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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KT 지분교환]반년 남은 구현모 대표 임기…신규 주주에 쏠린 눈신한금융+현대차, 국민연금 지분 넘어…의결권 제한적 행사 전망

이장준 기자공개 2022-09-13 10:25:18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8일 11: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올해 지분 교환을 통해 끌어들인 주주들이 현 지배구조의 우호세력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차그룹과 신한은행이 보유한 KT 지분율을 합치면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을 넘어선다. 구현모 KT 대표의 임기가 6개월 남은 시점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이 쏠린다.

하지만 이들 신규 주주가 굳이 정부와 각을 세우는 리스크를 떠안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양측이 지분 취득 목적을 경영 참여가 아닌 '단순 투자'라고 못 박은 것도 이 때문이란 분석이다.

◇신한금융+현대차 KT 지분 13%대 확보, 국민연금보다 우위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는 각각 KT 지분 4.69%, 3.1%를 보유할 예정이다. 미래 모빌리티 리딩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단일 주주로는 5%를 넘지 못하지만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총 7.79%의 지분을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선다. 이로 인해 KT의 지배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KT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이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10.8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신한은행이 5.58%의 지분을 갖고 있다. 올 1월 KT와 신한금융그룹이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으며 지분을 교환한 결과다. 이 밖에 영국계 투자회사 실체스터 인터내셔널(Silchester International Investors LLP) 5.2%의 지분을 소유 중이다.


이들 가운데 올해 새로 지분을 취득한 주주들은 KT 경영진에 우호적일 것이란 시각이다. 신한금융에 이어 현대차까지 지분 교환을 통해 끈끈한 동맹관계를 형성한 만큼 사업적 제휴를 넘어 지배구조 차원에서 상부상조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번에 KT가 현대차그룹을 주주로 맞은 시점이 공교롭게도 구현모 KT 대표의 임기 만료 6개월 전이라는 점도 한몫했다. 2020년 3월 KT 대표로 취임한 그는 내년 3월 임기가 종료된다.

시장에서는 KT를 비롯해 계열사의 기업가치를 한층 제고한 그의 공을 높이 사 연임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다만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앞서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 사장의 사내이사 재신임을 묻는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박 사장은 주총 직전 사내이사직을 내려놓고 돌연 사퇴했다.

회사 측은 '일신상의 이유'라고 밝혔으나 국민연금이 반대 의사를 표하면서 부담이 커졌다는 게 중론이다. 국민연금은 박 사장이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박 사장 등 KT 경영진은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혐의로 약식 기소돼 벌금형을 받아 여기에 불복하고 정식재판을 청구한 상황이다.

구 대표가 연임에 도전하고 내년 주총에서 국민연금이 같은 이유로 반대표를 던질 경우 KT의 지배구조를 흔들 수 있다. 여기 대비해 신한은행과 현대차·모비스를 우호세력으로 끌어들인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것이다. 실제 이들 신규 주주의 지분율을 합치면 13.37%로 국민연금(10.87%)보다 우세하다.

*출처=KCGS

◇'단순투자' 강조한 '색깔 없는 의결권' 해석…외풍 리스크 줄었단 시각도

하지만 실제 이들이 국민연금 의사에 반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정부와 각을 세우는 리스크를 굳이 떠안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더구나 국민연금은 신한금융지주 지분 8.37%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자 현대차의 2대 주주(7.7%)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의사 표시를 사실상 정부의 의중으로 보는 관점이 많은데 (신한은행과 현대차그룹이) 여기 반대하는 리스크를 떠안지는 않을 것 같다"며 "사실상 '색깔 없는 의결권'에 가깝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KT와 현대차그룹 모두 이번에 지분투자 목적을 경영 참여가 아닌 '단순 투자'로 공시한 것도 이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양측은 상호 주주가 돼 중장기적으로 사업 제휴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협업 실행력을 보완하기 위해 자사주를 교환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일부에서는 KT의 정치적 외풍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공기업으로 출발한 KT는 올해로 민영화 20주년을 맞았지만 그동안 수차례 정권 입맛에 맞게 CEO를 교체하곤 했다. 구 대표는 KT 내부 출신 인사로 현재 자리에 올랐다.

정권 초라 외풍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나 지지율이 저조한 만큼 낙하산 인사를 내려보냈다간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통상 KT는 정권 교체기마다 지배구조 리스크가 불거지곤 했다"며 "다만 이번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지지율이 떨어져 KT에 압박을 주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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