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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안펀드 재가동]'급한불' 끄겠지만...만기 도래 회사채·CP '수북' 쌓였다연말까지 회사채·CP 130조 만기, 내년 더 큰 위기 가능성…증권·캐피탈사 지원 '긍정적'

이상원 기자공개 2022-10-25 07:26:35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4일 1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16조원 규모의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을 가동, 레고랜드 사태로 꽉 막힌 단기자금 시장의 숨통을 터준다.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해 정부도 당초 계획보다 지원 규모를 약 두배 가량 늘리기로 했다.

일단 급한 불은 끄게 됐다. 하지만 수십조원 규모의 회사채와 CP가 연말까지 만기도래를 앞두고 있어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정부 자금이 마중물이 되고 시장 자체적으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기능이 작동하지 않으면 정책자금은 '언발 오줌누기'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연말 만기 회사채·CP 130조…내년부터 다시 유동성 위기 가능성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오는 25일부터 연말까지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CP 규모는 총 130조원이다. 회사채는 일반 회사채 5조3969억원, 금융채 73조7149억원을 더한 결과다.

이와 함께 전자단기사채(ABSTB)와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는 각각 41조7618억원, 55조1752억원 수준이다. 이중에 PF ABSTB는 21조1233억원, PF ABCP는 5조2381억원으로 각각 50.58%, 9.49%의 비중을 나타냈다. PF와 관련된 자금 만기만 25조원을 넘는다.

정부는 이날부터 16조원 규모의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당초 8조원이었지만 최근들어 급속도로 경색된 단기자금 시장과 연말 대규모 만기를 앞둔 회사채와 CP를 감안해 두배 가량 늘렸다. 대상은 일반기업의 회사채, CP, 전단채에 이어 금융회사가 발행한 CP도 새롭게 포함시켰다.

여기에 PF ABCP 차환 등으로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증권사에게도 3조원을 지원한다. 재원은 한국증권금융을 통해서 마련하고 필요시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김상훈 신한투자증권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이달 예정된 비통방 금통위에서 적격담보 대상 증권 추가만 이뤄진다면 단기자금경색은 어느정도 해소될 수 있다"며 "시장 조달이 필요없는 유동성 지원책으로 정부, 금융당국이 현상황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연말 북클로징과 함께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몰리면서 단기자금 시장 불안감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여기에 전체 금액 가운데 PF 비중은 적지만 크레딧이 열위한 'A2' 이하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부담은 크다. 10월초 기준 PF의 'A1' 비중은 73.4%로 'A2' 이하가 26.6%를 나타나고 있다.

이번 지원 규모를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급한 불은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동성 위기지만 기저에는 PF 등 부동산 경기에 대한 우려가 깔려있다"며 "이게 해소되지 않는다면 급한 불은 끌 수 있어도 투자자들을 돌아오게 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한 주체로부터 리스크를 금융기관으로 옮겨 간 듯한 느낌"이라며 "50조원을 연말까지 풀가동한다면 리스크를 어느 정도 소화할 수 있겠지만 내년 1분기 이후 시장이 다시 이를 받아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중형증권사 지원 '긍정적'…마중물 효과로 개선 기대

단기자금 시장이 빠르게 경생되면서 PF 비중이 높은 중형 증권사와 캐피탈사의 유동성 위기가 대두돼 왔다. 하지만 이번 지원으로 단기자금 시장에 숨통이 트이면서 이러한 위기는 넘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모든 자금을 다 지원해줄 필요는 없다"며 "초기 정책자금으로 마중물 역할만 해주면 시장이 풀리기 시작함에 따라 자체적으로 돌아가는 자금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달 '빅스텝' 이후 매입 프로그램 발표 당시 차환 걱정은 다소 덜었지만 여전히 PF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대형사들도 버티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A1급 부터 A3급까지 매입하기로 한데 이어 증권사도 지원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과거 지원책이 대형사 위주였다면 이번에는 자기자본 1조~3조원 사이의 중형 증권사와 캐피탈사도 포함된 점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PF ABCP가 문제가 되면서 특히 중형사들이 CP로도 자금을 조달하지 못했다"며 "이걸 정부가 매입하게 되면 중형사과 캐피탈사들도 CP로도 자금조달이 가능해 지면서 ABCP를 높은 금리에 판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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