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는 지금]지방공기업 경영평가 1위 비결 '사회적 가치 증대'④'다'→'가' 등급 기관으로 탈바꿈, 성공적 약점 보완
성상우 기자공개 2022-09-19 13:32:38
[편집자주]
SH는 서울 내 대형 개발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성장해왔다. 그동안 축적해 온 도시개발 사업 노하우가 지방 공기업 중에서 압도적이다. 다만 최근 몇 년 사이 다양한 부분에서 '부침'이 엿보인다. 10년간 이어졌던 급성장세가 주춤하다. 현 정권에선 주택 공급의 '공공성' 강화 기조가 이어져 수익성 약화가 보다 심화될 우려도 있다. SH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지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5일 11: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지방공기업 경영평가' 점수를 기준으로 보면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최근 수년간 그저그런 평균 수준의 공기업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눈에 띄는 변화를 보였다.지난달 발표된 2022년도 지방공기업 경영평가(2021년 지표 기준)에서는 최고 등급인 '가'를 받았다. 전체 지방 도시개발공사 15곳 중에서 2곳만이 받은 등급이다.
드라마틱한 변화상을 보여준 배경에는 사회적 가치 증대가 있었다. 실적만 놓고 보면 크게 달라진 점이 없었지만 사회적 가치 평가 항목에서 성공적인 보완이 이뤄졌다. 이를 지속해 지켜나가는 게 현 경영진의 핵심 과제다.
◇ 양호한 실적에도 '다' 머물던 평가등급 '가' 수직상승
행안부의 경영평가 등급 분류는 총점 기준 5단계로 나눈다. 최고 등급인 '가'를 받으려면 90점이 넘어야하고 85점 이상은 '나' 등급을, 80점 이상은 '다' 등급을 부여한다. 그 아래 등급은 5점 간격으로 '라'와 '마'로 나뉜다.
상대평가로 등급 부여가 이뤄진다. 각 등급에 전체 공기업 수의 일정 비율을 할당한다. '가' 등급은 전체 공기업의 10%만 받을 수 있고 '나' 등급은 전체 중 30%만 받을 수 있도록 돼 있다. 각 등급에 따라 평가급이 지급되며 적자가 발생했을 경우 가~나 등급을 받지 못한다.
최근 수년간의 등급 부여 추이를 보면 SH는 2019년부터 3년 연속 '다' 등급을 받았다. 매년 평가점수 85점을 넘지 못했다. 전체 공기업 및 도시개발공사 중 중간 수준 등급이다.
실적만 보면 매년 지방 도시개발공사들 중 평균치를 상회하는 수준을 꾸준히 유지해 왔다. 2019년도를 제외하면 매년 2조원대의 매출에 20~30%대의 에비타마진율(EBITDA Margin)을 기록했다. 그간의 준수한 실적을 감안하면 전체 경영평가 순위가 평균 범위에 그쳤다는 게 다소 의아한 상황이다.
다 등급을 받았던 2021년 평가 항목(2020년 지표 기준)을 세부적으로 보면 점수를 깎아 먹은 부분은 '사회적 가치'였다. 준수한 실적만큼 '경영 성과' 항목은 평균점수(도시개발공사 15곳 기준)를 2점 이상 상회하는 89.97점이었고 '지속가능경영' 항목은 평균점수와 유사한 수준이었다. 반면 '사회적 가치' 항목은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77.63점이었다.
당시 종합평가보고서는 SH에 대해 윤리경영 수준 목표 설정을 비롯해 세부 계획 및 노력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인권경영 측면에서도 '모범거래모델'을 도입했지만 실효적 성과는 미흡했으며 입주민을 대상으로 한 재난안전교육도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지표를 기준으로 이뤄진 2022년 경영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건 이에 대한 개선이 충실히 이뤄진 덕분이다. 전체 지방 도시개발공사 중 SH와 전남개발공사만이 총점 90점을 넘어 최고 등급을 받았다.
아직 종합평가보고서는 공개되지 않은 상태여서 각 항목별로 어떤 점수를 받았는 지를 확인할 수는 없다. 다만 SH 측의 설명을 들어보면 그동안 약점이었던 '사회적 가치' 항목의 집중 보강이 이뤄져 이룬 쾌거다.
◇ 실적 약화 흐름 방어 위한 약점 보강 시급
SH 측은 이번 최고등급 부여의 배경으로 △열린·투명경영 일환으로 분양원가 및 자산보유현황 전면 공개 △후분양제 강화 △반부패가치 내재화 및 부패취약분야 감시 강화 △안전우선 경영 실천 △시민만족 제고 노력 등을 꼽았다. 모두 사회적 가치 항목에 포함되는 세부 지표들이다.
특히 분양원가 및 자산보유현황 공개는 국내 공기업 중 최초 사례라 평가자 입장에서도 파급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SH는 올해 상반기까지 분양원가 공개를 지속했다. 내년에도 추가 공개를 하겠다고 예고해놓은 상태다.
2021년도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 최우수등급(1등급)을 달성한 것도 크게 작용했다. 1등급은 공사 설립 이래 최고 등급이다. 전체 개발공사 중에서 SH를 단 2곳만 이 등급을 받았다. 그 밖에 윤리경영 강화를 위한 각종 캠페인이나 결의대회가 지난해에 집중적으로 이뤄졌고 이해충돌방지법 관련 교육과 SH 시민주주단 활동도 이어졌다. 모두 사회적 가치 항목에서의 가점요인들이다.
내년에도 경영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유지하는 게 올해 초 취임한 김헌동 사장과 현 경영진의 최대 과제다. 당장 올해 실적이 전년 대비 반토막 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어 경영성과 항목 점수가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 방어를 비롯해 다른 평가 항목 부문에서 점수를 따는 게 시급한 시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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