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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차기 리더는]이석준 회장 선임에 복잡해진 농협은행장 셈법②지주 회장-행장 동시 교체 부담 커

김형석 기자공개 2022-12-14 08:27:13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3일 0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금융지주 회장 선임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농협은행과 농협생명 등 주요 계열사 인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회장 교체로 계열사 수장들의 거취는 더 불분명해졌다.

당초 농협은행장은 교체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하지만 관료 출신인 이석준 전 국조실장이 회장에 선임되면서 연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모두 교체 시 발생할 수 있는 업무 공백 부담감이 크기 때문이다. 다른 계열사 사장들의 거취도 신임 이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이르면 이번 주 후반 농협은행 등 주요 계열사의 차기 CEO 후보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농협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르면 임추위는 경영승계 절차가 개시된 날로부터 40일 이내에 추천 절차를 종료해야 한다. 농협금융은 지난달 14일 임추위를 구성했다. 종료 시한은 이달 23일 까지다.

현재 차기 CEO를 선출하는 농협금융 계열사는 농협은행과 농협생명, NH벤처투자 등 3곳이다. 임추위는 3곳 CEO의 최종후보자를 동시에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가장 주목도가 큰 계열사 CEO는 농협은행이다. 농협금융은 타 금융지주사보다 은행 의존도가 크다. 실제 농협금융 핵심 사업부문 임원은 농협은행 업무와 겸하고 있다. 농협은행의 글로벌사업부문과 리스크관리부문을 책임지는 부행장은 지주 부사장을 겸직한다. 현재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 역시 은행장을 역임하다 회장으로 선출됐다.

당초 권준학 농협은행장(사진)은 교체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손병환 회장 연임 시 조직 쇄신 차원에서 교체설에 무게가 실렸다. 역대 농협은행장 중 연임 사례가 단 한 차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유일한 연임 사례는 이대훈 행장이다. 2017년 행장에 선임된 그는 2019년과 2020년 각각 1년씩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회장 교체로 권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재차 부각되고 있다. 농협금융은 그간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동시에 교체하지 않았다. 지주 회장과 은행장 임기 만료 시기가 각각 4월과 12월로 격차가 있던 데다 금융그룹 1~2인자를 동시에 교체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2015년 김용환 전 회장이 선임될 당시 농협은행은 김주하 전 행장이 자리를 지켰다. 이후 김용환 전 회장의 임기 내인 2016년에 김 전 행장이 퇴임하고 이경섭 법무법인 율촌 고문이 행장에 선임됐다. 2018년에도 김광수 현 은행연합회장이 지주 회장에 선임될 당시에는 이대훈 행장이 농협은행 자리를 지켰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지주 회장과 행장의 임기가 동시에 만료된 것도 유례가 없었다. 2년 만에 관료 출신 지주 회장이 선임되면서 은행장 연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 행장이 보여준 성과도 긍정적이다. 그의 취임 첫해인 지난해 NH농협은행은 2021년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1조5556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13.5% 증가했다. 기존 역대 최대 실적이었던 2019년(1조5171억원) 기록을 2년 만에 갈아치운 성과였다.

올해도 농협은행의 성장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올해 상반기 농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92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은행권 관계자는 "농협은행의 경우 그간 행장 연임보다는 농협중앙회 상호금융 대표나 금융지주 부사장급 출신으로 교체해오는 것을 선호해왔다"며 "이는 지주 회장과 임기가 겹치지 않아 안정적인 세대교체가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농협중앙회 입장에서는 권 행장의 연임을 선택하지 않더라도 조직 안정화를 위해 중앙회 측 인물보다는 금융지주 내 부사장급 임원을 차기 행장에 선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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