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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집중한 가상자산법, 포괄적 협의체 필요" [thebell interview]황거성 캐셔레스트 준법감시실 이사

이민우 기자공개 2022-11-29 10:58:21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5일 14: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산업이 성장하면서 반대급부로 테러자금세탁, 불법적인 환차익 등도 늘어난다. 특히 최근 FTX가 과도한 레버리지 문제로 허무하게 파산하며 가상자산에 대한 강력한 규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거래소는 입법에 사전 대비해 고객신원확인(KYC), 자금세탁방지(AML) 솔루션 강화에 매진한다. 더불어 단순 책임과 의무를 부과하는데 그치지 않고 정부와 사회가 현실적 육성과 진흥을 함께 논의해 주길 바라고 있다.

캐셔레스트도 입법 규제에 대비해 사전에 KYC, AML 강화를 마친 거래소 중 하나다. 2.0으로 개편해 고위험 고객의 고객확인(EEDD)를 한층 강화하고 거래목적, 자금원천 정보 수집을 도모했다. 모니터링도 '고객정보 기반 위험'과 '고객거래 형태'를 감안한 행동모델로 강화했다. 시스템, 내규는 협력사 지티원과 삼정KPMG 도움을 받아 AML 익스프레스 솔루션을 적용하고 업무내규를 △규정 △지침 △메뉴얼로 3분할해 운영 중이다.

업그레이드된 캐셔레스트의 KYC, AML 정책 및 모니터링을 이끄는 인물은 황거성 준법감시실 이사다. 올해 캐셔레스트와 뉴링크에 합류한 황거성 이사는 금융권 출신으로 20년간 하나은행에서 AML 운영을 총괄했고 글로벌 단위 AML 팀 프로젝트를 경험했다. 최근 가상자산 입법 흐름과 거래소의 조치에 대해, 금융 실무와 자금세탁방지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춘 황거성 이사의 의견을 들어봤다.

◇"가상자산·블록체인 입법, 규제 및 의무 강조만 아니라 진흥에도 힘써야"
루나·테라 사태와 FTX의 파산으로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규제 목소리가 거세지만, 거래소의 의무와 책임만 강조하지 말고 육성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가상자산을 러그풀이나 투기 등 문제만 만연한 산업으로 오인하기보다, 거래소 등 사업자들의 갈증을 파악하고 상응한 육성책을 내세워 국내 디지털·IT 인프라 강점과 가상자산·메타버스의 파급력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황거성 이사는 "가상자산 업계에는 건전한 투자자들도 많다. 소액을 넣고 동향을 보며 시장을 파악하려는 사람도 있고, 또 큰 금액을 투입한 투자가 단기적인 시세 폭락을 겪었다고 해서 이를 꼭 투기 욕심의 말로라 볼 수도 없다"며 "주식 등 전통적인 금융투자도 단기 손실을 감수하면서 장기적인 미래를 내다봐 5~10년 정도의 긴호흡으로 투자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황거성 캐셔레스트 준법감시실 이사

이어 "가상자산은 피지컬한 영업소의 필요성도 낮고 잠재성이 무궁무진한 메타버스 등 가상세계를 주 무대로 하는 만큼 건전한 투자 기반을 만들 수 있다면 새로운 산업 자체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며 "베트남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20~30대 젊은 세대의 성장이 눈에띄는 국가들은 가상자산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거래소는 특히 효율 및 투명성을 갖춘 시스템 운영을 위해서라도, 감독 기관과 정부에서 하루빨리 정확한 보안, 공시 기준을 제시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현재 국내 거래소 AML 기준은 글로벌 대비 매우 높다. 규제 입법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보수적인 통제 방침을 반영해 생긴 상황이다. 이로 인해 고객과 의견 차이를 겪는 경우도 많아 효율적인 운영과 보안 관리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황거성 이사는 "고객은 과도한 준수사항을 요구한다고 느낄 수 있고, 거래소는 입법화를 염두해 한 발 앞서 내부통제 조치를 강화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밖에 없어 상호 간 어려움이 생긴다"며 "증권형 코인의 명백한 기준이 미비하다보니 이에 준하는 AML 조치를 거래소에서 사실상 일괄적으로 취해야 하는 것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가상자산·블록체인 산업, 업계 골고루 아우른 제도화된 협의체 필요

황거성 이사는 "가상자산 협의체의 구성이 편중되면 입법과정에서 소외된 곳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상이한 운영 방식 등 기업 간 차이를 고려해 확대된 형태의 협의체를 구성하는 시도가 필요하다"며 "기업들 간 경쟁 관계도 있어 광범위한 협의체를 자율로 구성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보여지기에, 공식 포럼이나 제도적 협의체를 통해 폭넓은 논의를 촉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가상자산·블록체인 산업을 대변하는 대표협의체는 2곳이다. 여러 블록체인 프로젝트와 스타트업 등이 속한 한국블록체인협회. 그리고 두나무 등 5개 원화거래소 사업자들이 한국블록체인협회 탈퇴 후 독자적으로 구성한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다.

국내 블록체인 산업이 가상자산과 거래소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는 만큼, 두 단체 중 규제 논의 등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은 DAXA로 여겨진다. 하지만 한국블록체인협회와 DAXA 모두 아직 과거 증권업협회나 금융투자협회처럼 제도화된 금융 협의체는 아니다.

황거성 이사는 "내부 경쟁 등으로 가상자산 내 합치가 구조적으로 어렵긴 하지만, 현재의 가상자산 입법이 업계를 위한 따스한 내용을 갖추도록 하는 데에는 모든 거래소나 협회 등이 같은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포괄적 협의체를 발족시켜 입법의 큰 흐름을 함께 업권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정부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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