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센터 풍향계]클럽원, 비상장투자 자산폭락기에도 VIP '불야성'연말 전후 가판대 줄줄이 출격…핫한 상품엔 가수요 900억
양정우 기자공개 2022-12-23 08:51:04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9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그룹의 프리미엄 점포인 클럽원(Club1)이 자산시장 폭락기에도 초고액자산가(VVIP)의 뭉칫돈을 모으고 있다. 일찌감치 비상장투자 상품의 세일즈를 마감한 다른 경쟁 센터와 다르게 연말을 전후해 수백억원 대의 펀딩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19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클럽원의 본점 격인 삼성동 점포에서는 올해 연말을 전후해 비상장사에 투자하는 상품 3~5개가 가판대에 줄줄이 오를 예정이다. 국내외 비상장투자에 참여하는 상품으로서 1개당 최대 200억원 가량의 자금 모집을 목표로 삼고 있다.
올들어 비상장투자 시장에서는 펀드레이징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벤처투자가 출자사업 규모를 대폭 줄이는 스탠스로 전환한 가운데 글로벌 자산마다 가격이 추락하자 기관투자자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기 시작했다. 자금 집행 스케줄상 본래 연말엔 북클로징이 단행되기에 벤처투자사는 펀딩이 한층 더 어려운 시점이다.
하지만 클럽원은 사정이 사뭇 다르다. 매력적 딜이 상품화에 성공할 경우 유동성 여력이 여전히 풍부한 VVIP의 뭉칫돈을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근래 들어 350억원으로 펀딩을 마친 몰로코 투자 상품이 대표적이다. 몰로코는 구글 엔지니어 출신인 안익진 대표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인공지능(AI) 머신러닝 기업이다. 이런 세계적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기회를 잡자 판매 개시 시점에 집계된 가수요 규모만 900억원에 달했다.
물론 올해 프라이빗뱅커(PB)의 세일즈 난이도가 유독 높아진 건 클럽원도 마찬가지다. 가격이 폭락한 자산에 유동성이 묶여있는 자산가가 적지 않다. 이들의 투자회수 스케줄이 지연되면서 프리미엄 점포의 재투자 재원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올들어 가속 페달을 밟은 하락세에서는 'V자 반등'을 점치기 어려운 것도 새로운 베팅을 주저하고 있는 이유다.
그럼에도 클럽원은 광범위한 고객층보다 VVIP인 소수 고객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해 급락장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워낙 투자 재원이 풍부하기에 침체기를 오히려 공격적 투자 기회로 삼는 인사도 적지 않다. 역으로 보면 성장 잠재력이 큰 타깃을 싼값에 투자하는 절호의 타이밍이기도 하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다른 프리미엄 센터에서는 제공하지 못하는 상품을 내놓고 있는 것이 클럽원의 최대 경쟁력"이라며 "과거 시장 침체기에도 투자 기관의 펀딩 창구가 막혔을 때마다 클럽원의 리테일 채널은 가뭄의 단비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충성도가 높은 고액자산가의 발길이 이어지는 만큼 향후 반등 시점에 대비해 공격적 세일즈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비상장 대어의 시가총액은 최근 1년 새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비상장 주식 거래소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14개 종목(일반투자자 거래 가능 주식 기준)의 합산 시총은 올해 1월 초 45조8691억원에서 지난 9일 19조5073억원으로 57% 급감했다.
대표적 유니콘인 컬리의 주가는 올 1월말 11만5000원에서 최근 3만600원까지 떨어졌다. 케이뱅크의 경우 2만3400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1만2000원 대로 추락했다. 증권플러스에서 전문투자자 거래 종목인 비바리퍼블리카(토스)의 경우 1주당 가격이 지난해 말 14만3000원에서 3만9700원으로 72%나 추락했다.
WM업계 관계자는 "이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초기 기업은 여전히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있는 것을 눈여겨 봐야 한다"며 "알토스벤처스 등 벤처투자 시장을 이끄는 하우스가 오랜기간 공들인 스타트업은 기업공개(IPO) 업황이 살아날 경우 몸값이 금새 회복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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