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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건설부문을 움직이는 사람들]'그린디벨로퍼 도약 꿈' 이끄는 이남철 풍력사업 전무⑤토목에서 환경전문가 발돋음, 신재생 덩치 키우기 과제

신준혁 기자공개 2022-12-28 08:12:34

[편집자주]

한화건설이 ㈜한화 건설부문으로 새 시작을 알렸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틈바구니 속에서 건설 역량을 키워야 하는 임무가 맡겨졌다. 새롭게 제시한 청사진은 '그린 인프라 디벨로퍼'. 제한된 인력과 조직 속에서 맨파워 역량은 더욱 중요해졌다. 더벨이 한화의 도전을 위해 승선한 건설부문 핵심 경영진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1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이 친환경에너지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으면서 ㈜한화 건설부문에 거는 기대감도 높아졌다. 그 중에서도 전면에 내세운 분야가 풍력사업이다. 옛 한화건설 시절부터 토목사업부에서 풍력사업실을 분리해 경쟁력을 높이기 시작했다.

이남철 풍력사업부장 전무는 ㈜한화와 한화건설 합병 후에도 풍력사업 최일선에 선 임원이다. 그룹의 명운이 걸렸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개발사업(BNCP)에서 공을 세운 후 승진가도를 달렸다. 오랜 기간 본사에서 환경과 풍력사업을 전담하며 전문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풍력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기는 했으나 부진한 매출 규모를 끌어올리고 추가 수주를 따내야 하는 등 현안 과제도 산적하다.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풍력사업이 매출 비중을 확대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발전단지에서 발생하는 소음에 대한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도 난제로 꼽힌다.

◇토목담당에서 풍력사업 지휘자로…이라크 BNCP 후 승진 '순풍'

이 전무는 2020년 그룹 차원에서 '포지션 중심' 임원 인사제도를 도입하면서 기존 풍력사업실장에서 풍력사업부장으로 임명됐다. '상무-전무-부사장'으로 구분됐던 직위를 '담당-사업부장'이라는 직책으로 변경하는 게 골자다. 이 전무는 2018년 상무로 승진한 후 3년만에 전무로 진급했다.

1968년생인 이 전무는 충남 부여 출신으로 공주사대부고와 서울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했다. 1992년 한화건설에 입사해 30년간 근무한 전통 한화맨이다. BNCP 토목개발담당임원을 거친 후 본사에서 환경민자담당임원과 봉담송산시공사업단장 등을 맡았다.

BNCP 임원으로 재직했던 시절 이 전무는 최광호 전 대표와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최 전 대표는 2012년 BNCP 건설본부장, 2014년 해외부문장을 맡았으며 이후 본사로 돌아와 부사장을 거쳐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김승연 회장이 애정을 쏟았던 이라크 사업에서 성과를 거둔 임원들이 대체로 승진가도를 달린 셈이다.


◇그룹 명운 걸린 풍력사업, 수익성 개선 관건

㈜한화와 합병 후에도 건설부문에 남아 풍력사업을 이끌게 된 이 전무는 '그린 인프라 디벨로퍼'로 도약하겠다는 회사의 원대한 꿈을 이루기 위한 최전선에 서 있다. 큰 틀의 사업 방향은 기존 주력사업인 토목과 주택사업을 벗어나 △친환경 건설공사 시행 △시공 △준공 후 운영까지 전 단계를 아우르겠다는 목표인데, 그 중에서도 풍력을 통한 친환경 건설사로의 전환이 핵심이다.

일단 현재까지 상황은 나쁘지 않다. ㈜한화 풍력사업은 다른 경쟁사보다 앞서나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찍부터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덕분에 경쟁사와 비교해 사업을 고도화할 수 있었다.

2018년 3.6MW급 7기 규모의 제주 수망 풍력 발전단지를 시작으로 다음해 강원 양양 수리 풍력 발전단지를 수주했다. 2020년에는 3.45MW급 22기 규모의 경북 영양 풍력 발전단지를 수주했고 지난해 양양 발전단지 EPC(설계·조달·시공) 공사를 따내며 풍부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경북 영양과 제주 발전단지는 공사를 마쳤다.

내년 핵심 사업은 400MW급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비롯해 주간업무를 맡은 보령녹도와 고흥시산, 영광칠해 등 사업이다. 신안우이 발전단지는 사업비 규모만 2조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한화 건설부문이 개발을 주도하고 있으며 내년 착공할 예정이다.

<영양풍력발전단지 전경. 사진=(주)한화 건설부문>
다만 풍력사업에 따른 리스크도 상당수 존재한다. 무엇보다 김승모 대표이사가 풍력사업을 힘있게 추진할 수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한화에 편입한 후 달라진 이사회 멤버들에게 지지를 받아내야만 풍력사업에 힘이 실릴 수 있다. 김 대표 경우 한화큐셀코리아와 한화테크윈 등을 거쳤고 '인프라'나 '디벨로퍼' 관련 경력은 부족한 탓에 전문성과 배경지식이 어느 정도인지 모호한 상황이다.

결국 풍력사업을 힘 있게 끌고 나가기 위해선 이 전무의 '서포트'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2020년 신설된 풍력사업실을 CEO 직속 부서로 두고 초창기 사업구조를 짠 최 전 대표가 떠난 상황에서 이 전무는 사업발굴부터 시작해 해외 수주와 수익성 제고방안, 운영관리 등 전 과정을 주도해야 한다.

매출 비중은 또다른 과제다. 2분기말 기준 옛 한화건설의 토목환경부문이 거둔 매출은 1645억원으로 전체 9.14%에 불과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 2.8%포인트 가량 상승했지만 주력 사업으로 보기엔 부족한 수준이다.

주민 동의라는 정성적인 요인도 발목을 잡는다. 강원 양양 발전단지의 경우 사업 동의율을 왜곡하고 발전용량을 높이는 설계변경안을 협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민 반발에 부딪혔다. 인근 주민들은 건설공사를 재검토할 것을 요구한 상황이다.

국내 에너지 전문가는 "국내 전력망 인프라는 이미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국토 어디서든 전력을 공급하기 용이하다"며 "풍력사업이 빛을 보기 위해선 수익성 위주의 경영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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