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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소재' 방점찍은 포스코그룹 컨트롤타워 [컨트롤타워, 과거와 미래]⑥전중선 사장 이끄는 경영전략팀 주목...신사업 통한 기업가치 증대 중책

조은아 기자공개 2022-10-07 07:40:54

[편집자주]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로 대표되는 컨트롤타워 조직은 그간 적폐 취급을 받아왔다. 과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수많은 부작용을 낳아왔던 탓이다. 그러나 불확실성의 시대, 그룹의 미래를 결정하는 최고의사결정기구의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다.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더벨이 주요 그룹 컨트롤타워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5일 16:13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4년 이전까지 포스코그룹에는 컨트롤타워가 없었다. 오너없는 기업인 만큼 오너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정예 조직의 필요성이 애초부터 높지 않았다. 비슷한 조직이 있다고 해도 정권 교체와 함께 수장이 바뀌면 수명을 다하곤 했다.

권오준 회장이 2014년 취임과 동시에 가치경영실을 신설한 건 그룹의 생존을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포스코는 정준양 회장 취임 직전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7조원대에 이르는 초우량 기업이었으나 2013년엔 영업이익이 3조원을 간신히 웃도는 수준까지 추락했다.

2014년 가치경영실로 출발한 포스코그룹의 컨트롤타워는 고작 8년이 조금 넘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이름은 물론 그 역할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진화했다. 과거 구조조정을 통한 본원 경쟁력 회복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지금은 신사업 발굴과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지주사로 넘어간 컨트롤타워 역할, 핵심은 경영전략팀

올해 포스코룹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지주사 포스코홀딩스가 출범하면서 기존 컨트롤타워인 전략기획본부가 하던 역할이 모두 포스코홀딩스로 넘어갔다. 포스코홀딩스는 현재 11개 팀, 220여명의 임직원으로 구성돼 다른 그룹의 지주사와 마찬가지로 계열사 관리와 신사업 발굴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전중선 사장이 이끌고 있는 경영전략팀이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포스코그룹은 현재 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20%인 비철강 사업의 비중을 2030년까지 50%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경영전략팀이 그룹의 M&A를 비롯한 투자를 맡고 있는 만큼 비철강 사업 확대에서도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경영전략팀은 팀장인 전중선 사장 아래 3명의 임원이 그를 보좌한다. 각각 정대형 전무(전략 담당), 박영주 상무(신사업기획 담당), 박정빈 상무(투자 담당)다.


이전까진 포스코 전략기획본부가 컨트롤타워였다. 역시 전중선 사장이 이끌었으며 5개실 아래 15개 그룹을 갖춘 대형 조직이었다. 전체 직원 수만 150여명에 이르렀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영전략실, 투자전략실, 경영혁신실, 재무실, 글로벌인프라사업실 아래 각각 2~3개의 그룹을 뒀다.

전략기획본부의 전신은 가치경영실이다. 2014년 권오준 회장이 직속으로 만든 조직이다. 초대 실장은 직무대행으로 조직을 이끌었던 조청명 당시 전무였고 2015년 당시 포스코인터내셔널 부사장이었던 최정우 회장이 2대 가치경영실장에 올랐다.

가치경영실은 2016년 가치경영센터로 승격된다. 동시에 기존 재무투자본부 산하에 있던 재무실이 가치경영센터 아래로 이동했다. 사업 전략을 세우고 주요 현안들을 챙기는 데 재무적인 요소가 중요하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컨트롤타워 수장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하게 된 것도 이때부터다.

이후 최 회장이 포스코그룹 회장으로 취임했고 취임 2년차던 2019년 가치경영센터를 전략기획본부로 변경했다. 회장 취임과 동시에 가치경영센터장 자리는 전중선 사장 몫이 됐다. 전중선 사장은 최 회장의 궤적을 그대로 밟고 있다. 컨트롤타워 수장을 지내는 동시에 CFO 역시 맡고 있다.

전 사장은 현재 최 회장과 함께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도 맡고 있으며 철강팀, 친환경인프라팀, 재무팀, IR팀도 총괄한다. 포스코홀딩스는 각 팀을 수평하게 뒀지만 보고체계는 전 사장을 거쳐 최정우 회장에게 올라가도록 했다. 최 회장 다음으로 많은 권한이 전 사장에게 집중된 구조다.

◇'비(非)철'에서 다시 '철', 또 다시 '비철'로

컨트롤타워 이름만 바뀐 게 아니다. 그룹 내 위상과 규모는 물론 핵심 업무까지 모두 바뀌었다.

2014년 권오준 회장이 처음 지휘봉을 잡을 당시 포스코그룹에 주어진 과제는 확실했다. 급속도로 악화된 재무구조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특명이 주어졌다. 당시 신설된 가치경영실의 목적 역시 분명했다. 그룹의 사업구조 재편과 재무구조 개선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이끌었다.

가치경영실 지휘 아래 포스코그룹은 비핵심 사업과 비주력 계열사를 과감히 내던졌다. 당시의 분위기는 '철을 빼고는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다'는 기조에서도 엿볼 수 있다. 구조조정 속도는 가치경영센터로 바뀌고 재무실을 흡수한 뒤 한층 빨라졌다.

역할이 완전히 달라진 건 2019년 전략기획본부로 바뀌면서다. 이름에서 드러나듯 컨트롤타워로서의 위상이 한층 더 올라갔다. 구조조정이 일단락되면서 계열사의 경영 현안과 미래 전략을 구상하는 조직으로서의 입지가 더욱 탄탄해졌다.

당시 최정우 회장은 전략기획본부에게 철강 부문은 물론 비철강 부문과 신성장 부문을 지원하는 역할 역시 함께 맡겼다. 컨트롤타워에서 신사업 발굴의 중요성이 높아진 것도 이때부터다.


최 회장은 비철강 사업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애초 엔지니어 출신이 아닌 재무 전문가인 최 회장이 포스코그룹 회장에 오른 것도 철강 이외의 먹거리 발굴이 시급하다는 포스코 이사회의 판단 때문이었다.

포스코그룹의 역사는 크게 '철강→비(非)철강→철강→비철강'으로 정리된다. 과거 정준양 회장은 비철강 사업 확대에 사활을 쏟았다. 취임 직후 M&A를 위한 전략기획실을 신설하고, 비철강 기업 인수와 자원 사업에 7조원 안팎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이 기간 계열사 수는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그러나 당시 인수한 기업의 상당수는 실적 부진으로 포스코그룹에 부담을 안겼다. 후임이던 권오준 회장이 철강 본원 경쟁력 회복을 강조한 건 예견된 수순이었다. 권 회장은 구조조정 등을 통해 포스코그룹을 정상화시키는 데는 성공했으나 신사업 추진엔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다시 비철강으로 돌아선 것 역시 필연적이었다. 권오준 회장은 사임 발표 직전 창립 5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현 상태를 유지하는 건 어렵지 않겠지만 철강만으로는 더는 성장을 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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