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등급 분석]현대중공업, 첫 술에 B+…개선점은 배당?1년 빠른 평가로 그룹 ‘표준’ 수준 평가… 지배구조 등급 개선에 배당계획 수립 쉽지 않아
강용규 기자공개 2022-12-16 07:41:26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3일 08:1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의 ESG등급이 B+로 책정됐다. 올해가 첫 평가였으나 현대중공업그룹 내 평가 대상 계열사들 사이에서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 성적이다. 앞으로 등급 상승을 위해서는 지배구조 분야, 특히 배당정책 수립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한국ESG기준원(KCGS)은 2022년 ESG등급 정기 공표를 통해 현대중공업의 ESG 총합 등급을 B+로 매겼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환경(E)이 B+, 사회(S)가 A, 지배구조(G)가 B+다.
KCGS는 상장 이후 2년이 지난 기업을 ESG등급 평가 대상으로 하는 만큼 2021년 9월 상장한 현대중공업은 올해 평가 대상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자진해서 평가를 받았다. 이전부터 모회사 한국조선해양을 통해 간접적으로 평가를 받아온 만큼 준비는 충분히 돼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현대중공업의 ESG등급은 총합 등급뿐만 아니라 세부적으로 살펴보아도 현대중공업그룹 내 다른 평가 대상 계열사들에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다. 그룹 윤리헌장을 통해 통제되는 그룹차원의 ESG경영 관리체계가 현대중공업에서도 별다른 차질 없이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중공업이 향후 총합 등급의 상승을 노리기 위해서는 환경 분야와 지배구조 분야의 세부등급 B+를 A로 올려놓는 것이 필요하다. 둘 중 환경 분야는 현대중공업이 추진 중인 친환경선박 개발 등 사업상의 친환경성을 통해 개선이 가능하다.
문제는 지배구조 분야의 개선이다. 현대중공업이 이 분야에서 개선 가능한 부분은 현실적으로 배당과 관련한 내용 정도이나 실적이 이를 실행할 만큼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올해 발표한 2021년도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살펴보면 15개 핵심지표 중 △배당정책 수립 및 실시계획 연 1회 이상 통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 △집중투표제 시행 등 3가지 항목이 미준수로 나타난다.
이 중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와 집중투표제는 그룹의 모든 계열사들이 준수하지 않는 항목이다. 반면 배당 관련 지표의 경우는 준수하는 계열사와 준수하지 않는 계열사가 나뉘어 있다. 이 배당이 계열사들의 지배구조 분야 세부등급을 가른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들 중 사업 성격상 환경 및 사회 분야의 고득점이 비교적 수월한 현대에너지솔루션(태양광 패널 제조)을 제외하고 총합 등급 A를 받은 HD현대와 현대일렉트릭은 모두 지배구조 등급이 A다. 이 두 계열사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살펴보면 그룹의 공통 미준수 항목인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와 집중투표제 2개 지표를 제외한 나머지를 준수하고 있다.
HD현대의 경우는 ‘독립적 내부감사부서 설치’ 항목도 준수하지 않고 있으나 세부설명을 통해 독립성을 명문화한 규정이 없을 뿐 재무2팀이 해당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결국 배당 관련 지표를 준수한 계열사가 지배구조 분야 A등급을, 준수하지 못한 계열사가 B+등급을 받은 셈이다.
최근 현대중공업은 공시를 통해 올해 주주명부폐쇄 기준일을 12월31일로 알렸다. 통상 이 공시는 배당 실시에 앞서 권리주주 확정을 위한 것이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올해 현대중공업이 순손실에도 배당을 실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가 퍼지고 있다.
다만 현대중공업 측에서는 배당 실시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설명을 내놨다. 관계자는 “정관에 따라 권리주주 확정 기준일만을 결정한 것일 뿐 실제 배당 실시 여부나 배당 금액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며 “추후 배당 실시가 결정될 경우 별도의 공시를 통해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대중공업은 배당 실시는 커녕 배당계획의 수립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 2019년 6월 한국조선해양으로부터 물적분할로 독립한 이후 단 한 해도 연간 순이익을 거둔 해가 없다. 올해도 1~3분기 누적 순손실 1903억원을 기록 중이다. 이대로라면 현대중공업은 내년에도 지배구조 분야의 세부등급 상승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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