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애널의 수다]롯데캐피탈, AA와 A급 사이...신평사의 '딜레마'④대형 캐피탈사 AA-에 갇혀, A급 가기에는 맞지 않아…"소수점 노치도 만들어야"
이상원 기자공개 2022-12-29 08:18:03
[편집자주]
'크레딧 애널리스트 3명이 모이면 지구가 망한다' 자본시장에 떠도는 우스갯소리다. 그만큼 보수적이고 비판적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그들의 수다는 어둡다. 그러나 통찰이 있다.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는 자본시장 내 불안요소가 드러난다. 더벨이 그들을 만났다. 참여 애널리스트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위해 소속과 실명은 밝히지 않기로 했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2일 15:5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캐피탈은 신용등급 'AA-'를 오랫동안 유지해왔다. 하지만 최근 등급전망에 '부정적'을 달면서 굳건했던 신용등급이 흔들리고 있다. 그룹 차원의 계열지원 능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다.그럼에도 롯데캐피탈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A+'로 떨어 트리기에는 회사의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롯데캐피탈이 그룹 내 발행을 가장 많이 하는 계열사라는 점에서 실제로 강등이 이뤄질 경우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신용평가사도 이를 놓고 딜레마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어떤 스토리가 있는지, 그리고 크레딧 업계는 어떻게 보고 있고 있을까.
◇내려가기엔 너무 큰 사이즈 롯데캐피탈, 노치에 '0.5'도 있어야
A: 롯데캐피탈은 그룹내에서 발행도 가장 많이 하고 영향이 굉장히 크다. AA-에서 A+로 강등된다는 것은 롯데그룹 입장에서 타격이 괭장히 클 수밖에 없다.
B: 신평사 입장에서도 롯데캐피탈이 A등급으로 조정되면 지표가 완전히 다른 회사가 된다. 자기자본이나 자산 사이즈가 A등급과는 완전히 동떨어져 있는 AA등급의 회사는 맞다. 이걸 갖다가 A등급에 붙이면 신평사도 불편할 수 밖에 없다.
C: 등급이 촘촘하다. 밑에서는 올라오고 있어 차별화를 시켜야 하는데 대형 캐피탈사들이 한 노치 안에 다 갖혀 있으니까 물리적으로 애매한 상황이다. 롯데캐피탈을 A+에 갖다 놓으면 사이즈가 달라서 독보적이게 된다.
B: 현대캐피탈도 마찬가지다. AA0가 비어있어서 갖다 놨는데 AA-로 가게 되면 또 독보적인 존재가 된다. 롯데캐피탈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A: 노치에 예를 들어 0.5도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등급이 너무 촘촘하다. 이점은 신평사들도 인정하는 바다. 밑에서는 올라오는데 올라가는 데 한계가 있다. 외국계는 위가 열려있어서 왔다갔다 하는데 우리는 갈 수가 없다.
B: 신평사들도 평정 맵핑(mapping) 하는 데 지표가 안맞는다. 애매한 상황이다. 일단은 시스템적으로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는 건들려고 하는 것 같은데 한국신용평가는 다소 애매해 하는 것 같다.
A: 이러한 점들이 반영된 딜레마적인 시장이다. 0.5가 있었으면 바로 거기에 갖다 붙였을 거다. 예를 들어서 KB캐피탈은 AA-지만 포트폴리오로 보면 AA0다. 하지만 현대캐피탈과 같이 놓고 보기에는 애매하다. 그래서 올라가지도 못한다. 신평사들도 고민이 많은 것 같다.
◇계열 지원가능성 놓고 신평사마다 다른 평정논리
C: 롯데그룹 계열사 등급전망에 '부정적'이 달릴 때 한국신용평가만 계열사 전체에 달지 않았다. 신평사 마다 평정 논리가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 롯데그룹 평정에도 한국기업평가는 계열 지원가능성을 감안해 노치업을 한 만큼 같이 내리는 것 같다.
B: 한국신용평가는 1이 아니라 소수점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지원가능성이 1이라고 하면 바로 '부정적'이 달리는데 시스템적으로 소수점이 있다고 한다. 쉽게 말해 지원가능성이 소수점이기 때문에 안건들였다는 얘기를 들었다. 시장에서는 롯데캐피탈을 건들이지 않는 방법중 하나가 아닐까라고 보고 있다. 롯데캐피탈의 영향이 큰 만큼 이를 맞추기 위해 나온게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A: 한때 롯데쇼핑이 이슈가 됐다가 이제는 롯데케미칼이다. 롯데케미칼 등급이 떨어지면 롯데지주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롯데지주의 신용등급을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이 AA+를 유지해야만 롯데지주도 AA0가 된다. 그래서 롯데케미칼이 빠지면 지주부터 시작해서 롯데캐피탈, 롯데렌탈, 롯데물산까지 다 건들 수 밖에 없다.
C: 평정논리대로 보면은 같이 떨어트리는게 맞다. 포스코가 예전에 그랬다.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지원을 안하면서 부정적을 달았고 나머지 계열사 등급도 떨어진 사례가 있다. 롯데도 동일하게 하는게 맞는 것 같다.
B: 예전에 CJ헬로비전 때도 비슷하다. 매각한다고 했을 때 자체 등급이 AA-이기 때문에 떨어트릴 필요가 없다는 의견과 노치업 돼 있으니까 강등시켜야 한다는 상반된 의견이 있었다.
C: 롯데케미칼의 실적이 안좋아져서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니다. 평정 논리에서 왔다 갔다 하는건 언제든지 그럴 수 있다. 시장에서는 그렇게 크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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