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 프로파일]'글로벌 성장주' 골라내는 안홍익 트러스톤 본부장기업분석·주식운용 베테랑…성장압축형 '롱온리'에 강점
조영진 기자공개 2022-10-20 08:28:49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2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아웃바운드(국내 투자자의 해외투자)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아시아 장기성장주, 싱가포르 롱숏 등 여러 펀드로 예열을 마친 트러스톤운용은 멀티테마형 글로벌 펀드의 출범을 연내 가시화할 계획이다.트러스톤운용에서 해외투자 업무를 총괄하는 인물은 안홍익 글로벌운용본부장이다. 안 본부장은 과거 글로벌 국부펀드의 자금을 유치해 코리아 롱온리 펀드를 성공적으로 운용한 경험이 있다. 또 아시아 장기성장주 펀드의 운용을 총괄하는 등 그간 트러스톤운용이 보여 온 글로벌 행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로 평가받는다.
◇성장 스토리: 리서치·운용 역량 겸비한 애널리스트 출신 매니저
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 안 본부장은 애널리스트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SK증권과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에서 리서치 업무를 2년씩 수행하며 통신장비, 소프트웨어, IT 하드웨어, 서비스 섹터 등에 대한 이해도를 두루 익혔다.
일찍부터 Buy-Side(바이사이드)에 뜻이 있었지만 다음 행선지 역시 증권사였다. 남의 돈을 운용한다는 게 과연 산업을 모르고도 할 수 있는 일인지, 그게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한 성찰이 가슴 속 깊이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BNP파리바로 적을 옮긴 안홍익 본부장은 부품, LED, 대체에너지 등 여러 분야를 커버하며 기관투자자들로부터 다수의 추천을 받기도 했다.
안 본부장이 트러스톤운용에 자리 잡은 시기는 지난 2009년이다.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합류한 그는 운용업무 수행하는 한편, 리서치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 또한 게을리 하지 않았다. 애널리스트 업무를 겸비해 테크, 화학, 에너지, 금융 리서치를 지난 10년간 갈고닦았다.
이후 그의 행보는 탄탄함의 연속이다. 안정적인 운용성과를 토대로 글로벌 3대 국부펀드의 위탁운용 규모를 10배 넘게 불렸고, 운용을 총괄한 '아시아 장기성장주' 펀드는 여전히 그를 대표하는 트랙레코드로 남아있다.
◇투자 스타일 및 철학: "리서치 기반의 1등 성장주 투자"
안 본부장의 투자스타일은 1등 성장주 위주의 장기투자로 집약된다. 본인을 어떻게 소개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그는 "유망기업 발굴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라며 "현장실사 등 여러 경험을 통해 좋은 기업을 캐치하는 능력을 길러왔다"고 답했다.
멋쩍어하면서도 그렇게 답할 수 있었던 배경엔 단연 리서치 역량이 자리하고 있다. 고성장주 및 저평가주에 투자하는 롱온리 펀드는 기업분석과 시장상황 판단이 수익률의 향방을 가른다. 안 본부장은 "빠르게 트레이딩하는 것보다 좋은 기업을 찾아서 투자자들에게 연결시켜주는 것이 가장 큰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성장주 일변도의 투자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모범적인 자산운용사'라는 모토에 걸맞게 트러스톤운용만의 저평가주 지향론이 안 본부장의 투자철학과 맞물려 상호 보완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안 본부장은 "추구하는 가치판단 기준들이 운용사 철학에 일부 추가되며 맞아떨어져 나가는 한편 상호보완을 꾸준히 해왔다"며 "충분한 리서치를 기반으로 경쟁력 있는 기업을 골라내면, 실제로 드라마틱한 성장을 하지 않더라도 M&A, 내실경영 등을 통해 결국 성장해 나가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트랙레코드1: '2000억→2조원' 글로벌 국부펀드 위탁운용
주요 트랙레코드 중 하나는 글로벌 국부펀드들을 대상으로 한 '코리아 롱온리' 펀드 운용성과다. 초기 2000억원 규모의 위탁운용을 따내는 과정부터 실제 운용업무까지 모두 수행한 것은 물론, 안정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설정액 규모를 2조원까지 확대시켰다.
