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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그룹, 연료전지 '제 2의 아비커스'로 키울까 미래 선박시장 선점 ‘키 아이템’… 분사 독립에 한국조선해양이 변수 될 수도

강용규 기자공개 2022-09-15 07:48:19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3일 14: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연료전지사업을 위한 인력 채용에 나섰다. 다만 관련 조직이 소속된 법인은 그룹 조선사들의 맏형 격인 현대중공업이나 조선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이 아닌 그룹 지주사 HD현대다.

HD현대는 연료전지사업을 사내벤처 형태로 시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조선업계에서는 마찬가지로 사내벤처로 시작한 뒤 분사 독립한 자율주행선박 솔루션회사 아비커스와 같은 길을 가게 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13일 현대중공업그룹에 따르면 HD현대가 연료전지 태스크포스팀(TFT)의 결성을 위해 SOFC(고체산화물연료전지) 셀 및 스택(전기반응이 일어나는 핵심 부품)의 열 해석 모델 개발, 스택 모듈의 설계 및 성능평가 등 분야에서 경력사원을 모집 중이다.

SOFC는 LNG나 LPG 등을 개질해 만든 탄화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력을 생산하는 장치다. 현재 상용화된 연료전지들 가운데 열효율을 제외한 순수 전력생산효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연료전지 TFT는 SOFC 연구개발을 전담하는 사내벤처로 시작한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분사 등은 아직 검토할 단계조차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조선업계에서는 연료전지 TFT의 분사 독립 가능성이 낮지 않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사내벤처로 시작하더라도 신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서는 전문 법인의 설립이 필요해질 수 있다”며 “현대중공업그룹에는 지주사 산하 사내벤처가 사업성을 인정받아 독립한 모범사례 ‘아비커스’도 있다”고 말했다.

아비커스는 HD현대 내에서 자율주행선박 솔루션을 연구하는 사내벤처로 시작해 2020년 12월 분사 독립한 계열사다. 그룹의 오너 3세 정기선 사장이 최초 설립 단계부터 공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초 CES2022에서 정 사장이 그룹의 해양 모빌리티 전략 가운데 하나로 자율주행선박을 언급하면서 그룹 내 위상이 한껏 높아진 상태다.

현대중공업그룹을 포함한 조선사들에게 연료전지는 단순한 발전장치를 넘어 미래 친환경 선박시장의 선점을 가능케 하는 아이템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연료전지TFT도 아비커스의 선례를 따를 수 있다는 업계 시선에는 설득력이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연료전지는 발전 과정에서 질소산화물(NOx)이나 황산화물(SOx) 같은 대기오염물질이 거의 발생하지 않으며 온실가스의 일종인 이산화탄소의 경우 배출량이 대표적 친환경 선박연료로 여겨지는 LNG의 절반 이하다.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3사는 모두 연료전지추진선을 연구하고 있다.

(자료=한국조선해양 IR 프레젠테이션)

일각에서는 그룹의 조선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의 연료전지선박 연구개발 상황, 또는 외부 연료전지회사 인수합병 등 사업 진척상황에 따라 연료전지 TFT의 미래가 결정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정기선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을 계기로 친환경 미래선박의 기자재 및 엔지니어링사업을 담당하는 사업지주사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연료전지의 기술 확보에도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연료전지 TFT가 한국조선해양 쪽으로 흡수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앞서 4월 진행한 실적발표회에서 “연료전지는 한국조선해양의 숙원사업인 만큼 필요하다면 인수합병도 불사하겠다”며 “투자 규모가 크다면 그룹 지주사 HD현대와 연계하는 방식의 투자도 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미 한국조선해양은 두산퓨얼셀, 네덜란드 에너지회사 로열더치쉘(쉘)과 함께 선박용 연료전지의 실증도 진행 중이다. 선박용 연료전지시스템 개발과 글로벌 선급협회 인증을 2024년 마무리하고 2025년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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