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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성과평가]이석기 교보증권 대표, '마이데이터·VC'로 존재감 과시첫 2년 임기 시험대…연임 가능성 높으나 수익성 악화는 변수

강철 기자공개 2022-12-12 13:09:18

[편집자주]

코로나19 확산 기간 증권사들은 역대 최대 실적을 줄줄이 갈아치웠다. 실적에 힘입어 대부분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재선임에 성공했다. 올해는 업황 부진과 함께 정반대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14개 증권사, 15명의 CEO들의 임기가 올해로 끝난다. 어려운 가운데 호실적을 거둔 곳도 있지만 대부분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더벨은 임기 만료를 앞둔 증권사 CEO들의 경영 행보를 돌이켜 보고 향후 전망을 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9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석기 교보증권 사장이 내년 초 최고 경영자(CEO) 첫 임기 2년을 평가하는 시험대에 오른다. 마이데이터 플랫폼 '끌(KKL)'의 론칭과 벤처캐피탈사업부의 첫 펀드 결성은 이 사장의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성과를 거론하며 이 사장의 연임이 유력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신뢰하는 임원이라는 점 역시 추가 임기 보장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다만 지난해와 비교해 부진한 실적은 연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미래 먹거리 발굴 특명

이석기 사장(사진)은 2021년 3월 교보증권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2008년부터 13년의 장기 집권 체제를 이어온 김해준 전 사장을 대신해 CEO에 올랐다. 이 사장이 2020년 말 27년간 재직한 교보생명을 떠나 교보증권 상임고문으로 자리를 옮기자 조만간 대표이사를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됐다.

신창재 회장은 교보증권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주도할 적임자가 이 사장이라 판단했다. 교보생명에서 기획, 재무관리, 인수합병(M&A), 투자, 자산운용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며 쌓은 경영 노하우를 교보증권에서도 십분 발휘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이 사장은 신 회장이 제시한 로드맵에 맞춰 먹거리 발굴에 본격 나섰다. 신성장동력 확보 전략의 초점은 디지털 혁신을 기반으로 한 계열사 연계 시너지 극대화에 맞췄다. ESG경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파생될 수 있는 여러 신사업도 주요 타깃으로 설정했다.

가장 심혈을 기울인 신사업은 마이데이터 플랫폼 구축이다. 마이데이터는 은행, 증권, 보험, 카드, 통신 등에 분산된 금융 거래 정보를 하나로 통합해 관리하는 솔루션이다. 다양한 데이트를 활용해 고객에게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사장은 2021년 5월 열린 '2025 비전 선포식'에서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이후 곧장 예비허가 신청, 아이디어 공모, 핀테크(Fin-tech)와의 업무 협약을 추진하는 등 사전 정지작업에 속도를 냈다.

조직 개편과 인력 보강도 병행했다. 먼저 CEO조직 산하에 마이데이터 사업을 전담하는 디지털신사업본부와 디지털지원본부를 신설했다. 이어 뱅크샐러드에서 마이데이터 사업을 총괄한 이용훈 상무를 영입해 디지털신사업본부장 자리를 맡겼다.

디지털사업본부는 예비허가를 취득한 2021년 7월부터 교보생명과 연계한 데이터 인프라 구축 프로세스를 본격 시작했다. 본허가를 받은 올해 8월부터는 자동차, 가상화폐, 미술품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플랫폼의 이름은 '자산은 끌어모으고, 정보는 끌어당기고, 자존감은 끌어올린다'는 의미를 담은 '끌(KKL)'로 정했다.

약 1년의 탄생 과정을 거친 '끌'은 지난 10월 26일 공식 어플리케이션을 론칭하고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본격 시작했다. 앞으로 자산 리밸런싱, 포트폴리오 추천,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제공 등의 솔루션도 추가해 고객 만족도를 한층 높일 계획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가 다양한 금융 영역을 아우르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풍부한 네트워크를 가진 리더가 필요하다"며 "교보증권의 경우 교보생명과의 연계가 굉장히 중요했는데 이 사장이 이 역할을 잘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마이데이터 외에 벤처투자를 전담하는 VC사업부의 경쟁력을 업그레이드시킨 것도 이 사장의 성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 사장은 수익성 향상을 위해서는 벤처투자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신기술금융업 라이선스 취득을 비롯한 관련 업무를 직접 주도했다.

VC사업부는 2021년 11월 첫 벤처펀드인 '교보신기술투자조합1호'를 결성해 투자 기업 발굴에 본격 나섰다. 이 사장은 펀드 결성총액 2000억원 가운데 1750억원을 교보생명에서 유치하는 탁월한 수완을 발휘했다.

교보증권이 2022년 10월 26일 출시한 마이데이터 플랫폼 끌(KKL)

◇내년 2월 연임 여부 결정

이 사장의 대표이사 임기는 내년 3월 24일 종료된다. 상장사의 등기임원 선임은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이를 감안할 때 늦어도 내년 2월 중에는 이 사장의 연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연임에 성공하면 임기는 2025년 3월까지 연장된다.

업계에선 이 사장의 우수한 경영 성과를 거론하며 치명적인 귀책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추가 임기를 보장받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교보증권이 CEO를 오랜 기간 중용하는 전통이 있는 점도 연임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다만 교보증권이 작년과 비교해 올해 수익성 저하를 겪고 있는 점은 연임에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교보증권은 올해 3분기 누적으로 영업이익 865억원, 순이익 64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전년 동기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특히 이 사장이 경영을 총괄하는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에서만 1376억원의 영업손실이 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년 주주총회까지 아직 2~3개월이 남긴 했으나 여러 성과 때문인지 벌써부터 이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 같다"며 "실적의 경우 교보증권에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큰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교보증권 실적 추이 <출처 : 교보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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