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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계열사 성과평가/농협금융]농협생명·NH투자, 희비 엇갈린 그룹 2인자 성적③농협생명 2년 연속 최대실적 경신…NH투자, 신사업 발굴로 악재 돌파 노력

김형석 기자공개 2022-12-05 07:15:29

이 기사는 2022년 11월 30일 16: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은행에 이어 농협금융지주의 2인자를 자처하고 있는 농협생명과 NH투자증권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

김인태 대표가 이끌고 있는 농협생명은 보장성보험 포트폴리오 강화와 자산운용 수익률 확대에 성공한 모습이다. 특히 생명보험업의 영업실적 지표인 초회보험료 부분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기록, 안정적 실적 개선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약점으로 제기된 지급여력(RBC)비율 개선이 필요하지만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LAT) 등에서 8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 실제 건전성에서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NH투자증권은 기준금리 상승과 증시 악화에 실적 방어에 성공하지 못했다. 최근 채권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위험노출)에 투자금융(IB) 영업에 보수적으로 접근한 탓이다.

IB 업계 대부인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도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해외사업 확장과 운용 부문도 지속적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진행하며 위기 타개 전략을 세우고 있다.

◇ 그룹 CFO 출신 김인태 CEO…2년 연속 최대 실적 가시화
사진=농협금융지주


농협생명은 지난해 1월 김인태 대표(사진) 취임 이후 괄목할만한 성적표를 기록하고 있다.

김 대표 취임 첫해인 지난해 농협생명은 165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올해는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2421억원을 기록, 2년 연속 최대 실적 달성을 예약했다.

농협생명의 실적 개선 중심에는 김 대표가 있었다. 그는 농협금융 CFO를 맡은 경험을 바탕으로 농협생명의 과감한 포트폴리오 전환을 주도했다.

대표적인 포트폴리오 전환은 보장성보험 강화다. 농협생명은 과거 저축성보험 위주의 상품 구성에 문제점을 갖고 있었다. 연금보험 등 저축성보험의 경우 보험사가 장래 지급해야 하는 책임준비금이 보장성보험보다 높다. 이 때문에 저축성보험 비중이 높을수록 보험사는 건전성 관리에 부담이 크다.

농협생명은 김 대표의 주도하에 보장성보험 강화에 성공했다. 올해 9월 말 기준 농협생명의 보장성보험 판매건수는 83만3081건으로 2017년 9월까지 판매건수인 71만9904건보다 11만3177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상품 중 보장성보험의 매출 비중도 48%에서 84%로 36%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초회보험료 기준 보장성보험 매출 비중은 30.7%로 두 배가량 성장했다.

자산운용수익률도 상승했다. 농협생명의 3분기 운용이익은 1조4112억원이며 수익률은 3.15%로 나타났다.

김 대표는 취임 후 실적 개선과 함께 디지털 전환도 주력했다. 농협생명은 지난해 7월 애플리케이션(앱) 설치 없이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직접 보험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모바일 청약 시스템'을 개설했다. 지난 4월에는 모집인의 전화설명과 함께 고객이 모바일로 상품 내용을 보고 보험을 직접 가입하는 서비스인 'TM보험 스마트 고객확인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농협생명은 건전성도 양호한 평가를 받고 있다. 농협생명은 보험금 지급 능력 지표인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LAT)에서 8조1000억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LAT는 지급여력(RBC) 비율과 비슷하게 보험사가 적정 수준의 보험금 지급 능력을 갖췄는지 확인하는 제도로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장가격으로 평가하는 IFRS17 적용을 앞두고 시행하고 있다. 이에 LAT 잉여액이 상당 부분 축적된 것은 향후 적용될 자본규제에 따라 적정 수준의 보험금 지급여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IFRS17 도입에 대비하기 위해 올들어 후순위채권 8300억원, 유상증자 6000억원, 신종자본증권 2500억원 등 1조6800억원의 자본확충을 선제적으로 완료했다.

◇ 대외 악재에 흔들린 NH투자, 재기 준비 시동
사진=농협금융지주


농협금융의 비은행 부문 실적을 주도했던 NH투자증권은 대외 악재에 흔들렸다.

NH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8.5% 감소한 2338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만 보면 전년 동기 대비 94.4% 감소한 11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어닝쇼크'를 보였다.

최근 채권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와 부동산PF 익스포저 불안을 감안해도 상당한 하락폭이다. 이는 경쟁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 감소폭을 상회한다. 미래에셋증권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780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9.6% 감소했다. 이 밖에 한국투자증권(52.53%↓), 삼성증권(50.71%↓), KB증권(52.12%↓)도 NH투자증권보다 순익 감소폭이 적었다.

NH투자증권은 대부분의 사업부 수익이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시장 악화에 대비한 보수적인 영업이 IB 부진을 불렀다. IB 수수료 및 관련 이자수익, 자산평가손익이 직전 분기 대비 평균 40%가량 감소했다. 그 결과 총 영업수익(3조7245억원)도 3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악재만 있지는 않았다. 운용 부문도 지속적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리스크 관리가 성과를 거둬 전 분기 대비 손실폭이 축소됐다. 특히 일부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 관련 수익이 실현돼 운용 관련 이자수지가 전 분기 대비 50%가량 오른 982억원을 기록했다.

해외주식 약정 금액이 증가하며 관련 수수료 수익 및 자산이 늘었다. ‘나무증권’ 등 디지털 채널 강화 전략도 효과를 거둬 관련 시장점유율이 확대됐다. IB 부문에서도 누적 기준 회사채 대표주관 및 유상증자 인수·주선 부문에서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위기 속에 정영채 대표(사진)는 수익성 회복을 위해 분투하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10월 국내 증권사 최초로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Prime Brokerage Service) 직접 수탁 시장에 뛰어들었다. PBS는 증권사가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운영하는 헤지펀드(Hedge fund)를 상대로 펀드 운용에 필요한 증권을 빌려주거나 자금 대출 또는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업무를 말한다. NH투자증권은 이미 총 350억원 규모 4개 펀드를 내보내는 데 성공했다.

개인투자자를 위한 탄소배출권 거래 시스템도 준비하고 있다. 탄소배출권 거래는 현재 기업 간 거래밖에 지원되지 않지만, 시장 활성화를 위한 개인 거래가 허용될 경우를 대비한 움직임이다.

디지털 전환에도 적극적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위치한 시나르마스자산운용 본사에 방문해 인터넷은행인 BNC은행과 시나르마스(Sinarmas) 자산운용과 사업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 대표가 직접 참여했다.

BNC은행은 이용자 2000만명에 이르는 현지 최대 인터넷은행이다. NH투자증권은 이번 협약을 기반으로 현지법인과 증권 계좌 개설을 비롯한 디지털 분야 전반에 대한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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