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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템임플란트 vs KCGI]'무늬'만 이사회, 빈틈 노린 행동주의 펀드엄태관 대표 10년 장기집권, 견제시스템 마비…ESG 최하위 평가

최은진 기자공개 2022-12-26 08:54:21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3일 10: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GI는 자사가 표방하는 행동주의는 '적대적 인수합병(M&A)'과는 다르다고 선을 긋는다. 단지 영향력 있는 주주로서 견제와 감시를 하는 '시어머니' 역할이라는 입장이다. 한진그룹과 경영권 분쟁을 벌일 때도 오너일가의 전횡과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이사회를 지적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행동주의 역시 같은 논리로 접근할 전망이다. 표면적으로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갖췄지만 특정 임원이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장기집권하는 등 이사회의 문제점을 꼬집을 것으로 관측된다. 횡령 등을 집어내지 못할 정도로 견제시스템이 마비돼 있다는 점도 지적 사항으로 부각되고 있다.

◇'도덕적 해이' 이슈 방어카드로 이사회 개편, 사외이사 중심 체제 마련

오스템임플란트는 '도덕적 해이' 이슈가 있을 때마다 거버넌스 개편을 통해 변화를 꾀했다. 2014년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최규옥 회장이 리베이트 및 해외법인 부당지원 등 배임과 횡령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 이사회 구조가 바뀌었다.

2심 판결이 나온 직후인 2017년 최 회장은 대표이사에서 내려와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최 회장 대신 대표이사로 선임된 인물이 연구개발(R&D) 총괄 임원 엄태관 대표이사다. 최 회장은 이사회 의장으로 사내이사직을 유지했다.

대법원에서 2심 판결인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이 확정된 2019년 최 회장은 오스템임플란트 등기임원에서 사임했다. 1심보다 무거운 형량이 나온 2심 판결이 확정된 불명예를 안은 결과로 해석됐다. 최 회장이 사내이사에서 내려온 건 1997년 회사 설립 후 무려 22년만의 일이었다. 이 때부터 공식적으로 최 회장은 오스템임플란트 내 아무런 직함도 갖지 않게 됐다.

그리고 올해 초 '1880억원'의 횡령사건이 벌어지고 또 한번의 이사회 구조가 개편됐다.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2명으로 내부 경영진 중심이었던 이사회를 사외이사 중심으로 바꿨다. 대표이사를 제외하고 횡령 당시 이사회 구성원 전부를 교체했다. 이 과정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이사회에 새롭게 입성하게 됐다.


현재 대표이사인 엄 대표를 비롯해 박무용 의료장비 생산본부장, 나용천 재경본부장 등 사내이사는 3명이다. 사외이사는 이승열 하나은행 나눔재단 감사, 권종진 대한치과이식임플란트학회 감사, 반원익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김홍기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4명이다.

감사제도도 바꿨다. 1인 상근감사제도에서 감사위원회로 전환했다. 감사위원회를 지원하는 감사실 인력도 11명에서 14명으로 보강했다. 준법지원인 지원조직도 신설해 5명의 인력을 뒀다. 경영기획본부에 'ESG'라는 새로운 업무도 부여했다는 점도 큰 변화다.

◇엄태관 대표 '독립성' 화두, 소위원회도 유명무실

표면적으로 지난 5년여간 이사회 및 감사제도 등은 상당한 진화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최 회장의 경영권을 견제할 수 있는 완전히 독립된 기구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우선 전문경영인인 엄 대표에 대한 독립성 문제가 화두가 된다. 엄 대표가 사내이사에 오른 건 2008년, 대표이사가 된 건 2017년이다. 14년간 5명의 사내이사가 교체되는 과정에서도 엄 대표는 자리를 지켰다. 특히 사상 최대 규모의 '횡령'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불거졌음에도 CFO 한명만 사퇴했을 뿐 경영총괄인 엄 대표는 자리를 유지했다.

엄 대표는 오스템임플란트에서 22년을 근속하고 그 중 절반을 이사회 활동을 했다. 최근 몇년을 제외하고는 재직 기간 대부분을 최 회장과 함께 이사회 활동을 했다. 해당 기간동안 엄 대표가 이사회에서 반대표를 던진 건 단 한차례도 없다.

엄 대표는 오스템임플란트 외 오스템카디오텍이라는 자회사 대표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 이사회서는 '의장'직도 맡는다. 엄 대표가 최 회장을 대신하는 '대리인' 역할에 그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사회 내 소위원회를 설치해두고 있지만 업무범위가 불분명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현재 감사위원회를 비롯해 윤리경영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두고 있다. 그러나 누가 어떤 위원회 소속인지는 공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정관상 위원회에 대한 근거규정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주목된다. 상법 제393조에 따르면 이사회는 정관이 정한 바에 따라 위원회를 설치해 일부 중요사안을 제외하고 권한을 위임할 수 있다. 그러나 오스템임플란트는 정관에 위원회 규정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법적 지위로서의 '위원회'를 갖추지 못한 셈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올해 평가한 오스템임플란트 종합등급은 D다. 환경, 지배구조, 사회 전 부문에서 D등급을 받았다. D등급은 전체 7단계의 등급 가운데 최저등급이다.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거의 갖추지 못해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된다는 평가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ESG를 강화하기 위해 경영기획본부에서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며 "이사회 구조 등 천천히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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