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금투세 유탄]"올해 안에 환매" 빗발친 문의, 판매사도 '진땀'④현장 곳곳서 혼선…비상장펀드 세칙도 마련 요구
윤기쁨 기자공개 2022-11-21 08:12:47
[편집자주]
토종 헤지펀드 시장에 느닷없이 날벼락이 떨어졌다. 금융투자소득세 개정안에서 펀드 수익을 배당소득으로 일괄 적용키로 함에따라 개인 고객은 세금 폭탄을 맞을 처지에 놓였다. 글로벌 자산시장 침체 속 펀딩 여건이 악화 일로를 걷는 와중에 그나마 남아있던 고객층마저 등돌릴 이슈다. 더벨에서는 코너에 몰린 헤지펀드 운용사의 현황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8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을 앞두고 현장에서도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고객은 판매사를 통해 환매를 요구하는 등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업계는 유예를 주장하는 한편 구체적인 세칙 등도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지난 7월 입법예고한 소득세법 일부 개정안을 두고 각 판매사에 고객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개정안에는 펀드의 분배이익 소득 구분을 배당소득으로 일원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간 금투세 법안에서는 사모펀드의 주요 수익이 금융투자소득으로 구분돼 금투세(22%)를 부과하기로 했다. 하지만 개정안에 따라 배당소득이 적용될 경우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해당해 투자자들은 수익 중 최소 38.5%에서 최고 49.5%의 세율을 감당해야 한다. 사모펀드 최소가입금액은 3억원으로 고액자산가들이 분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객 대다수가 최고 세율을 적용받을 가능성이 크다.
예정대로라면 개정안은 2023년부터 시행된다. 다만 정치권에서 2년 유예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고객의 경우 수익자총회를 개최해 올해 안으로 펀드를 환매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50%에 가까운 세금 폭탄을 막기 위해 이른 시일 내에 펀드를 정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판매사 직원은 “오늘 아침에도 고객으로부터 자신이 가입한 사모펀드는 괜찮은지, 앞으로 가입할 예정인데 어떻게 해야 할지, 수익자들 동의를 받아서 내년이 되기 전에 해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등 다수 문의를 받았다”며 “원래 안 내던 세금을 갑작스럽게 내라고 하니 현장에서도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들 입장에서는 성과보수, 운영보수, 금투세까지 내고 나면 전체 수익 100% 중 30% 내외만 가져가는 꼴인데 이를 감수하고서 사모펀드를 가입할 이유가 없다”며 “펀드를 판매하고 금소법(금융소비자보호법) 적용을 받고 있는 우리 입장도 난처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비상장 펀드와 관련해서 구체적인 세칙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통상 비상장 펀드의 경우 약 5년 내외를 만기로 잡고 IPO(기업공개)를 통한 엑시트(자금회수)를 목적으로 한다. 상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투자한 후 수년 뒤 높은 수익을 올리는 방식이다. 최대 200~300%까지 수익을 거둘 수 있어 지난해 벤처투자·공모주 열풍과 함께 다수의 비상장 펀드가 설정됐다.
자산관리(WM) 업계 관계자는 “비상장 투자의 경우 기업이 상장할 때까지 오랜 기간을 기다리다가 상장과 동시에 몇 년치 수익을 한 번에 거둬들이는 게 특징”이라며 “개정안대로라면 올해 안에 투자 기업이 상장하면 비과세이고, 내년에 상장하면 50% 세금을 내야한다는 거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비상장사의 경우 시가가 없기 때문에 매입가 대비 매도가를 단순하게 계산하면 그 격차는 다른 자산들보다도 훨씬 클 것”이라며 “소급 적용으로 가입년도에 따라 면제해주는 등 구체적인 세칙이 필요한데 지금까지 상장 하나만을 바라보며 수년간 인내해온 고객들만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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