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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4.0 리오프닝]“디지털 뱅킹으로 리테일 영업 한계 극복”⑦박종진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장, "라인뱅크 출범으로 10년치 영업 1년만에 달성"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기욱 기자공개 2022-10-14 07:30:19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시대에 따라 진화해 왔다.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지냈다. 코로나19를 지내며 변화된 금융 환경 속에선 '리오프닝'이란 이름으로 또 다른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더벨은 주요 금융사들이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글로벌 전략과 글로벌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9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 기간 동안 인도네시아의 금융 산업은 급격한 변화를 경험했다. 특히 결제 방식과 은행 서비스, 비대면 거래 발달 등 상당한 디지털화가 이뤄졌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PT Bank KEB Hana)은 국내 은행의 현지 법인들 중에 디지털 역량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6월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LINE)과 함께 출범한 디지털뱅크 ‘라인뱅크’는 1년 만에 신규 고객 38만명을 모으는 성과를 창출했다.

신규계좌 역시 59만좌에 달하며 활동성 고객이 76% 증가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라인뱅크의 활동성 고객은 은행 전체 활동성 고객의 50%에 육박하고 있다. 라인뱅크 외에도 모바일 뱅킹앱 마이하나(My Hana), 기업 인터넷뱅킹(CBS), 펌뱅킹 등의 모바일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은 앞으로도 디지털 전환(DT, Digital Transformation)에 기업의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박종진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장(사진) 역시 법인의 최대 과제로 디지털 전환을 꼽고 있다.

그는 “지난 10년간 대면 영업을 통해 모집한 고객 수를 라인뱅크는 1년 만에 달성했다”며 “QRIS(표준 QR코드)를 통한 결제 간소화, 빅테크 기업의 비대면 결제 경쟁, 후불서비스의 활성화 등 인도네시아 시장의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은 타 법인들에 비해 오프라인 영업점의 수가 적기 때문에 디지털 채널의 경쟁력이 더욱 중요시된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의 현지 영업점 수는 44개로 우리소다라은행(158개)과 KB부코핀은행(330개)에 비해 부족한 편이다. 소매금융 영업에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이다. 섬으로 구성된 넓은 국토에 인구가 분산돼 있는 인도네시아의 지리적 특성도 오프라인 영업의 애로사항 중 하나다.

최진열 넥스트 티아이 디렉터는 “한국계 은행들이 리테일, 개인고객 비즈니스를 하기가 힘든 구조”라고 설명했다. 최 디렉터는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의 자회사 ‘넥스트 티아이’에서 라인뱅크 출범의 주도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그는 “인구가 2억7000명이라고는 하지만 넓은 도서지역에 펼쳐져 있는 상태”라며 “한국에서도 최소 500~600개의 지점이 영업에 필요한데 인도네시아에서 수십 개의 지점을 설치해 놓아봤자 사실상 크게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리테일뱅크에서 디지털 전환을 시행하는 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라며 “포트폴리오 다원화 차원에서 리테일을 확대하고자 한다면 디지털 분야로 진출해서 지역적 커버리지를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법인장 역시 “인도네시아는 전체 인구의 중위권 나이가 30세가 안 되는 젊은 국가”라며 “스마트폰 보급율은 높은데 반해 계좌 보유율은 40% 내외수준으로 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기반으로 제공하고 있는 라인뱅크와 마이 하나 서비스를 바탕으로 소매 고객을 확대하는데도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내 플랫폼 기업들의 금융시장 진출이 이어지고 있어 디지털 경쟁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에만 라인뱅크를 포함해 총 6개의 디지털 뱅크가 새롭게 출시됐다.

박 법인장은 “글로벌 기업과 상업은행, 빅테크 기업간의 상호 제휴나 M&A를 통한 디지털 금융산업 시장진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한국의 상업은행, 보험사, 증권사도 앞 다퉈 인도네시아 시장 추가 진출을 계획하고 있어 경쟁이 이전보다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라인뱅크 지난 5월 새롭게 여신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오픈 한 달 만에 7000여명의 고객을 모집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LINE 메신저를 통해 고객에게 거래 내역을 제공하는 등 개인 자산 관리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의 모든 리테일 금융 서비스를 라인뱅크에서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박 법인장은 하나금융지주 전략기획팀장, 하나은행 영업지원본부장 등을 거쳐 2017년 인도네시아법인 부행장에 선임됐다. 오랜 기간 인도네시아법인에 몸담았기 때문에 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우수하고 조직 관리 역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법인장은 “주재원의 현지어 교육과 사용을 지원하고 있으며 현지 직원에게도 한국어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며 “현지 직원들과의 Buka Puasa Bersama (종교식사행사), 베드민턴, 축구 등 동아리 활동을 통해 같이 어울리며 문화적 차이를 없애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이 인도네시아법인장으로 있을 당시에 함께 일했던 만큼 하나은행과의 원활한 소통도 가능하다. 그는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인도네시아 재임시절 현지 은행 인수 후 현지에서 30위권 은행까지 성장하는데 기여했다”며 “특히 박성호 전 법인장 시절부터 강조됐던 디지털 뱅킹, 리스크 관리, 현지직원 역량증대는 현재도 중점사항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인도네시아 현지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애정을 바탕으로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의 발전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모행 차원에서 진행 중인 현지 전문가 육성 프로그램 등도 한국 직원의 현지화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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