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금투세 유탄]운용업계, 펀딩 가뭄 속 '엎친데 덮친격'②개인 자금 유치 사실상 불가능…대규모 환매 우려
이돈섭 기자공개 2022-11-18 10:37:28
[편집자주]
토종 헤지펀드 시장에 느닷없이 날벼락이 떨어졌다. 금융투자소득세 개정안에서 펀드 수익을 배당소득으로 일괄 적용키로 함에따라 개인 고객은 세금 폭탄을 맞을 처지에 놓였다. 글로벌 자산시장 침체 속 펀딩 여건이 악화 일로를 걷는 와중에 그나마 남아있던 고객층마저 등돌릴 이슈다. 더벨에서는 코너에 몰린 헤지펀드 운용사의 현황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7일 14: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외 증시 부진으로 펀딩에 난항을 겪고 있는 사모펀드 하우스들이 정부 세법 개정안에 당황해하고 있다.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을 유예하는 내용을 골자로 삼은 세법 개편안에 분배이익(수익금)을 수익원천 불문 배당소득으로 일원화한다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정책이 시행되면 개인 고객을 상대로 한 펀딩은 사실상 불가능해질 전망이다.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 7월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유예를 골자로 한 '2022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하고 적격집합투자기구 분배이익을 배당소득으로 일원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펀드 판매사와 사무 수탁사 등 금융회사 과세집행 제반준비를 위해 수익금을 배당소득으로 일원화해 관련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개정안에 따르면 해당 내용은 2025년 1월 소득분부터 적용된다. 펀드 수익금은 금융투자소득으로 과세되지만, 일원화가 현실화하면 배당소득세로 과세된다. 배당소득세는 금융소득 2000만원 미만 경우 15.4% 세율이 적용되고, 2000만원 초과 경우 초과 부분이 종합소득세에 합산돼 최고 49.5% 세율이 적용된다.
전문투자자 등록하지 않은 일반투자자가 사모펀드에 투자할 경우 최소 가입금액은 3억원 이상이다. 펀드 레버리지가 200%를 초과할 경우 최소 투자금액은 5억원이다. 펀드 하나에 3억원 이상을 태울 수 있는 투자자들의 과표구간은 대부분 8800만원을 초과해 최고수준에 종합소득세율을 적용받을 여지가 높아 보인다.
사모펀드 하우스 입장에선 고객 상당부분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있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내용은 최근에서야 금융투자협회를 통해 업계에 알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저도 중소형 하우스의 경우에는 여지껏 통보를 받지 못해 자체적으로 세부 내용을 파악해 업계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매크로 환경 변화에 따라 국내외 증시는 부침을 겪는 한편, 부동산 시장도 축소 국면에 본격 진입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내 투자 수요는 쪼그라들어 대형사와 소형사 불문 펀딩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 최근 채권시장 유동성 이슈로 기관들은 현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는 움직임이 관찰되고 있다.
펀드 운용을 통해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환경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운용의 묘를 발휘해 수익률을 높인다고 하더라도 수익자 입장에선 수익금의 상당액을 성과보수로 낸 뒤 나머지에서 세금까지 떼야 한다. 펀드 투자 매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시각이 펀드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며칠 전 금융투자협회 통보로 관련 내용을 인지하고 논의하기 시작했지만 자체적으로 정책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정책이 시행되면 결과적으로 개인이 펀드 투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 규모가 굉장히 작아지기 때문에 결국 투자하지 말라는 뜻과 같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주로 개인으로 이뤄진 하우스는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기관 자금 유치 경쟁이 격화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기관 자금을 끌어오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운용사별 자금유치 실력이 극단적으로 나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금투업계에서는 정책 시행이 가시화하면 대규모 환매 움직임이 일어날 것도 우려하고 있다. 펀드 환매 시에는 과세표준 3억원 기준으로 22~27.5% 세율의 금융투자소득세가 적용되기 때문. 40%대 종합소득세 과세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수익자들의 펀드 환매 움직임이 일면 업계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결국 펀드 결산과 분배 전 대량 환매가 발행할 수 있는데, 이는 펀드운용 및 성과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최악의 경우 펀드런으로 인한 환매연기를 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상품 위주로 운용될 가능성이 커져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이돈섭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밸류업 사각지대
- [거버넌스 리빌딩]인탑스 2세 오너십 구축 관건…이익 터널링 비판도
- [이슈 & 보드]견제장치 없는 푸드나무 이사회, 새주인 맞아 전면개편
- [거버넌스 리빌딩]부상하는 3세 체제…대원산업 저평가 둘러싼 논란
- [거버넌스 리빌딩]삼영전자, 창업주+일본계 거버넌스 순항 끝 결말은
- [거버넌스 리빌딩]'현상유지 경영' 모토닉…3세에 거는 기대감
- [거버넌스 리빌딩]신도리코, 몸집보다 큰 현금성 자산…승계도 관건
- [thebell interview]"외국인 기용으로 이사회 다양성 업그레이드"
- [2024 이사회 평가]영원무역홀딩스, 이사회 명과암 뚜렷…정보접근성 호평
-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트럼프통' 영입한 삼성전자…향후 행보 관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