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中 공략 승부 'HMR 지배력' 키운다 316억 투입 '파스타 라인' 증설, 아시아 국가 진출 교두보
박규석 기자공개 2022-11-21 08:12:32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8일 07: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풀무원이 중국 가정간편식(HMR) 시장 공략에 나선다. 채널 확장과 생산시설 증설, MZ(밀레니얼+Z)세대 마케팅 등을 강화한다. 중국에서 지배력을 토대로 중장기적으로 베트남 등 아시아권 진출국을 늘리는 방안도 꾀한다.풀무원의 중국사업은 2010년 현지 법인인 '푸메이뚜어식품'을 설립하며 시작했다. 설립 초기에는 가맹점도 안되는 작은 규모였지만 생산과 물류, 영업 등의 네트워크를 강화하며 현지 식품 시장을 개척했다. 중국에 진출한 대부분의 한국기업들이 대리상을 통한 판매 방식을 선택했지만 풀무원은 직접 판매를 고수하며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었다.
대리상을 통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지 정보 등을 얻는 데는 수월했지만 비용 측면에서는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판촉과 입점, 물류, 통관 등이 수반돼 초기 적자율은 300% 달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이득을 볼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풀무원은 신선 가공식품 HMR 제품 카테고리 등을 통해 대표 슬로건인 '바른먹거리'를 안착시키는 데 무게를 뒀다.
◇변화된 유통 환경 '디지털+MZ세대' 집중
중국의 유통 환경은 2017년 사드(THAAD)사태와 2020년 코로나19 등을 겪으면서 빠르게 변화했다. 사드 사태 이후 까르푸와 테스코(TESCO), 알티마트(RT Mart) 등 대형 오프라인 중심에서 알리바바, 징동 등 온라인 유통이 대폭 성장했다.
영업의 패러다임이 한국보다 빨랐지만 풀무원은 2018년에 론칭한 허마(Hema)와 같은 신 채널에 입점하며 비대면 시장 경쟁력을 키웠다. 신흥 소비주체로 부상한 MZ세대의 유입에도 적극 나섰다.
현재 MZ세대들의 소비 비중은 중국 전체 소비의 50%가 넘는다. 이들은 중국의 경제 성장기에 태어난 만큼 기존 세대와 달리 가치소비 등의 성향이 강했다. 또한 디지털 환경에 익숙해 변화하는 온라인 시장에 빠르게 적응하기도 했다. 이러한 특징을 공략하기 위해 풀무원은 현지 마케팅담당자들을 MZ세대로 구성하며 유연한 대응에 집중했다.
풀무원이 온라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힘쓴 카테고리는 HMR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건강식과 가정식 등의 수요가 높았던 만큼 '신선 HMR' 판매에 집중했다. 특히 파스타 제품을 적극 활용했다. MZ 세대를 겨냥해 집에서도 분위기를 내기 좋은 '글로벌 음식'으로 강조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토마토와 크림, 오일 소스 베이스의 일반적인 글로벌 파스타와 아니라 현지인의 입맛과 중국 내 비건 트렌드를 반영한 로컬 파스타를 개발했다. 현재 중국에서 판매 중인 파스타 종류는 총 20여 개다. 또한 온라인과 편의점, O2O, 대형마트 등 유통 채널별 특성을 고려한 간편식 파스타 포장과 사이즈 등도 다양화해 차별화를 이뤘다. 지난해 말 기준 파스타가 중국법인 식품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다.
◇생산능력 강화 '아시아 진출' 조준
풀무원 중국 법인의 경우 간편식 파스타 등 HMR 제품에 힘입어 흑자전환을 이루기도 했다. 2010년 진출 이후 10년만인 2020년에 흑자전환을 달성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기록한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71%에 달한다. 올 상반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35%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성 제고를 이뤄낸 풀무원은 이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생산설비를 증설했다. 올해 4월 포장 두부 생산라인을 갖춘 베이징 2공장을 준공했다. 두부 생산능력을 연간 1500만 모에서 단숨에 6000만 모로 4배로 늘려 두부 제품을 중국 전역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기존 베이징 1공장의 생산라인의 재배치도 마무리 했다.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간편식 파스타 생산 라인을 증설해 HMR 사업을 강화하는 게 핵심이다. 간편식 파스타 라인 증설을 위해 투입된 자금은 316억원 규모다. 자동화 파스타 생산라인을 구축해 기존 생산능력을 연간 4500만개에서 1억개로 2배 이상 늘렸다. 이를 통해 파스타 제품의 안정적인 공급은 물론 면과 소스 고급화까지도 추진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이러한 중국을 아시아국가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활용할 예정이다. 중국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중화권과 동남아시아 등의 시장에 진입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현재는 베트남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19년 하노이에 법인을 설립했으며 현지 네트워크 구축 등에 노력하고 있다. 이후 베트남과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을 중심으로 진출 국가를 늘려나갈 예정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베이징 1공장을 생산거점으로 삼아 중국 시장에서의 HMR 성장세를 가속화하는 중"이라며 "동남아 지역도 미래 잠재력을 품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관련 시장 공략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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