당시 트러스톤운용은 세계 3대 연금으로 꼽히는 노르웨이 글로벌정부연금펀드(GPEG),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투자공사(ADIA), 중국투자공사(CIC) 등 여러 국부펀드들로부터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며 운용 역량을 인정받았다. 세 국부펀드의 선택을 모두 받은 운용사는 트러스톤이 유일한 것으로 전해진다.
안홍익 본부장은 "여러 국부펀드들이 한국시장을 점찍고 트러스톤운용에 위탁을 맡겼는데 그 규모가 열 배 이상 커졌다"며 "주요 고객은 메이저 국부펀드들과 미국 연기금, 국민연금공단 등이었다"고 말했다.
중국투자공사로부터 위탁운용사로 선정될 당시 트러스톤운용은 삼성자산운용, 골드만삭스자산운용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트랙레코드로 내세운 국내 주식형펀드가 최근 2년 수익률 90%를 기록하는 등 시장 수익률을 크게 웃돈 게 주효했다. 안 본부장은 "위탁운용 분야에서 꾸준히 아웃퍼폼하는 퍼포먼스를 보인 것과 독립운용사로서 일관된 투자시스템을 유지해온 게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트랙레코드2: 일본·중국·인도 등 '아시아 롱온리' 운용성과
설정 초기부터 3년 넘게 총괄한 '아시아 장기성장주' 펀드의 운용 성과도 주요 트랙 레코드로 꼽힌다. 지난 2014년 말 최초 설정된 이 펀드는 2018년 9월까지 누적수익률 38.9%를 기록했다. 안 본부장이 운용을 총괄하던 3~4년 내내 벤치마크 지수인 MSCI ASIA 성과를 해마다 20%p 가까이 웃돌았다.
그는 "인바운드(해외투자자의 국내투자) 업무를 계속 수행하면서도 투자대상을 해외로 넓혀보고 싶다는 뜻이 있어 아시아 펀드를 만들게 됐다"며 "그때 당시에 트러스톤운용에선 싱가포르 롱숏펀드도 운용중이었는데 이제 아시아 롱온리 펀드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2014년 말부터 운용을 해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아시아 장기성장주 펀드는 다른 인력이 운용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글로벌운용본부의 리더로 복귀한 뒤에도 안 본부장은 지난 성과에 대해 동료들의 뛰어난 역량 덕분이었다고 공을 돌렸다.
그는 "오래 전부터 중국에서 거주하던 전문 인력이 하우스 내에 포진돼 있다"며 "지난 2008년 일찍이 설립한 싱가포르 지사에도 파견돼 현지 리서치 업무를 수행하는 등 긴밀히 협업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재 트러스톤운용이 준비중인 멀티테마형 글로벌 펀드에도 더욱 안정감이 실릴 전망이다. 안홍익 본부장의 능통한 일어 능력과 현지 경력도 리서치 역량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부분이다. 트러스톤운용은 현재 미국 시장을 전담하는 리서치 인력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평가 및 향후 계획: 글로벌 성장주 타깃의 공모펀드 집중
국내 운용업계의 아웃바운드(국내투자자의 해외투자) 시도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다양한 상품군을 갖추려 해외 테마형 ETF 및 지수 추종형 상품들이 나오고 있다.
트러스톤운용은 지난 2020년부터 글로벌 롱온리 펀드를 차근히 준비해왔다. 증시 활황에 편승해 조급히 상품을 출시하기보다는 지난 2년간 방대한 리서치 데이터를 확보하고 밸류에이션 조정을 기다린 셈이다.
안홍익 본부장은 당분간 연내 출시 예정인 글로벌 성장압축형 혹은 멀티테마형 펀드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그는 "일찍이 만들어 놓은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계속 리서치를 수행해 온 상황"이라며 "90% 이상은 준비된 상태로 오는 11월 말을 목표로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상품은 공모펀드로 출시될 예정이며 10여개 국가의 여러 주식을 롱온리 전략으로 접근하는 게 특징이다. 안 본부장은 "긴 호흡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멀티 테마로 구성했다"며 "현재 성장하고 있는 여러 섹터들을 다 아우를 수 있는 성장압축형 펀드를 운용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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