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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자산신탁, 각자대표 체제 전환…지주사 힘 강화 '포석' 우리은행 출신 이창재 대표 경영권 확대 목적 해석

신준혁 기자공개 2022-12-30 10:20:27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8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자산신탁이 공동대표에서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우리금융지주가 옛 국제자산신탁(현 우리자산신탁)의 잔여지분 매입을 곧 완료할 예정인 가운데 우리은행 출신인 이창재 대표에게 미리 힘을 실어준 모양새다. 지주사 경영 체제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28일 우리자산신탁은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각자 대표이사 전환과 사외이사 선임, 정관 변경 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사외이사인 박태규 연세대 교수와 고기복 동국대 부교수를 재선임했다. 임기는 내년 12월 29일까지다. 정관상 사업목적에 '대지조성사업'도 추가했다. 대한주택건설협회에서 주택건설대지조성 사업자 변경 등록에 따른 후속조치다.

핵심은 각자 대표이사 체제 전환이다. 큰 틀에서 보면 국제자산신탁이 보유 중인 우리자산신탁 잔여 지분 인수를 앞두고 우리은행 측이 자사 출신인 이 대표에게 경영권을 단독으로 행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준 그림이다.

각자대표는 2인 이상 대표이사에 의사결정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나머지 대표가 부재한 경우 단독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공동대표는 2인 이상 대표가 의사를 합치하는 경우에만 의사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2019년말 유재은 전 국제자산신탁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65.74%를 언 아웃(Earn-Out) 방식으로 인수하기로 했다. 언 아웃은 일정 기간 이후 실적에 따른 지분가치 상승분을 정산하는 방식이다.

유 회장 보유 지분 44.5%를 먼저 취득한 뒤 나머지 21.3%는 향후 매입하기로 했다. 유 회장의 잔여지분 매입을 완료하면 우리자산신탁은 사실상 우리금융의 완전 자회사가 된다. 65.74% 외 나머지 34.26% 지분은 우리자산신탁이 자기주식으로 들고 있는 몫이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우리자산신탁 잔여지분까지 완전 매입을 완료한 후 지주사 측 단독경영 체제로 전환을 계획하고 있었다. 이번 이사회를 통한 각자대표 체제 전환은 결국 공동대표이자 옛 국제자산신탁 출신인 김영진 대표가 퇴임한 뒤 우리금융 출신이 단독 대표이사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정지작업으로 여겨진다. 김 대표의 임기만료일은 이달 31일이다.

이 대표의 연임 여부는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았다. 우리금융그룹 인사가 꽉 막힌 상황에서 계열사 사장단 인사가 늦어진 탓이다. 다만 이 대표는 사장단 인사 발표 전까지 단독 대표를 수행한다. 상법상 기존 이사 퇴임 후 새로 선임된 이사가 취임할 때까지 일시이사와 직무대행자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우리금융지주가 국제자산신탁 지분을 인수한 직후 공동대표로 선임돼 경영 기틀을 짠 인물이다. 2019년 12월 최초 선임됐으며 올 2월 한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수탁고 증가와 사업포트폴리오 다양화, 리스크관리시스템 구축, 수익성 증대 등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1962년생으로 서강대 경영대학원 MBA과정을 수료했다. 우리은행 신탁연금그룹 상무와 부동산금융그룹 겸 중소기업그룹 부행장, 우리종합금융 기업금융본부 겸 구조화금융본부 총괄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우리은행 재직시절 KPI 우수 영업점장과 영업본부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물론 우리금융의 단독 경영권 행사를 위한 전제조건은 잔여지분 인수다. 우리자산신탁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제자산신탁의 잔여지분 인수정산 기준일 이후 실제 정산방법과 실사과정 등 합의를 도출하는데 상당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분인수 관련된 내용을 확정한 후 세부 계획을 정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지주는 2020년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국제자산신탁 지분 51%를 사들여 지금의 우리자산신탁으로 이름을 바꿨다. 우리자산신탁 인수 이유는 우리은행과 우리종합금융, 우리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 등 그룹 계열사와 협업해 다양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우리금융지주는 잔여지분 인수 완료 후 우리자산신탁에 그만큼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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