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얼굴' 그려온 루크 동커볼케, 사장 선임 의미는 CCO 승진…디자인 넘어 '고객 경험' 구축
허인혜 기자공개 2022-12-05 08:29:12
이 기사는 2022년 11월 30일 15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와 기아의 간판 차종 디자인을 진두지휘해온 루크 동커볼케 최고창조책임자(Chief Creative Officer)가 사장으로 승진했다. CCO로서의 역할을 이어가며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 톱티어를 노리는 현대차그룹이 디자인과 브랜드 정체성까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30일 현대차그룹은 대표이사·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사장으로 승진한 인물은 루크 동커볼케 CCO가 유일하다.
1965년생인 루크 동커볼케 사장은 2015년 11월 현대차그룹에 합류했다. 직전까지 푸조와 아우디, 벤틀리, 람보르기니, 부가티 등 세계적인 완성차 기업의 대표 디자이너로 일했다. 해외 완성차 기업에 몸담을 때만 10여차례 이상 전세계 자동차 디자인 어워즈를 휩쓴 인물이다.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차 수석 디자이너와 제네시스의 디자인 부문 총책임자로 첫 발을 뗐다. 2017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가 2020년 잠시 현대차를 떠났다. 7개월만에 다시 현대차그룹의 CCO로 복귀했다.
최근에는 차량 디자인뿐 아니라 브랜드 체험 공간 프로젝트를 이끄는 등 저변을 넓혔다. 대표적인 예가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이다. 제네시스 쇼룸을 포함해 도서관과 다실 등으로 꾸몄다. 앞으로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미래 모빌리티와 관련한 고객 경험의 방향타를 잡는다는 목표다.
현대차그룹이 디자인 경영과 브랜드 고급화에 한층 더 힘을 실었다는 평가다. 토마스 쉬미에라 고객경험본부장, 브랜드헤리티지TFT장(부사장), 마틴 자일링어 상용LCM담당 부사장 등 남아있던 외국인 주요 임원과 더불어 지속경영, 정책, 품질, 사업기획, 제조 등 여러 부문의 부사장을 제치고 루크 동커볼케 사장이 승진하면서다.
현대차그룹의 이미지를 고급화시킨 공로를 인정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와 기아의 제품들은 해외에서 오랜 기간 '가성비 좋은 차'로 인식돼 왔다. 최근 제네시스 등의 흥행으로 고급차 이미지가 덧씌워지고 있다. 루크 동커볼케 사장은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의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한 인물로 평가 받는다.
디자이너 출신 피터 슈라이어 고문이 남긴 족적도 루크 동커볼케 사장의 승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2006년 현대차그룹에 합류한 피터 슈라이어 고문은 기아의 디자인 혁신을 불러 일으켰다는 평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세계적인 차를 만들기 위해 추진한 '혼혈주의'의 시작도 피터 슈라이어 고문이다.
정 회장은 피터 슈라이어 고문 영입 당시 "아무리 좋은 차를 만들어도 디자인이 나쁘면 소비자가 지갑을 열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외국인 디자이너를 영입하며 글로벌 차로 자리매김한 만큼 루크 동커볼케 사장에 힘을 실어 글로벌 정상급의 차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푸른 눈의 정의선 사단'이 명맥을 이었다는 의미도 있다. 루크 동커볼케 사장은 피터 슈라이어 고문과 알버트 비어만 전 사장, 호세 무뇨스 사장에 이어 외국인으로서는 네 번째로 사장 자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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