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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M 도전장 낸 현대차 vs 한화, 전략·인물 비교해보니 현대차, 꾸준히 외부 인재 영입...한화시스템, 내부 인력으로 소화

조은아 기자공개 2022-09-19 07:45:47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5일 16: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한화그룹은 일찌감치 UAM(도심항공모빌리티)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고 적극 공략하고 있다. 두 회사는 비슷한 시기 시장에 진출했지만 전략에서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국내 유일의 위성사업자 KT와 손잡으며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몇 년 사이 꾸준히 인재도 영입하고 있다. 이 시장은 이제 막 열리는 단계인 데다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해 인적 자원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반면 한화그룹은 외국에 위치한 소규모 위성사업자를 직접 인수하는 방식으로 기술력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외부 인재 영입이 없진 않지만 현대차그룹보다는 소극적이다. 방산사업을 통해 어느 정도 인적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만큼 내부적으로 소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현대차, KT와 손잡고 전문가 영입에도 적극적

UAM은 30~50㎞ 단거리 항공교통 서비스를 말한다. 인구가 집중된 대도시의 지상교통 혼잡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UAM 시장은 2023년부터 탄력이 붙기 시작해 2040년 73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UAM 시장은 크게 △기체 제작 △MRO(유지보수) △운항·관제 △인프라 △서비스·보험 등으로 나뉜다. 현대차그룹은 기체 제작에 가장 먼저 초점을 맞췄고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KT와 7459억원 규모의 주식을 교환하기로 한 건 운항·관제 및 인프라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다. 현대차그룹이 UAM 기체 개발과 이착륙장 건설을, KT가 자체 통신위성을 활용한 관제 및 통신망 구축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UAM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2019년 UAM사업부를 신설한 데 이어 올초 AAM본부로 격상했다. AAM은 UAM에 지역 거점을 넘나드는 항공 모빌리티인 RAM(지역간 항공모빌리티)을 더한 개념이다. 운항거리가 늘어나는 만큼 한층 높은 수준의 기술력과 관제시스템이 요구된다.

현재 현대차에서 AAM사업을 이끄는 인물은 신재원 사장, 송재용 상무, 조셉 장 상무 등이다. 지난해 초 사외이사로 선임된 이지윤 교수와 최근 SK가스에서 합류한 원정민 팀장도 빼놓을 수 없다.

AAM본부장을 맡고 있는 신재원 사장은 현대차 AAM사업의 핵심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 출신 항공 전문가로 2019년 9월 현대차 입사 후 3년째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2008년 동양인 최초로 NASA의 모든 항공연구와 기술개발을 관리하는 항공연구총괄본부장에 오르기도 했다.

현대차는 신 사장 이후에도 꾸준히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 초엔 글로벌 유수의 항공기 제조사에서 오랜 기간 항공기 설계와 디자인을 담당했던 조셉 장 상무를 영입했다. 그는 1980년생으로 UC버클리를 졸업하고 미국 방산기업 '노스럽그러먼'과 캐나다의 항공기 제조사 '봄바디어', 미국 보잉 등에서 16년 동안 근무했다. 현재는 RAM기체개발실장을 맡고 있다. 특히 현대차 내부에서 단 2명밖에 없는 1980년대생 임원 가운데 한 명이다. 그만큼 파격 조건으로 영입됐다는 의미다.

송재용 상무는 현대차그룹이 2020년 말 UAM사업추진실을 신설했을 당시 실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역시 외부 출신이다. 2014년 현대차그룹에 합류해 글로벌미래전략TFT, 현대자동차상용기획팀장 등을 거치며 그룹의 신사업 기획을 주도했다. 현재는 AAM사업추진담당을 맡고 있다.

이밖에 국내에서 손꼽히는 항공우주공학 분야 전문가인 이지윤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 부교수도 지난해 사외이사로 합류했다. 최근에는 SK가스에서 원정민 팀장도 합류했다. 그는 IBM,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을 거쳐 2013년부터 SK가스에서 근무했다. SK가스에서는 사업 개발 및 전략업무를 담당했다가 최근 현대차로 이동해 AAM사업기획팀장을 맡고 있다.
2022년 5월25일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AAM 테크데이 2022'에서 참석자가 대담하고 있다. 왼쪽부터 AAM사업기획팀 원정민 팀장, RAM기체개발실장 조셉 장 상무,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이지윤 교수, AAM사업추진담당 송재용 상무, RAM기체개발실 최태윤 파트장.
◇한화시스템, 외부 협력 통한 사업 확대보다 '내재화'에 초점

한화그룹에서는 한화시스템이 UAM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한화시스템 역시 2019년 개인항공기(PAV) 기체 개발 전문회사인 미국 '오버에어' 지분 투자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대차그룹이 국내 유일의 위성사업자인 KT와 손잡았다면 한화시스템은 외국의 위성사업자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으로 인프라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3500억원을 투입해 세계적 우주인터넷기업 '원웹' 지분 8.81%를 확보했다. 이에 앞서 2020년 영국 위성통신 안테나 전문기업 '페이저솔루션'을 인수해 한화페이저를 출범시켰다. 같은해 12월에 미국의 안테나 기술기업 '카이메타'에 33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한화시스템에서 UAM사업을 담당하는 인물은 크게 3명이다. 유동완 부사장과 류시양 전무, 최주영 상무 등이다. 현대차와 달리 사업을 총괄하는 유 부사장이 전통 엔지니어 출신이 아닌 기획통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최근 1년 사이 UAM사업만을 위해 영입한 임원급 인물도 없다. 기존에도 방산사업 등을 통해 항공기나 전투기 등 다양한 엔진 및 구동 분야에서 기술력을 쌓아온 만큼 내부 인력만으로 어느 정도 기체 개발이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 부사장은 1971년생으로 고려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경영대학원(MBA) 석사를 취득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아서디리틀(Arthur D. Little, ADL) 등 컨설팅회사에서 근무했고 2006년 한화그룹에 합류했다. 유 부사장은 한화시스템에서 에어스페이스부문장을 겸직하면서 UAM사업을 총괄 중이다. 오버에어에서 이사도 맡고 있으며 최근엔 한화페이저 법인장으로도 선임됐다.

류시양 상무는 에어모빌리티개발센터장을 맡고 있다. 삼성전자를 거쳐 2010년 합류했다. 외부 출신이기는하지만 UAM 사업만을 위해 영입된 인물은 아니다. 한화그룹 입사 이후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가스터빈개발팀장 등을 지냈다.

최주영 상무는 지난해 미국 항공기업 벨에서 UAM 기체 개발을 위해 영입한 인물이다. 영입 전까지 미국의 항공기 및 헬리콥터 제작사 '벨'에서 틸트로터 개발을 담당해 왔다. 틸트로터는 프로펠러의 방향을 조정해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는 헬기처럼 수직으로, 비행할 때는 수평으로 바뀌는 전환형 비행체를 말한다.

앞서 2020년 말 한화시스템은 영국 항공기 엔진 제조사 롤스로이스에서 김석균 상무를 영입해 UAM사업부장으로 선임했으나 김 전무는 지난해 한화시스템을 떠났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이동해 항공우주연구소에서 신규 프로젝트 담당으로 근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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