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IPO 회계 점검]밀리의서재, '판관비' 쏟아부어도 갈길 먼 '업계 1위''1.5조' 유니콘 리디, 판관비 6배 이상 상승…회계업계 "더 높은 비용 지출 불가피"
남준우 기자공개 2022-11-17 13:11:56
[편집자주]
밀리의 서재, 쏘카 등 플랫폼 기업들이 공모주 수요예측에서 좋지 못한 성적표를 받고 있다. 시장 호황기였던 작년까지 조 단위 몸값을 부르며 IPO 기대감을 드러내던 것과는 상반된다. 플랫폼 기업을 표방하는 곳 대부분 좋지 못한 실적이나 기대 이하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일부 기업은 플랫폼이라는 허울 속에 사업의 본질을 숨겨 재무제표에서 '착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벨은 플랫폼 기업들의 재무제표를 분석하고 각 기업들의 현 상황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5일 13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밀리의서재의 IPO 실패에 대해서 회계업계에서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평가했다. 매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판매관리비'를 메우기 위해서는 최근 몇년 간의 성장률로는 한참 부족하기 때문이다.업계 1위 지위를 가지고 있는 리디(RIDI)와의 경쟁도 쉽지 않다. 초격차 전략을 펼치면서 판매관리비를 최근 대폭 늘렸다. 회계업계에서는 밀리의서재가 IPO 때 제시했던 판매관리비보다 더 큰 비용을 지출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테슬라요건 상장 도전 실패…업계 1위 '추격자' 입장

업계에서는 이번 밀리의서재 IPO 철회에 대해서 예견된 수순이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매출원가와 판관비 비중은 업계 1위로 평가받는 리디와 비교했을 때 높다. 하지만 성장률이 그만큼 받쳐주지 못한 탓에 투자자를 설득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평가다.
금융당국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밀리의서재는 2020년부터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기 시작했다. 당시 밀리의서재 매출은 대부분 콘텐츠매출로 이뤄져 있다. 매출의 전체가 종이책과 전자책 구독서비스인 셈이다. 올 상반기말 기준 재무제표상으로도 변동은 없다. 종이책 매출은 2억7800만원, 전자책 정기구독 매출은 207억원이다.

리디와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리디는 작년말 기준으로 영업수익 2037억원을 기록했다. 약 1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작년까지 적자를 기록하다가 올 상반기 10억원의 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한 밀리의서재와는 대비된다.
다만 리디의 업계 점유율이 약 50%에 육박하는 만큼 밀리의서재는 '추격자' 입장에 놓여있는 셈이다. 플랫폼 기업의 핵심은 카카오처럼 이용자를 최대한 확보한 후, 이를 기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다. 밀리의서재 역시 사용자를 추가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
영업비용에서 판관비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밀리의서재는 2019년과 2020년 각각 190억원과 193억원의 판관비를 지출했다. 작년에는 308억원으로 판관비를 대폭 늘렸다. 올 상반기말 기준으로는 135억원으로 작년 상반기(190억원)의 71%를 지출했다.
◇업계 1위 리디, 판관비 1년 사이 6배 이상 지출

매년 판관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단연 광고선전비다. 그동안 이병헌, 조정성 등 국내 유명 배우를 섭외하면서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아왔다. 2020년 63억원이었던 광고선전비는 작년에 127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올 상반기말 기준으로 지출한 광고선전비는 24억원으로, 작년 상반기(105억원) 대비 77% 감소했다.
밀리의서재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추정 영업이익을 올해 41억원, 2023년 128억원, 2024년 170억원, 2025년 215억원 등으로 제시했다. 2023년 실적은 밸류에이션 산출에 직접적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용자 증가에 따른 수익 확대로 비용을 메우겠다는 계획이다.
회계업계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올 상반기만 놓고 보면 광고선전비가 감소하긴 했지만 업계 1위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지출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구글 등에 지급해야하는 지급수수료 역시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밀리의서재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향후 3개년간 예상되는 지급수수료와 광고선전비 내역을 추정했다. 2025년에는 두 변동비성 비용으로 약 300억원 가량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리디 역시 후발주자를 따돌리기 위해 광고선전비를 재작년 27억원에서 작년에 193억원으로 대폭 늘린 상황이라 추가 지출이 불가피하다. 최근 매년 60% 정도의 매출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데 이를 메우기는 한참 부족하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결국 이용자를 꾸준히 유입시켜야 매출이 성장하고 수익을 확대될 수 있는데 그만큼 많은 판관비를 감수해야한다"며 "꾸준히 흑자를 내기 위해서는 60%보다 더 빠른 성장이 필수적인데 경쟁 구도를 봤을 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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