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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코리아 CEO의 500억 짜리 '결단'

이효범 기자공개 2022-10-31 08:02:31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6일 0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 끝까지 책임 지겠습니다."

최근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송호섭 스타벅스코리아(법인명 SCK컴퍼니) 대표이사는 결연한 어조로 이같이 말했다. 서머 캐리백 발암물질 검출 논란에 따른 보상을 신속하게 추진해 나갈 수 있겠느냐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내놓은 답변이다. 책임을 피하기 위해 애매모호한 답변을 하는 증인들과 비교하면 송 대표의 확고한 발언은 인상적이었다.

지난 5월 온라인 상에서 스타벅스 굿즈 중 하나인 서머 캐리백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발암물질 논란이 시작됐다.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7월 28일 이같은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자발적 리콜을 실시하기로 하고 고객들에 대한 보상안을 내놨다.

고객에 대한 사과와 보상을 택한 건 결국 CEO(최고경영책임자)인 송 대표다. 그는 사과문 발표를 앞두고 적잖은 고민을 했다는 후문이다. 서머 캐리백에서 발암물질 중 하나인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되긴 했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것은 없었다. 위험성은 분명하지만 서머캐리백에서 검출된 게 인체에 유해할 정도인지에 대해서도 명확하지 않았다.

더욱이 자발적 리콜은 주주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400억~500억원의 이익을 포기해야 했다. 서머 캐리백을 회수하고 보상안을 실행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다. 송 대표가 주주들의 지지를 받아 CEO 자리에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쉽사리 사과와 보상을 선택할 수 없었던 셈이다.

스타벅스코리아 주주는 이마트(지분율 67.5%)와 GIC(싱가포르투자청) 계열사(Apfin Investment Pte Ltd. 지분율 32.5%)다. 원래 스타벅스 미국 본사와 이마트가 각각 50%씩 지분을 갖고 있었으나 2021년 이마트가 GIC와 손을 잡고 스타벅스 미국 본사가 갖고 있던 지분을 사들였다.

송 대표는 그러나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고객에 최대한 공감하는 결정을 내리며 결국 사과를 택했다. 소비자 이슈가 불거질 때면 매 순간 CEO의 결단은 중요해진다. 기업의 대응방식에 따라 불매운동이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소비재 기업에서 발생하는 크지 않는 사건사고가 걷잡을 수 없는 이슈로 번지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다가오는 신세계그룹 정기인사에 유독 이목이 쏠리는 것도 송 대표와 무관치 않다. 일각에서는 스타벅스코리아의 미흡했던 초기대응을 문제삼아 CEO 교체설 마저 거론된다. 송 대표는 끝까지 책임을 지겠다는 소신 발언을 지킬 수 있을까. 고객에 무게를 둔 그의 결단은 어떻게 평가 받을까. 이같은 질문에 해답을 찾을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번 정기인사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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