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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 타이트한 재무관리 기반 '1억 클럽' 목전 [인건비로 본 테크기업 전략]③창사 후 첫 희망퇴직, 배당 등 지출 고려…개발자 배려해 '아이들나라' 사옥 강남 이동

이장준 기자공개 2022-10-06 11:23:43

[편집자주]

'인재 모시기'에 여념 없는 테크기업들이 인건비 이슈에 맞닥뜨렸다. 일부에서는 경쟁적으로 끌어올린 인건비가 부메랑이 돼 실적에 타격을 주자 신규 채용을 줄이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반대로 인건비 관리를 잘하거나 그 이상 성과를 내며 웃는 경우도 있다. 주요 테크기업의 인건비 추이를 살펴보고 그 속에 담긴 전략의 성패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4일 12: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유플러스가 직원 1인당 평균 연봉 1억원 시대를 목전에 뒀다. 이동통신업계에서 가장 시장점유율이 낮아 수익 창출력은 떨어지지만 경쟁사와 임금 격차를 내버려 둘 수 없기 때문이다. 배당과 신사업 투자 규모도 커지는 만큼 재원 배분을 놓고 고심이 깊을 것으로 전망된다.

LG유플러스는 인력 수시 채용에 나서는 한편 올 들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며 세대교체도 준비하고 있다. 특히 개발자를 배려한 문화를 만드는 데 집중하는 양상이다.

◇직원 평균 급여액 KT와 '엎치락뒤치락'…임원 연봉은 SKT와 엇비슷

LG유플러스의 직원 1인 평균 급여액은 통신 3사 가운데 가장 적었다. 2018년에는 7600만원에서 이듬해 8000만원으로 증가했다. SK텔레콤과는 많게는 4000만원의 격차가 났고 KT와 비교해도 500만원가량 적었다.

2020년에는 직원 1인 평균 급여액이 7900만원으로 후퇴하기도 했지만 이듬해 940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작년만 놓고 보면 KT(9500만원)와 격차를 100만원으로 좁혔다.

LG유플러스는 올 상반기에만 5400만원의 평균 급여를 제공하면서 KT(4900만원)를 넘어섰다. 5월 임금단체협상을 거쳐 8%대 임금 인상이 바로 반영된 영향이 컸다. 다른 LG그룹 계열사들이 연봉을 크게 인상하고 좋은 실적을 거둔 데 따른 과실을 나눈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LG유플러스는 직원 기준 연봉 1억 클럽 입성을 목전에 뒀다.

전체 직원 수가 1만명대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는 만큼 직원 급여총액은 2018년 7350억원에서 지난해 9628억원으로 늘었다. 올 상반기에만 5756억원을 지출했으니 연간 기준으로는 1조원 넘는 급여를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임원 보수만 떼놓고 보면 몇 년 전부터 SK텔레콤과 큰 차이가 없다. 2018년 LG유플러스의 미등기임원 1인 평균 급여액은 4억5400만원을 기록했다. 당시 SK텔레콤 4억4500만원을 넘어섰다. 2020년부터는 다시 SK텔레콤이 우위를 점하긴 했으나 3억원대 급여를 받아온 KT와 비교하면 1억3800만원 더 지급했다.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 위원을 제외한 등기이사 역시 경쟁사와 비교해도 상당한 수준의 보수를 받았다. 등기이사 1인당 평균 보수액은 17억8500만원으로 KT 등기이사 보수액(16억6000만원)을 웃돌았다.

전체 직원 수 변동은 크지 않지만 매년 꾸준히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임금을 인상하며 종업원 급여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별도 기준 LG유플러스는 종업원 급여로 1조99억원을 지출했다. 올 들어서는 상반기에만 7640억원을 지급했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2.3% 증가한 수준이다.

◇이익창출력 경쟁사 못 미치지만 종업원 동기 부여…조직문화 변화 노력

LG유플러스가 경쟁사보다 높은 연봉을 제시하기 어려운 건 수익성이 가장 떨어지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9379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으나 SK텔레콤(1조1143억원), KT(1조683억원)와 달리 1조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통신사의 이익창출력을 보여주는 다른 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역시 마찬가지다. LG유플러스의 EBITDA는 올 상반기 별도 기준 1조6370억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과 KT는 2분기에만 각각 1조854억원, 1조709억원의 EBITDA를 기록했다.

주요 캐시카우인 이동통신시장(MVNO 제외)이 5대 3대 2 구조로 고착화한 영향이 크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는 경쟁사와 유사한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려면 재무관리를 타이트하게 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황현식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올 초 열린 '2021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우수한 인재들을 외부의 손짓으로부터 방어해야 하는 과제가 있었고 성과 배분 요구도 따랐다"며 "영업이익이 1조원이 못 미쳐 고민이 많았지만 종업원들에 대한 동기부여 차원에서 (인건비 인상) 의사결정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LG유플러스는 인재 영입에 지속해서 힘을 싣고 있다. 상시로 필요한 부분에서 신입·경력 채용을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조직 문화를 바꾸기 위한 노력도 눈에 띈다. 올 들어 상품을 중심으로 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인력부터 실제 상품을 운용하는 인력까지 한 팀으로 형성해 애자일(agile) 조직 체계를 도입했다. 개발자를 배려해 '아이들나라' 사옥을 기존 서울역에서 강남으로 옮기기도 했다.

세대교체 차원에서 움직임도 본격화했다. 지난 6월 희망퇴직을 12년 만에 실시했다. 만 50세 이상 10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3년 치 임금과 성과급 200%에 해당하는 위로금을 지급했다.

자녀 학자금과 정부 기관 등이 실시하는 창업 및 재취업 교육 지원도 포함돼 이를 장려했다. 이에 따라 일회성 비용 455억원가량이 발생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전체 인건비 부담을 일부 덜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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