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SK온과 배터리 협력 'LG엔솔 선례' 따를까 계열사별 출자비율 ‘현대모비스 우위’ 지켜질까… 업계 관행 50대 50 출자 역시 불투명
강용규 기자공개 2022-12-12 07:24:37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9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전기차 전용공장에 배터리 공장 계획도 구체화하고 있다. 상대는 SK온이다. 이미 부지 선정은 완료된 것으로 보이며 세부사항의 조율이 남은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합작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이 있다. 이 선례를 따를 것인지, 아니면 조건을 달리 할 것인지가 관심사다.브라이언 켐프 미국 조지아주지사는 현지시각으로 8일 현대차그룹과 SK온이 새 전기차배터리 제조공장 건설을 위해 애틀랜타 바토우 카운티를 부지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주지사실은 관계자들을 인용해 합작 배터리공장 프로젝트에 40억~50억달러(5조2400억~6조5500억원가량)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예상 완공시점은 2025년이다.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에서 전기차 전용공장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를 내년 착공해 2025년 완공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한 공장을 준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그룹과 SK온 모두 “다양한 옵션을 검토 중이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주지사의 공식 발표가 갖는 무게감을 고려하면 부지는 결정됐으나 합작비율 등 세부사항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업계의 주된 시선이다.
통상 완성차회사와 배터리 제조사의 배터리 합작공장이나 합작법인은 양사가 50대 50으로 출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합작한 얼티엄셀즈, SK온과 포드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가 50대 50 출자의 대표적 사례다.
합작공장은 생산 배터리가 합작에 참여하는 완성차회사에 공급되는 만큼 완성차회사가 결국 ‘갑’의 위치에 서게 된다. 그러나 배터리 생산과 관련한 기술과 공장의 운영 노하우 등은 배터리 제조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어긋난 힘의 관계를 강제로 평등하게 맞추는 방식이 바로 50대 50 출자다. 어느 한 쪽에 의사결정력의 우위를 주지 않는 것이다.
현대차그룹도 LG에너지솔루션과 인도네시아 합작 배터리공장을 50대 50으로 출자해 짓고 있다. SK온과의 합작공장 역시 선례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진다. 다만 합작 프로젝트에서 현대차그룹 내 계열사들의 출자비율도 고려해야 할 사안 가운데 하나다. 이를 확정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선례에서는 현대모비스가 총 출자금의 25%를, 현대차가 20%를, 기아가 15%를 각각 담당해 현대차그룹 측 50%를 구성했다. 이 출자비율 대로라면 합작공장의 운영과 관련해 현대차그룹 측의 방침을 결정하는 데 현대모비스가 가장 큰 역할을 맡게 된다.
현대차그룹이 SK온과의 합작공장과 관련해서도 LG에너지솔루션과의 선례를 따른다면 그룹 배터리 전략에서 현대모비스의 주도권이 더욱 강력해진다. 계열사별 출자비율 선정에 시간이 걸린다는 것은 현대차그룹 내부적으로 이러한 흐름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계열사가 주도권을 쥐도록 해 그룹 내에서도 균형을 고려해야 할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50대 50 출자방식 자체와 관련한 고민을 하고 있을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HMGMA 이외에도 미국에 완성차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기아의 조지아 공장은 설비를 전기차 생산라인으로 전환해 2024년부터 전기차 EV6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이 세워져 있다.
현지에서 전기차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배터리의 안정적 조달과 관련한 현대차그룹의 고민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SK온과 세울 합작공장의 출자비율을 50%보다 높게 가져가 운영권의 우위를 잡게 된다면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전용공장과 배터리 합작공장은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에 따른 현지 전기차업체들 대비 가격 경쟁력 약화를 해소하기 위한 계획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최종 계획 확정에 오랜 시간을 들이지 않을 것으로 본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에게 미국은 전기차 판매량 확대전략을 위해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며 “현지 생산체계 구축은 IRA 이후 시장의 주도권 경쟁을 위해 속도전으로 치러져야 하는 만큼 머지않아 세부사항의 조율도 마무리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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