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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PF 리스크 점검]'빨간불' 주택시장, 압박하는 'PF 우발채무'①주요 건설사 신용보강 28.3조, 부실화 우려 점증

정지원 기자공개 2022-10-05 08: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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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시장 호황기 공격적으로 사업 기회를 늘렸던 건설사들은 걱정이 많다. PF 우발채무가 늘어난 가운데 착공 지연, 분양 악화 등으로 각종 리스크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주요 건설사들의 PF 우발채무 규모와 재무 대응력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30일 11: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시공능력평가 40위권 중견건설사 상당수가 도산했다. PF 우발채무 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다. 그 이후 건설사의 PF 직접보증 규모는 줄어들었다. 하지만 자금보충, 책임준공 등 변형된 신용보강은 꾸준히 증가해 왔다.

이렇게 늘어난 PF 우발채무 규모가 주요 22개사 합산 기준 30조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최근 수년간 이어진 주택 시장 호황기에 적극적으로 도급사업 등에서 수주를 확대해 온 영향이다. 금리 인상, 집값 하락 등으로 주택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건설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주택 경기 침체 속, 30조 가까운 PF 우발채무

30일 한국기업평가(KR)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KR 유효등급을 보유한 22개 건설사의 PF(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우발채무 총 규모는 28조3000억원이다. 정비사업을 제외하고 도급사업 규모만 따지면 21개사 총 규모 18조4000억원 수준이다.

우발채무는 PF 대출에 대한 신용보강(연대보증·자금보충·채무인수) 합산 규모로 집계했다. 기존엔 신용보강 범위에 연대보증 및 채무인수만을 포함했다. 하지만 이번엔 자금보충도 우발채무로 인식했다. KR은 "(건설사의) 자금보충, 책임준공 등 변형된 신용보강이 늘고 있다"고 필요성을 설명했다.

우발채무는 당장 빚은 아니지만 특정 요건을 충족하면 채무로 확정될 가능성이 있는 자산을 의미한다. PF 우발채무의 경우 건설사가 자기자본이 충분하지 않은 시행사를 대신해 빌려준 자금을 말한다. 지금처럼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때 시행사에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발생하면 차환 리스크가 건설사, 증권사로 번질 수 있다는 의미다.

올해 부동산 경기는 악화일로다.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집값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 등으로 주택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월 95.2 대비 5.3포인트 하락한 89.9로 나타나 4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미분양 물량도 급증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7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3만1284가구로 지난해 12월 1만7710가구보다 70% 넘게 늘었다.

거래 심리가 위축되자 주택 개발 사업성은 크게 떨어졌다. 금리 인상,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공사비가 치솟은 가운데 사업 추진을 위한 자금조달은 더 어려워진 셈이다. 올해 하반기 들어 시중은행은 PF 대출 심사를 사실상 중단했다. 증권사와 캐피털사는 늘어난 리스크만큼 연 10~20%의 고금리를 요구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채 사업을 중단하거나 착공조차 하지 못한 사업장들이 속출하고 있다.


◇분양성·착공 여부·만기구조 따라 리스크 상이

PF 우발채무의 현실화 가능성은 △사업유형 △사업지 △사업단계 △유동성 등에 따라 달라진다. 분양 위험이 존재하는 도급사업의 리스크가 더 높다. 이 중 미분양이 심각하게 많은 지방이 더 위험하다. 또 토지 확보, 인허가 등 사업 초기 리스크가 제거됐는지 유동화증권(ABCP)의 만기구조가 분산돼 있는지 등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사업지 분포를 봤을 때 대우건설, 코오롱글로벌, 아이에스동서, 동부건설 등이 대전, 대구 등 광역시 비중이 5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대우건설과 코오롱글로벌은 서울 및 수도권 비중이 40%를 하회해 리스크가 더 큰 편이다.

미착공 비중이 높은 곳으로는 롯데건설, GS건설,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한라, 쌍용건설, 한화건설 등이 있다. 미착공 비중이 70% 이상인 곳들이다.

유동성을 놓고 보면 HDC현대산업개발, 현대엔지니어링의 PF 우발채무 리스크가 크다. 6개월 이내 만기 도래 프로젝트 비중이 80% 이상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발행 절차가 비교적 간단하고 단기 자금조달이 가능한 ABCP로 눈을 돌리면서 만기구조가 짧아졌다.

물론 PF 우발채무 규모가 크더라도 재무구조가 탄탄하다면 리스크 수준을 낮출 수 있다. 과거에 비해 건설사들의 전반적인 재무완충력은 크게 개선된 상태다. 다만 이 같은 관점에서 볼 때 태영건설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498.8%로 위험 수준에 든다.

배영찬 KR 연구원은 "부동산 경기 침체 또는 금융시장 경색 국면이 올 경우 건설사의 특정 이벤트만으로도 PF 우발채무의 차환 위험이 전 프로젝트로 전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신규수주 규모, 지역분포 등을 포함한 개별 프로젝트의 사업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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