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인사 풍향계]임박한 BNK·NH 승계 일정에 촉각②16일 이사회 전후 공개될 'BNK 롱리스트·NH 회장 후보' 외풍 바로미터
최필우 기자공개 2022-12-13 08:06:51
[편집자주]
우리금융그룹이 흔들리고 있다. 손태승 회장을 중심으로 쌓아올린 지배구조에 금융 당국이 메스를 들이대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이사회는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손 회장이 상황을 어떻게 수습하는지 지켜보고 있다. 이와 맞물려 우리금융 경영진 및 계열사 CEO 인사는 무기한 연기되는 모습이다. 손 회장의 연임 여부가 우리금융 지배구조 안정화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 경영진과 CEO 인사를 좌우할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더벨은 2023년 우리금융 인사를 조망하고 그룹을 이끌어갈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2일 0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이 BNK금융과 NH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사진)에 대한 라임펀드 관련 징계가 확정된 가운데 BNK금융과 NH농협금융 회장 승계 절차에도 정부 입김이 감지되기 때문이다. 조만간 발표될 BNK금융의 롱리스트(Long list)와 NH농협금융 회장 후보가 외풍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오는 16일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이사회는 정기적인 모임으로 손 회장의 거취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하루 전인 15일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징계 취소 소송 대법원 판결이 나오고, 임추위 개시 전 마지막 정기 이사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외이사들이 교감을 나누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사법적 문제만 놓고 보면 손 회장 연임은 가능하다. 손 회장은 DLF 관련 징계 취소 소송 1심, 2심에서 잇따라 승소해 곧 있을 최종심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최근 라임 관련 징계가 확정됐지만 DLF 징계 때와 마찬가지로 집행정지 가처분 및 취소 소송 절차를 밟을 수 있다.
관건은 금융 당국의 압박 수위다. 회장이 당국과 재차 각을 세우는 모양새는 이사회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현명한 판단'을 주문한 것도 사실상 손 회장과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를 향한 경고성 멘트라는 해석이 많다. 결국 외풍의 정도가 손 회장과 이사회의 판단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하는 셈이다.
우선 BNK금융 회장 승계 과정에서 이번 정부의 금융권 인사 개입 정도를 체감할 수 있다. 김지완 전 BNK금융 회장(사진)은 금융 당국 조사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퇴했다. 또 금융 당국의 지적에 따라 외부에서도 회장 후보 추천을 받았다. 이 같은 절차가 낙하산 인사를 회장에 앉히기 위한 사전 조치라는 의혹이 금융권에 팽배하다.
오는 13일 공개되는 BNK금융 회장 후보 롱리스트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롱리스트를 구성하는 후보 19명 중 10명은 외부 자문기관이 추천한 인사다. 과거 정관계 요직을 거친 몇몇 인사가 포함될 것으로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관측한다. 노골적인 친정권 인사가 후보군에 들 경우 금융권을 향한 일련의 징계 및 조사 의도에 대한 의구심은 증폭된다.
NH농협금융도 외풍 영향권에 있다. 손병환 NH농협금융회장(사진) 연임이 유력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급부상했다. 이 전 실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미래창조부 차관과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한 관료 출신 인사다. 부산 출생으로 동아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앞서 BNK금융 회장 후보로도 하마평에 오른 바 있다.
NH농협금융은 당초 이번주 임추위를 열고 회장 최종 후보를 정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아직 임추위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이 전 실장 후보 확정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실장이 최종 후보로 확정되거나 새로운 정관계 출신 인물이 부상한다면 우리금융의 고민도 커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 입장에선 소송보다 금융 당국의 의중이 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며 "손태승 회장 연임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BNK금융과 NH농협금융의 임추위 경과를 유심히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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