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중시 현대차, 전략투자는 늘렸다 환율 효과로 실적 선방...전체 투자 줄였지만 전략투자는 큰 폭 증가
조은아 기자공개 2022-10-25 11:15:23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4일 18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가 연초 제시한 연간 판매 목표치를 소폭 하향 조정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 장기화 등의 영향을 반영하면서다.유동성 확보를 위해 올해 투자를 연초 예상보다 줄인 점도 눈에 띈다. 다만 미래 신사업 관련 기술 확보를 위한 전략투자는 오히려 늘렸다.
현대차는 24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올해 판매 목표를 401만대로 다시 제시했다. 연초 제시했던 판매 목표는 전년 대비 11% 증가한 432만대였는데 이보다 약 7% 감소한 수치다.
그러나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오히려 높였다. 기존 연간 매출 성장률을 기존 13~14%로 잡았는데 이를 19~20%로 높여 잡았다. 영업이익 역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예상 영업이익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연초 예상했던 5.5~6.5% 영업이익률 구간에서 6.5~7.5% 구간으로 상향 조정했다고도 밝혔다.
가장 큰 원인은 환율로 분석된다. 환율은 올해 6월 1300원대에 올라선 뒤 10월 14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강달러 기조는 수출단가가 높아지기 때문에 현대차에게 기회다. 3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15.6% 상승한 1388원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환율 상승에 따른 매출과 영업이익의 증가분은 각각 2조7450억원, 4740억원 가량이다.

다만 현대차는 올해 투자 규모는 소폭 줄이며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연초 현대차가 밝혔던 올해 투자계획은 9조2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이번에 이를 8조9000억원으로 낮춰 잡았다. 기존보다 3.3% 감소한 것으로 큰 변화는 아니지만 상세 내역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현대차는 투자를 크게 R&D(연구개발) 투자, CAPEX(설비투자), 전략투자의 3가지로 나눠 구분한다. 기존 밝혔던 계획에서는 R&D 투자 3조6000억원, CAPEX 5조원, 전략투자 6000억원이었는데 항목별로 수치가 조정됐다. R&D 투자는 기존과 같은 3조6000억원으로 유지했지만 CAPEX는 5조원에서 3조9000억원으로 비교적 많이 줄였다. 전략투자는 6000억원에서 1조4000억원으로 오히려 큰 폭으로 늘렸다.
현대차는 "설비투자의 경우 경상 성격 투자에 대한 절감 등을 반영해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경상 성격 투자는 시설 보수비를 뜻하는 것으로, 급하지 않은 보수비를 내년으로 미뤘다는 의미다.
전략투자는 지분 투자를 의미한다. 현대차를 비롯한 현대차그룹은 미래 신사업과 관련한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포함해 다양한 기업에 지분 투자를 늘리고 있다. 올 들어서만 포티투닷의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보스반도체에도 일부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현대차의 전략투자 규모는 매년 늘고 있다. 2018년까지만 해도 1000억원에 그쳤으나 2019년 9000억원, 2020년 1조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8000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올해 예상 투자 규모는 1조4000억원에 이른다. 투자 분야 역시 다양하다. 기존 전통의 자동차 영역은 물론 에너지, 인공지능(AI), 로봇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로 폭넓은 투자가 진행 중이다.
전반적으로는 불확실성에 대비해 현금 확보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현대차의 잉여현금흐름(FCF)은 연초 제시했던 예상 규모보다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불안정한 대외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FCF 예상 규모를 기존 -5000억원~1000억원에서 3조~4조5000억원으로 높여 잡았다.
현대차는 "주요 증가 원인으로는 기존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경상이익의 증가와 대외 변동성 확대에 따른 당사의 적극적인 유동성 확보 노력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보유 현금도 3개월 전보다 크게 증가했다. 현대차의 IR자료에 따르면 3분기 말 보유 현금은 19조5850억원으로 2분기 16조1290억원보다 3조원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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