마크그랜드 매각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중 하나대체운용이 순수 매입금액으로만 1980억원을 써내며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지만, 나머지 입찰자들도 하나운용에 근접한 수준을 제시할 정도로 인기 매물이었다는 후문이다.

공모 자금 모집도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이 펀드는 한국투자증권에서 판매될 당시 1시간 만에 완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매년 안정적으로 5.5% 이상 배당수익률을 챙길 수 있다는 소식에 개인투자자가 대거 몰렸다.

지난 2019년까지만 해도 순항하던 명동호텔펀드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하나대체운용은 2019년 말 공개입찰을 통해 케이리츠투자운용을 1차 우선협상자로 선정해 부동산매매 양해각서를 일찌감치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2020년 초 발생한 코로나19로 인해 호텔업의 불황이 시작되면서 그해 6월 우선협상자가 매수의향을 철회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후 여러 차례에 걸친 매각 시도가 이뤄졌지만, 최근 대내외 금리인상 기조에 잠정 매수자들의 자금조달마저 어려워지며 현 상황에 이른 것으로 관측된다. 펀드 성과는 물론 원금 손실 리스크가 현재 대주단에 달려 있는 만큼 대출연장 논의 결과에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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