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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거래 모니터]셀트리온홀딩스, 2세 경영에선 '계열 차입' 실타래 풀까서정진 명예회장 장남 서진석 이사회 의장, 지주사·주요 계열사 의사결정 관여

김형락 기자공개 2022-12-28 08:00:00

[편집자주]

내부거래는 잘 쓰면 약이 되고, 잘못 쓰면 독이 된다. 캡티브 물량을 확대해 비용 절감을 도모할 수도 있고, 자산·자금 거래 등으로 난관에 봉착한 계열사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도 있다. 하지만 적절한 내부통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일감 몰아주기와 오너 일가의 사익 편취 논란 등과 같은 오점을 남길 수 있다. 치밀한 계산에 따라 움직여야 내부거래를 리스크가 아닌 기회로 만들 수 있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내부거래 현황과 전략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9일 13:4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셀트리온홀딩스가 지주사 본연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재무 체력을 키워가고 있다. 올해 자회사로부터 현금 배당이 들어오는 현금흐름 물꼬를 텄다. 지난해 서진석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으로 2세 경영 승계를 마치고, 양분된 지주사를 셀트리온홀딩스로 통합하는 지배구조 개편도 진행했다.

옥에 티도 있다. 셀트리온홀딩스와 계열사 셀트리온스킨큐어 사이 차입 거래다. 셀트리온홀딩스는 2011년부터 셀트리온스킨큐어 차입금을 상환하지 않고 만기를 연장하고 있다. 자회사를 지배·관리하는 순수 지주사에 걸맞지 않은 자금 내부거래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올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이하 별도 기준)을 개선해 차입금을 상환할 여력이 생겼다. 지난해 셀트리온(208억원)과 셀트리온헬스케어(98억원)가 결산 배당 지급한 배당금 총 306억원이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셀트리온홀딩스는 2011년(-21억원)부터 지난해(-203억원)까지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순유출(-)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지주사 역할을 하기엔 현금 창출력이 부족했다. 주력 자회사였던 셀트리온이 2013년부터 2020년까지 배당으로 주식만 지급해 배당 수익이 발생하지 않았다. 상표권 사용료 수익은 지난해부터 발생했다. 셀트리온에 269억원을 지급하고 상표권을 이전받았다.

지주사 통합 전까지는 차입으로 유동성을 확보했다. 2010년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투자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설립된 셀트리온홀딩스는 2011년 셀트리온스킨큐어에서 71억원을 단기로 차입했다. 이후 대출 규모가 불어나 지난 3분기 말 잔액은 605억원(이자율 4.6%)이다. 계열사 외에 금융기관에서도 차입을 일으키고, 전환사채와 전환상환우선주를 발행해 계열사 지분 매입 자금과 차입금 상환대금을 만들었다.


서진석 의장은 셀트리온그룹 의사결정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셀트리온홀딩스부터 셀트리온,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스킨큐어,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장남인 서 의장이 지주사부터 주요 계열사 이사회 의장 자리를 꿰찼다.

셀트리온그룹은 대규모 내부거래(거래금액 50억원 이상 등) 계약을 이사회 승인을 거쳐 체결해야 한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스킨큐어 신규 차입과 기존 차입 만기 연장을 이사회 안건으로 올리고 있다. 셀트리온스킨큐어도 특수관계인 신규 대여와 만기 연장을 이사회에서 결정하고 있다.

서 의장이 셀트리온스킨큐어 대표이사(2017년 10월~2019년 3월)이던 시절에도 이사회에서 셀트리온홀딩스와 서정진 명예회장에게 집행한 대여금 만기를 연장해줬다. 셀트리온스킨큐어가 본업에서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창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내린 결정이다.

2세 경영 승계 이후 지배구조를 재편하면서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스킨큐어 사이 차입 거래를 해소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셀트리온그룹은 지난해 7월 셀트리온홀딩스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와 셀트리온스킨큐어를 흡수합병하는 지주사 통합을 추진했다.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로 양분된 그룹 지배구조를 단일화하는 작업이었다.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가 들고 있던 셀트리온헬스케어 최대주주 지분(24.29%)을 셀트리온홀딩스로 편입하는 합병이었다.

공정거래법상 행위제한 요건(지주사 부채비율 200% 미만)을 충족하기 위해 셀트리온홀딩스 부채비율(지난해 반기말 237%)을 낮출 필요도 있었다. 당시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부채비율은 0.3%였다.


지주사 통합 과정에 셀트리온스킨큐어를 끼워 넣었지만 주주들의 반대를 넘어서지 못했다. 셀트리온스킨큐어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액이 500억원을 초과해 지주사 간 합병만 진행했다. 셀트리온스킨큐어 최대주주는 서정진 명예회장(지분 69.12%)이고, 2대주주는 홍인표(지분 5.36%) 씨다. 당초 계획대로 합병이 이뤄졌다면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스킨큐어 사이 대출 거래는 합병 회계처리로 해소된다.

합병 이후 셀트리온홀딩스는 경영진 판단에 따라 계열사 차입을 안고 갈 수도 있고, 상환할 수도 있다. 키는 지주사부터 주요 계열사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는 서진석 의장이 쥐고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내부거래를 엄격히 단속해야 할 정도로 덩치가 커졌다. 지난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한 상호출자 제한 기업집단(자산총액 10조원 이상)으로 지정됐다. 지난해 말 그룹 자산총계는 약 15조원이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올해 셀트리온스킨큐어와 차입 거래 규모를 늘렸다. 지난 6월 셀트리온스킨큐어에서 100억원을 신규로 차입했다. 상환 기일이 도래한 기존 차입금(465억원)은 만기를 1년 연장했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지난 3분기까지 당기순손실(86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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