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배당 분석]‘어닝 서프라이즈’ VIP운용, 오랜 주주 넥슨 일가 ‘보은’조력자 고 김정주 이사·유정현 감사 등 배당 수취
이민호 기자공개 2022-10-31 07:57:15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4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VIP자산운용은 지난해 우수한 투자 성과를 바탕으로 수수료를 대거 수취하면서 첫 대규모 배당을 실시했다. 최준철·김민국 공동대표와 오랜 기간 끈끈한 관계를 이어오며 자금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고(故) 김정주 전 NXC 이사 일가도 주요주주로서 성장의 과실을 공유했다.◇작년 사상 첫 대규모 배당…’어닝 서프라이즈’ 바탕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VIP자산운용의 지난해 현금배당총액은 66억원이다. 이는 VIP자산운용이 2018년 6월 일반사모집합투자업 등록에 따라 일반사모운용사로 전환한 이후 실시한 첫 대규모 배당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VIP자산운용은 최준철·김민국 공동대표가 2003년 8월 투자자문·일임업 라이선스를 취득하면서 VIP투자자문으로 출범했다. 이들 대표는 서울대 투자 동아리 ‘SMIC’ 활동으로 인연을 맺어 VIP자산운용을 국내 대표 가치투자 하우스로 발돋움시키는 데 성공했다.
VIP자산운용이 일반사모운용사 전환 이후 배당을 실시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은 아니다. 일반사모운용사 전환 바로 다음해인 2019년 16억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한 적은 있다. 그해 연간 순이익이 48억원으로 1억원에도 채 미치지 못했던 직전해(2018년)보다 크게 증가한데다 배당성향이 32.7%였던 점을 고려하면 배당 규모가 과도한 수준은 아니었다. 2020년에는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지난해 VIP자산운용이 첫 대규모 배당을 실시한 이유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하면서 배당 여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해 순이익은 679억원으로 역대 최대일 뿐 아니라 2020년(72억원)에 비해 10배 가까운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이 때문에 배당총액이 66억원이었더라도 배당성향은 9.7%로 큰 편이 아니었다.
지난해 우수한 실적에는 운용 중인 펀드에서 대규모 성과보수를 수취한 것이 바탕이 됐다. 국내 전체 헤지펀드를 통틀어서도 최상위 성과를 낸 김 대표의 ‘VIP Deep Value’와 최 대표의 ‘VIP Core Value’를 포함해 운용 중인 대부분 펀드에서 성과보수가 발생했다. 여기에 1300억원의 자기자본을 재원으로 하는 고유재산 투자에서도 대부분 자사 펀드에 투자해 높은 평가이익을 냈다.
올해는 전반적으로 국내외 증시가 크게 부진하면서 VIP자산운용의 실적도 상반기만 놓고보면 지난해와 달리 크게 꺾인 상황이다. 상반기 순손실만 85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영업수익에 포함되는 수수료수익이 안정적으로 늘었더라도 영업비용에 포함되는 고유재산 평가손실이 확대된 상태다.
이 때문에 올해 VIP자산운용의 배당 여력은 다소 줄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배당 재원은 다양할 수 있지만 여전히 배당 여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은 순이익이기 때문이다. VIP자산운용은 모든 펀드의 결산일을 매년 11월말로 일괄 적용하고 있다. 다음달말에 이르러 결산 결과에 따른 성과보수 수취 여부가 올해 배당 여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든든한 조력자’ 김정주 이사·유정현 감사 배당금 수취
VIP자산운용이 실시한 배당은 크게 최준철·김민국 공동대표의 개인회사와 넥슨 창업자인 고(故) 김정주 전 NXC 이사 일가가 받아갔다. 먼저 VIP자산운용의 최대주주는 지분 65.7%(86만7000주)를 보유한 ㈜더밸류앤코다.
더밸류앤코는 최준철·김민국 공동대표가 VIP투자자문으로 투자자문·일임업을 본격적으로 개시하기 전까지 ‘대학투자저널’ 발간과 주식투자 활동을 펼쳤던 VIP자산운용의 전신격인 회사다. 현재는 VIP자산운용 외에도 다수 종속회사를 지배해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말 최 대표가 31.7%, 김 대표가 26.2%의 더밸류앤코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더밸류앤코 외에는 김 전 이사와 김 전 이사의 배우자인 유정현 NXC 감사가 VIP자산운용 지분을 각각 15.9%(21만주), 11.6%(15만3000주) 보유해 주요주주에 올라있었다. 김 전 이사는 유망한 젊은 창업자들에게 과감하게 초기 자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서울대 후배인 최준철·김민국 공동대표에게도 투자자문사 설립 자본금을 보탠 것이 주요주주에 오르는 계기가 됐다.
김 전 이사와 최준철·김민국 공동대표는 꾸준히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VIP자산운용은 그동안 국내 가치주에 집중됐던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차원에서 해외기업에 대한 리서치 데이터를 누적시키면서 관련 콘셉트의 펀드 출시를 저울질해왔다. 이 펀드 출시에 힘을 실은 것이 넥슨코리아다.
넥슨코리아는 3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하면서 VIP자산운용이 2020년 1월 설정한 ‘VIP Global Super Growth’ 펀드의 핵심 수익자가 됐다. 넥슨코리아는 이 펀드에 자금을 추가로 투입해 지난해말 기준 이 펀드에 대한 투자금 장부가액은 1100억원에 육박한다. 현재 이 펀드 설정액이 1110억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넥슨코리아를 사실상 단일 수익자인 셈이다.
다만 올해 2월 김 전 이사가 별세하면서 VIP자산운용 주주구성도 변화됐다. 지난 9월 상속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김 전 이사가 보유하고 있던 VIP자산운용 지분 15.9%도 자녀인 김정민 씨와 김정윤 씨가 각각 절반씩 보유하게 됐다. 유 감사의 지분율은 그대로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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