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시멘트업]원자재에 휘청, 반등이 안 보인다①유연탄 가격 200% 넘게 급등, 수익성 훼손 가시화
김위수 기자공개 2022-11-14 07:44:38
[편집자주]
시멘트 업계가 유연탄 가격 급등으로 수익성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올들어 두번째로 가격인상을 추진 중이지만 레미콘 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일부 업체들은 내년 1월로 가격조정 시점을 미뤄놓은 상황이다. 유연탄 가격 상승세가 멈추기는 했지만 과거 수준으로 안정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더벨이 위기에 처한 시멘트 업체들의 현황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8일 1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돌파구가 있을까. 시멘트 가격을 둘러싼 시멘트 업체와 레미콘 업체의 갈등이 쉽게 풀리지 않을 기미다. 올들어 두 번째 판가 인상을 요구하는 시멘트 업체에 레미콘 업계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과 환율을 고려했을 때 추가적인 판가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시멘트 업계의 입장이다.업계 1위인 쌍용 C&E가 올 3분기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어닝쇼크'를 내며 시멘트 업계의 불안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복수의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가격인상 말고는 별다른 수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현재의 가격으로는 시멘트 사업에서 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토로했다.
◇"원자재 가격 버겁다"…200% 넘게 치솟은 유연탄
8일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한일시멘트·삼표시멘트·성신양회는 레미콘 업계와 시멘트 가격인상 일자와 관련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앞서 세 업체는 9월 판가 인상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레미콘 업체의 반발에 인상 시기를 11월로 늦춘 상태다.
레미콘 업계에서는 가격인상은 받아들이겠지만 시점을 내년 1월로 조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쌍용C&E·한라시멘트는 요청을 받아들여 인상시기 조율을 마쳤지만 한일시멘트·삼표시멘트·성신양회는 아직까지 11월 인상을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원자재 가격, 환율, 전력 비용 등을 감안했을 때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수익성 꺾인 시멘트업계, 실적도 위태
시멘트 사업의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쌍용C&E는 올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886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50.9%나 줄었다.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어닝쇼크'에 해당하는 실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 C&E가 다른 시멘트 업체에 비해 유연탄을 적게 사용하는 편인데도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실적이 크게 빠졌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다른 시멘트 업체들은 아직 3분기 실적을 발표를 마치지 않은 상태다. 상반기 실적만 살펴보면 한일시멘트의 영업이익은 607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0% 줄었다. 이중 시멘트 사업에서 영업이익만 살펴보면 하락폭이 두드러진다. 올 상반기 한일시멘트 시멘트 사업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50% 넘게 빠진 159억원으로 집계됐다. 삼표시멘트 역시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7.4% 감소했다. 아세아시멘트·성신양회의 경우 올 상반기 실적이 악화되지는 않았다. 유연탄을 미리 구매해놓은 덕분에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실적을 방어할 수 있었다. 다만 원자재 가격이 높은 수준으로 계속 유지될 경우 두 업체도 실적에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시멘트 가격인상 시점에 따라 올해 중 시멘트 업체들의 실적이 추가적으로 악화될 여지가 있다.
◇시멘트vs레미콘 '평행선', 유연탄 가격 안정화는 요원
레미콘 업계는 원자재 인상에 따른 비용 상승분을 그대로 떠안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미 올초 한차례 시멘트 업계의 가격인상을 수용한 상태라 같은 해에 추가적인 인상 요구를 받아들이기에는 무리라는 설명이다.
이미 지난 2월 당시 건설사와 시멘트 가격인상분 일부를 레미콘 가격에 반영하기로 합의를 마쳤다. 합의된 가격은 내년까지 유효하다고 전해진다. 건설업계와 추가적인 협상이 어려울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가격인상 시점이 11월이 된다면 손실을 피할 수 없다. 레미콘 업계에서 시멘트 가격 인상을 최대한 늦추고 싶어 하는 이유다.
또 시멘트 가격을 올릴 경우 추후 유연탄 가격이 하락해도 가격 재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요소다. 레미콘 업계에도 가격인상을 반대할 만한 명분이 있는 셈이다.
시멘트 업계와 레미콘 업계 모두 유연탄 가격이 안정화가 이뤄지는 상황을 최선으로 꼽고 있다. KOMIS는 가격예측을 통해 올 4분기를 기점으로 유연탄 가격이 점진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유연탄 가격이 지난해 초 수준으로 떨어지는 시점은 2025년 이후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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