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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더벨 헤지펀드 포럼]제2의 도약을 위한 필요조건 "부익부 빈익빈 경계해야"대형사 쏠림현상 공감대…제도적 지원+업계 노력 등 강구

윤종학 기자/ 조영진 기자공개 2022-11-16 07:39:09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5일 16: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헤지펀드 시장은 2016년 2500억원에서 2022년 42조원으로 급격한 외형성장을 이뤄냈다. 다만 시장의 외형성장과 함께 운용사간 쏠림현상 등 해결해야 할 문제도 수면 위에 떠오르고 있다. 운용사, 판매사, 금융당국 등 관계자들은 이를 위해 관련 업계의 자체적 자정 노력과 제도적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15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개최된 '2022 더벨 헤지펀드 포럼'에서는 '헤지펀드 시장의 도전과 응전' 이라는 주제로 토론(질의응답)이 진행됐다. 토론은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사회로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 △임계현 NH투자증권 프라임 브로커리지 본부장 △이상화 KB국민은행 금융투자상품본부 상무 △이원흠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감독국 펀드심사2팀 팀장 등이 참여했다.

첫 주제는 '심화되는 운용사 부익부 빈익빈, 어떻게 볼 것인가'를 놓고 열띤 토론을 진행했다. 앞선 발표에서 짚어낸 상위 대형사의 과점 현상과 완화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2022 더벨 헤지펀드 포럼에서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사진 왼쪽부터) 강대권 라이프운용 대표, 이상화 KB국민은행 금융투자상품본부 상무,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원흠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감독구 펀드심사2팀 팀장, 임계현 NH투자증권 프라임브로커리지 본부장

강대권 대표는 "운용사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다양성을 훼손한다는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라며 "운용사간 전략에서 다양성이 없어지면 대형사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고 이는 무리한 운용, 투자자 신뢰 저하 등 생태계 위축으로 이어진다"고 진단했다.

시장 허들이 높아진 만큼 외형적 수준을 맞추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임계현 본부장은 "지난해와 올해 운용사 규모별 펀드 설정 수를 보면 신규 운용사의 경우 펀드 설정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펀드운용액, 순이익 규모 등 시장의 허들의 높아졌기 때문인데 중소형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외형적 수준을 맞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봤다.

국내 헤지펀드 시장이 발전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중소형사의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이상화 상무는 "중소형사가 상대적으로 성장하지 못한 이유는 국내 금융투자의 성숙도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 등으로 성장 시기가 더 미뤄졌기 때문"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헤지펀드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중소형사가 특화된 서비스로 경쟁력을 갖추며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세운 선임연구위원도 헤지펀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은 환경 변화에 즉각 반응할 수 있는 중소형운용사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며 토론자들의 의견에 힘을 보탰다.

금융당국도 관련 기관들과 협의를 통한 제도개선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다만 운용사들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지만 시장에서의 창의성이 발현돼야한다는 부분에서 감독기관이 관여하기는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이원흠 자산운용감독국 팀장은 "아직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마무리 안된 상황에서 규제 완화나 변화를 논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운용사에 운영에 저해되는 사항이나 문제점을 파악중이며 금융위와 제도 개선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형운용사 공모주 투자 규제 바람직한가'라는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올해 초 일부 투자일임사들이 상호간에 투자일임 계약을 맺거나 허수 주문으로 인해 공모주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는 논란이 있었다. 이에 금융투자협회는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수요예측 참여 요건을 강화했다. 다만 소형운용사들의 공모주 투자만 차별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불거졌다.

강 대표는 "소형운용사의 공모주 투자를 규제하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나쁘지 않다"며 "운용사는 펀드로 수익을 내야하는데 고유계정을 공모주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것은 본연의 역할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기관투자자가 우선배정을 받는 점이 원인인 만큼 공모주 배정을 증권사 자율로 하는 등 근본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금융당국은 규제 당시 시장 상황과 변화가 생긴 만큼 제도보완 등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원흠 팀장은 "공모주 청약제한은 공모주 시장이 왜곡됐다는 판단하에 시행된 것"이라며 "향후 청약시장, 개인 투자자 영향, 운용사와 일임사들의 실태 파악 등을 통해 제도 보완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이 밖에도 '사모펀드 권유금지가 시장에 미칠 영향'과 '수탁보수 적정 수준' 등에 관한 주제도 다뤄졌다. 사모펀드 권유금지와 관련해서는 일반투자자와 전문투자자를 나누는 기준의 정교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편 새롭게 펀드 수탁서비스를 시작한 NH증권의 임 본부장은 보수 인상의 필요성과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헤지펀드 시장에 수탁사 공급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업무가 과중하고 수탁보수는 낮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전산, 인적 인프라를 갖추는데 15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등 비용이 상당하지만 그에 비해 신탁보수는 비교적 낮다는 설명이다.

은행들도 펀드 수탁을 받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며 운을 뗀 이상화 상무 역시 "보수는 적은데 책임져야할 부분은 많아 부담이 크다"며 수탁 비즈니스의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임 본부장은 자산에 따라 수탁보수 차등화가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펀드의 난이도에 따라 보수를 차별화 할 수 밖에 없다"며 "규모에 따라서 소규모 펀드는 최소 수수료 제도 등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수탁자산을 재활용해 보수 상승분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며 "이런 부분들은 업계와 함께 의논해 추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헤지펀드 운용사 담당자와 은행 등 펀드 판매사, 증권사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 종사자 등 업계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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