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인상 포문 연 넥슨, 맨파워 '초격차' 자신감 [인건비로 본 테크기업 전략]⑤작년 연봉 테이블 상향평준화 주역, 탄탄한 실적 바탕 하반기에도 대규모 채용
이장준 기자공개 2022-10-11 13:04:48
[편집자주]
'인재 모시기'에 여념 없는 테크기업들이 인건비 이슈에 맞닥뜨렸다. 일부에서는 경쟁적으로 끌어올린 인건비가 부메랑이 돼 실적에 타격을 주자 신규 채용을 줄이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반대로 인건비 관리를 잘하거나 그 이상 성과를 내며 웃는 경우도 있다. 주요 테크기업의 인건비 추이를 살펴보고 그 속에 담긴 전략의 성패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7일 10: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회성 격려보다는 체계적인 연봉 인상을 통해 인재 경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지난해 대대적인 연봉 인상 정책을 실시하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넥슨을 시작으로 경쟁사들이 '키 맞추기'에 돌입하며 게임업계 연봉 테이블의 상향 평준화가 이뤄졌다. 하지만 고정비 상승을 감내할 수 있는 게임사는 많지 않았다. 올 들어서는 게임사 간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됐다는 평이 따른다.
그 와중에 넥슨은 올 하반기에도 대규모 채용형 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자신감을 보였다. 기존 탄탄한 지식재산권(IP)과 더불어 신작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확장하며 최근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한 만큼 인재 확보 '초격차'를 이루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국내 최고 수준 연봉 인상, 종업원 3000명 돌파에 급여↑
지난해 2월 넥슨코리아는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 전략과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임금 체계를 대폭 상향 개편한다고 선포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톱 티어 기업들과 경쟁에서 앞서려면 '맨파워' 강화가 필수라고 판단했다.
신입 사원의 초임 연봉을 개발직군과 비개발직군 각각 5000만원, 4500만원으로 끌어올렸다. 재직 중인 직원들 역시 여기 발맞춰 일괄적으로 800만원씩 인상을 결정했다. 전사 평균 인상률은 13%에 달했다.
보상 차원의 성과급 제도도 1년 전보다 높은 수준을 별도로 지급했다. 특히 성과주의를 강화해 직책, 연차, 직군과 무관하게 회사 성장에 기여한 경우 여기 합당한 수준의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했다.
회사 인원도 크게 팽창했다. 넥슨코리아의 종업원 수는 2018년 말 2596명에서 이듬해에는 2607명으로 소폭 늘어났다. 2020년에는 2661명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3098명으로 규모가 껑충 뛰었다.
가파른 임금 인상과 인력 충원으로 인건비 부담도 자연스레 커졌다. 넥슨코리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에는 판관비 가운데 급여로 429억원을 지출했다. 이듬해 급여 지출은 462억원으로 늘었고 2020년 570억원에 이어 지난해 682억원으로 불어났다.
주식보상도 눈에 띈다. 2019년 넥슨코리아의 주식보상비용은 62억원에 못 미쳤는데 이듬해 141억원으로 불어났다. 작년에는 232억원을 주식보상으로 지출했다.
지난해 전체 판매관리비는 6298억원을 기록했다. 지급수수료와 광고선전비가 줄면서 1년 전보다 11.3% 감소했다. 다만 같은 기간 급여는 19.6% 증가했다.
◇인턴십 프로그램 차별화로 인재 대거 수혈…호실적 뒷받침
올 들어서도 대규모 인재 확보 움직임은 변함없이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넥슨은 지난달부터 하반기 채용형 인턴십 '넥토리얼' 모집을 실시했다. 넥토리얼은 교육, 네트워킹, 멘토링, 실무 경험을 결합한 맞춤 성장 인턴십 프로그램이다.
인턴십 프로그램 중 정규직 직원과 동일한 수준의 급여와 복지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충분한 자질을 보여준 인턴은 인원 제한 없이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처음 시도한 넥토리얼 인턴십에서도 대상자의 91%가 전환한 바 있다. 작년에도 이미 세 자릿수에 해당하는 인원을 채용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넥슨코리아는 NXC 산하의 넥슨(NEXON, 일본법인)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넥슨은 연결 기준 지난해 2745억엔(2조6998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다. 2020년 2930억엔(2조8817억원)에는 못 미쳤지만 최근 몇 년 새 추이를 보면 견조한 수준이다.
올 들어서는 상반기에만 1752억엔(1조7231억원)의 영업수익을 기록했다. 2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국내에서는 '피파온라인4', '메이플스토리', '피파온라인4M' 등 기존 IP와 더불어 '던전앤파이터모바일', '블루아카이브' 등 신규 IP의 성장이 골고루 이뤄졌다. 중국에서도 '던전앤파이터' 성장이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인적자원(HR) 비용 증가, 피파온라인4 로열티 증가 등으로 판매관리비 역시 늘어났지만 매출의 성장세가 더 두드러져 이익 규모도 커졌다. 지난해 넥슨은 1년 동안 915억엔(896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올 상반기에만 612억엔(5995억원)의 영업이익을 남겼다.
시로 우에무라 넥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HR 비용 증가는 부분적으로 환율 영향이 있었지만 좋은 퍼포먼스에 기여한 데 대한 보너스와 신규 채용 영향이 크다"며 "탑라인 성장에 발맞춰 충분한 보너스를 지급하는 것 외에도 인재를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를 고품질의 새 게임을 개발하고 기존 타이틀의 품질을 유지·개선하기 위한 선행 투자로 간주한다"며 "HR 비용 증가가 탑라인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기에 비즈니스에 대한 부담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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