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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4.0 리오프닝]NH금융의 글로벌 개척자 농협은행 뉴욕지점② 선진금융시장서 해외사업 노하우 습득…협업모델 강화로 승부수

뉴욕(미국)=고설봉 기자공개 2022-10-05 07:30:30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시대에 따라 진화해 왔다.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지냈다. 코로나19를 지내며 변화된 금융 환경 속에선 '리오프닝'이란 이름으로 또 다른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더벨은 주요 금융사들이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글로벌 전략과 글로벌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0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은행 뉴욕지점은 NH금융지주 글로벌사업의 심장과 같은 곳이다. NH금융지주 태동과 함께 지점으로 승격된 뉴욕지점은 현재도 NH금융의 글로벌사업을 최전방에서 이끌고 있다. 선진금융시장에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NH금융의 글로벌사업 협업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NH금융은 해외시장 공략 자체가 늦은 만큼 아직 규모 면에서 크지 않다. 해외사업 네트워크와 인력 등을 대형화 할수 있는 기회도 많지 않았다. 이 가운데 NH농협은행은 선진금융시장으로 침투해 빠르게 글로벌사업 경험을 습득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그 결과 탄생한 곳이 NH농협은행 뉴욕지점이다. NH농협은행은 9개 지점 및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개설되고 규모도 가장 큰 곳이 뉴욕지점이다. 뉴욕지점은 2010년 10월 뉴욕사무소로 출범했다. 이후 2013년 8월 정식 인가를 받아 뉴욕지점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뉴욕 맨해튼 중심가인 5번가(5th Ave)에 위치한 NH농협은행 뉴욕지점 입구.

NH농협은행의 미국시장 진출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NH농협은행은 과거 농협중앙회 신용경제사업 분리 전부터 뉴욕지점 설립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2012년 신경분리 이전에는 미국 연방은행의 최종승인을 얻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당시 NH농협은행은 뉴욕사무소를 지점으로 승격하는 과정에서 미국 금융 당국의 허가를 받지 못했다. 과거 신경분리 이전 NH농협은행이 농협중앙회 소속인 데다 은행이라는 명칭을 쓸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2012년 NH금융지주 발족에 힘입어 NH농협은행은 숙원사업인 해외지점 개소에 성공했다. 사실상 뉴욕지점은 NH금융 태동과 함께 출범한 첫 해외지점으로 NH금융의 글로벌사업의 포문을 연 곳이다. 그만큼 최전방 기지로서 책임감도 크다.

뉴욕지점 출범으로 포문을 연 NH금융의 해외사업은 이후 빠르게 글로벌 네트워크를 넓혔다. 뉴욕지점 개점과 맞물려 NH농협은행은 해외사업을 확장했다. 2013년 베트남 하노이사무소와 중국 북경사무소를 차례로 개소했다. 이후 여러 지역에서 해외지점을 개소하며 글로벌 영토를 확장해 왔다.

박영훈 NH농협은행 뉴욕지점장(사진)은 “뉴욕지점 개설 목적은 NH금융을 글로벌 금융기관으로 도약시키는 것”이라며 “외국환사업의 해외 의존 탈피와 국제금융 중심지에서의 금융거점 확보 차원에서 지점 개설과 네트워크 확장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설립 초기부터 뉴욕지점의 영업활동 중심 축은 기업금융과 투자금융(IB)이었다. 미국 내에서 신디케이티트론을 비롯한 우량 IB 딜(Deal)을 추진하며 업력을 쌓았다. 또 현지 진출 기업대상 여신을 확대해 나갔다.

IB와 기업금융간 포트폴리오도 안정적이다. 2022년 6월 말 기준 뉴욕지점의 IB와 기업금융 여신 비중은 약 50%씩으로 엇비슷하다. IB의 경우 현지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기업금융은 100% 한국계 지상사 영업 위주지만 점차 현지 기업 발굴에 노력하고 있다.

수신 측면에선 아직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현재 뉴욕지점은 주로 한국 본점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향후 점진적으로 현지 조달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여수신의 현지화 전략은 코로나19 이후 점차 현실화 되고 있다. 뉴욕지점은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변화에 대응해 또 다른 변신을 준비 중이다. 더불어 최근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틈새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는 추세다.

박 지점장은 “미국은 코로나19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고, 최근에는 두 차례 자이언트스텝으로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대출 수요자들의 부담도 커졌다”며 “한편 현지 감독 당국은 금리상승과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자산건전성 유지 및 자금유동성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복합적인 영향은 NH농협은행에 위기감을 불러 일으키지만 동시에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시장 상황이 급변하는 가운데 새로운 사업영역이 만들어지며 그동안 후발주자로 딜 참여가 제한적이었던 NH농협은행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신규 대출금리가 상승하며 대출 수요자들의 부담감이 커지는 추세다. 실제 뉴욕지점과 거래 중인 한국기업의 경우 생산설비 도입을 신품에서 중고품으로 바꾸는 등 총 투자규모 및 차입 규모를 축소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또 계획 취소 등 시장 안정화를 기다리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는 곳들도 있다.

IB 딜에선 기존에 논의되고 있던 프로젝트의 경우 최근 금리 수준과 맞지 않아 최종 단계에서 투자를 재고하는 상황이다. 이미 3개월 이전 감정평가 및 상환능력평가(시뮬레이션)가 완료돼 현재 수준의 높은 금리를 산정하지 못한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이에 현재 수준의 금리로 재평가 시 담보물 가치 및 프로젝트의 수익성 하락 등의 이슈가 발생되고 있다.

박 지점장은 “현지 대형 IB은행들은 기존에 추진한 딜의 셀다운(재매각)에 주력하고 있으나, 현재 금리 대비 평가 시점의 금리가 너무 낮게 적용된 영향으로 딜에 어려움이 커진 상황”이라며 “이러한 종합적 영향으로 뉴욕지점의 경우도 2차 마켓 참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 맨해튼 중심가인 5번가(5th Ave)에 위치한 NH농협은행 뉴욕지점 사무실 전경. IB데스크와 기업금융부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새로운 기회도 만들어지고 있다. 영업환경 측면에서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생활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잡으며 새로운 사업영역이 생겨나며 틈새가 만들어 지고 있다. 특히 온라인 쇼핑 및 인터넷을 통한 업무처리가 늘어남에 따라 물류창고와 데이터센터 등 투자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박 지점장은 “물류창고 및 데이터센터 등 우량 부동산 담보대출을 취급하는 등 새로운 사업기회가 발굴된 부분이 있다”며 “새로 각광받고 있는 ESG 분야에도 농협이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규사업 창출 기회를 마련토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시장에서 시너지를 내기 위해 NH농협은행 뉴욕지점은 NH금융 차원의 협업모델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범 농협 차원의 글로벌사업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그 안에서 계열사간 협업을 강화하면서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모습이다.

NH금융은 미주지역에 NH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을 진출시켰다. 이 두 계열사는 주로 부동산PF 정보 공유 및 대주단 구성 업무에 중점을 두고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NH투자증권 본사와 NH투자증권 뉴욕법인(IB데스크), NH농협은행 뉴욕지점(IB데스크와 여신팀), NH농협은행 투자금융부가 유기적으로 사업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 가운데 핵심 연결고리는 NH농협은행의 뉴욕지점이다. 뉴욕지점 IB데스크가 관련 계열사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만큼 NH농협은행 뉴욕지점의 역할과 책임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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