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4.0 리오프닝]32년 전통 인도네시아에서 ‘글로벌 2540’ 전략 이끈다⑥하나은행 인도네시아 지점, 중국 대신해 글로벌 선봉장…캐피탈·싱가포르 지점과 협업 기대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기욱 기자공개 2022-10-14 07:30:01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시대에 따라 진화해 왔다.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지냈다. 코로나19를 지내며 변화된 금융 환경 속에선 '리오프닝'이란 이름으로 또 다른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더벨은 주요 금융사들이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글로벌 전략과 글로벌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9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은행은 올해 글로벌 부문에서 예년에 비해 부진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핵심 해외법인인 ‘하나은행(중국) 유한공사’가 중국 코로나19 봉쇄 등의 영향으로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법인과 함께 하나은행 글로벌 사업을 이끌고 있는 인도네시아 법인(PT Bank KEB Hana)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의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오랜 업력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그룹 전체의 동남아 시장 진출 사업을 선도할 방침이다.
◇오랜 업력으로 현지화 성공…비한국계 고객 대출 비중 66%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은 외환은행 시절인 1990년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현지에서 영업 중인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오랜 업력을 자랑한다. 하나은행은 2007년 현지 소형은행 ‘빈탕 마눙갈 은행’을 인수하며 인도네시아시장에 진출했고 2014년 외환은행 현지법인과 함께 통합법인 ‘PT Bank KEB Hana’를 출범했다. 두 법인의 합병은 하나금융그룹 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첫 통합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은 현지 시장에서 안정적인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은행은 기본자본(Core Capital)에 따라 가장 작은 규모의 KBMI 1에서부터 KBMI 4로 분류를 하고 있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은 올해 3월말 기준 기본자본 약 9조8000억루피아(약 9300억원)로 KBMI 2로 분류된다. 이는 기본자본 규모 기준 인도네시아 전체 은행의 중 22위 수준이다.
총 자산은 43조 루피아에 달하며 영업점포 44개와 라인뱅크, Myhana, CBS, 펌뱅킹 등 다양한 디지털 채널도 보유 중이다. 지난해 Economics 선정 2021년 인도네시아 Top 40 은행에 이름을 올리고 올해 3월 Wow Brand 2022 디지털 뱅크 선호도 조사 빅 4에 선정되는 등 현지에서 우수한 인지도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6월말 기준 활동성 고객은 약 47만명이며 한국계 고객의 비중이 1.9%(약 9000명)에 불과할 정도로 현지화가 이뤄졌다. 대출 총액 중 비한국계가 차지하는 비중도 66.3%에 달한다. 1064명의 직원 중 한국인 직원의 수도 13명뿐이다. 영업점 직원뿐만 아니라 리스크, HR, 준법감시 등 주요 부서의 업무도 현지 직원들이 담당하고 있다.
박종진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장은 “현지 직원들이 모행(하나은행)과도 직접 소통하며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며 “현지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본국 직원과 현지직원 사이의 권한과 위상에도 차이를 두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순익 전년 대비 10.67% 증가…해외 법인 중 최대 실적
지난 2020년에는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위축됐던 영업도 지난해부터 점차 정상화됐다. 지난 2019년말 기준 33조4060억루피아(약 3조원)였던 대출액은 2020년말 28조6880억루피아(약 2조7000억원)로 줄어들었지만 지난해 29조3050억루피아(약 2조8000억원)로 반등했다.
25조7130억루피아(약 2조4000억원)에서 23조7400억루피아(약 2조2000억원)로 줄어들었던 예금액도 지난해 26조4060억루피아(약 2조5000억원)로 증가했다.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2020년 3.78%에서 4.14%로 0.36%포인트 상승했다.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NPL)비율도 같은 기간 1.42%에서 1.26%로 0.16%포인트 개선됐다.
순익도 올해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은 166억원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150억원) 대비 10.67% 늘어난 수치다. 하나은행의 해외법인 중 가장 높은 순익이기도 하다. 지난해 해외 법인 중 가장 많은 순익을 거뒀던 하나은행(중국) 유한공사는 코로나19 봉쇄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85.09% 감소했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은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 2540’ 목표에 맞춰 인도네시아 및 동남아 지역 타 현지법인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하나금융의 ‘글로벌 2540’은 2025년까지 해외사업 비중을 40%까지 확대하는 경영 전략이다. 현재 하나금융은 동남아 지역에 인도네시아, 미얀마, 싱가포르, 베트남, 필리핀 5개국 145개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전체 글로벌 채널 215개 중 60% 이상이 동남아에 집중돼 있다.
인도네시아에는 은행 법인과 캐피탈업 기반의 시나르마스 하나파이낸스, IT 디지털 계열의 ‘넥스트 티아이’ 등 3개 법인이 금융, 디지털 전반으로 협력을 구축하고 있다. 현지 계열사 간의 네트워크, 노하우 공유는 타 국가에서 신사업을 진행할 때에도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지리적으로 인접해있는 싱가포르 지점과도 협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콜라보를 통해 인도네시아의 대형 고급 쇼핑몰 Plaza Indonesia관련 신디케이션론에 참여하기도 했다.
박 법인장은 “동남아 지역 하나금융그룹 채널과 활발히 협력하고 있다”며 “향후 예정된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사업과 전기차 배터리 신사업 등 대규모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하고 디지털, IB, 비은행부분 금융영토 확장에서도 시너지를 일으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 KB부코핀은행, 경영 정상화 본격화…플랫폼 비즈니스 목표
- ‘기회의 땅’ 인도네시아…당국 규제 리스크 부담
- “단계별 전략으로 장기 성장 기반 마련”
- IBK인도네시아은행, 시장 안착 완료…중소기업 동반자로 거듭난다
- "속도는 경쟁력, 기업은행 역량 이식해 프로세스 효율화"
- 우리소다라은행, 소매·기업 균형으로 15위권 도약한다
- "158개 점포 다 돌았더니 조직이 움직이더라"
- 하나은행, 외환 합병 6년만에 '국외 전산 통합' 80% 돌파
- 런던 하나은행의 순익 퀀텀점프, 비결엔 '밸런싱'
- 독일하나은행, '50년 역사의 품격' 신시장 개척으로 계승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