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메디트 M&A 최종 승자됐다...멀티플 '16배' 거래 이날 오전 2.4조 최종 거래, 유니슨 3년만 엑시트 성공
서하나 기자공개 2022-12-29 10:34:12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9일 10: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치과용 3차원(3D) 구강스캐너 제조사 메디트의 새 주인에 올랐다.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인 메디트 매각은 적잖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인수가 유력했던 GS·칼라일 컨소시엄이 발을 빼면서 난항을 겪었던 거래는 MBK의 참여로 반전 드라마를 썼다.MBK는 장기적 관점에서 업사이드를 기대하고 2조원 중반대 자금을 베팅했다. 인수 측에선 오랜 투자 가뭄 속 의미 있는 결실이자 매각 측에선 주요 포트폴리오의 성공적인 엑시트(투자금 회수)란 점에서 윈윈(Win-Win)했다는 평가다.
◇최종 승자된 MBK, 장기적 관점서 '베팅' 결단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와 유니슨캐피탈(이하 UCK)은 이날 오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만나 메디트의 지분 99.5%를 매입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거래가는 2조4000억원이다. 자금 대부분은 기 보유 중인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조달한다. 자금 조달에 큰 무리가 없어 내년 1분기 내 클로징이 유력하다.
3조원에서 많게는 4조원까지 거론됐던 거래가는 2조4000억원대로 최종 확정됐다. UCK에서 배당금 등으로 회수한 금액을 포함하면 거래가는 약 2조5000억원으로 올라간다. 메디트는 올해 연매출 2700억원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1500억원대를 기록했다.
메디트의 올해 실적 기준 EV/EBITDA 멀티플을 환산하면 약 16배다.
사실 이번 딜의 관심사는 가격이었다. 치과용 3D 구강스캐너 시장의 전망이 밝고 메디트의 기술력 측면에서 딜 성사 여부에 대해선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메디트가 10월 기대 이하 성적표를 받아 들고 당초 배타적 우선협상권(우협) 지위를 부여 받았던 GS·칼라일 컨소시엄이 막판에 발을 빼면서 거래가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렸다.
새 주인에 오른 MBK는 큰 틀에서 실적 상승세를 기대하고 과감한 베팅을 결정했다. 메디트의 실적 하락엔 경쟁사 쓰리쉐이프의 신제품 출시가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분석된다. MBK는 자금 여력이 충부한 데다 안팎의 시장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메디트가 장기적으로 성장세를 견지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우여곡절 많았던 메디트 M&A, 뒤바뀐 운명
메디트 M&A는 올해 최대어 중 하나로 시장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고 매각까지 여러 우여곡절을 거쳤다. 전 주인 UCK는 7월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낙점하고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이후 예비입찰에 CVC캐피탈파트너스, SK텔레콤, 블랙스톤, GS·칼라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이 대거 참전하며 열기를 달궜다.
본입찰에서는 GS·칼라일 컨소시엄과 KKR이 막판 경합을 벌인 끝에 GS·칼라일이 우협 지위를 부여 받았다. 하지만 8부 능선을 넘었던 인수전은 컨소시엄이 막판에 거래를 포기하면서 원점으로 돌아갔다. 약 보름간 주어진 협상 기간 막바지에 공개된 메디트의 10월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면서 양측 이견이 본격화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측은 MBK란 반전카드를 빼들었다. 딜 종결력이 탁월한 것으로 평가받는 MBK와 매각이 절실한 UCK의 만남에 매각은 급물쌀을 탔다.
MBK는 사실 카카오모빌리티와 메가스터디교육 등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메디트 까지 살필 여력이 없었다. 하지만 약 8조원에 이르는 투자금을 보유 중이나 올 초 신발 섬유 1위 기업인 동진섬유 베팅을 마지막으로 좀처럼 딜을 성사하지 못해 신규 투자처 발굴이 시급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딜마다 조력자를 맡았던 삼정KPMG의 꾸준한 영업에 마음을 돌렸다.
UCK도 인수 여력을 보유한 새로운 인수자를 찾는 일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국내에서 MBK만큼 조단위 드라이파우더를 운용할 수 있는 투자자는 많지 않고 최근 강달러 기조가 한 풀 꺾였고, 글로벌 운용사들은 금융 위기에 따른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견지하면서다.
MBK는 우협 선정까지 비교적 시원하게 의사결정을 내렸으나, 이후 매각 측이 놀랄 정도로 많은 자료와 질의 사항을 요청하고 치밀한 기업 분석 작업을 벌였다. 애초 22일까지로 부여된 우협 기간을 이날까지 연장한 끝에 약 6개월에 걸친 대장정이 막을 내렸다.
◇커지는 3D 구강용 스캐너 시장, 매각·인수측 윈윈(Win-Win)
UCK는 이번 매각으로 6배의 수익이자 수천억원 규모의 차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금 회수 시점은 내년 3월께가 예상된다. 2019년 메디트 지분 50%+1주를 3200억원에 인수했다. NH투자증권으로부터 약 600억원, 국민연금을 비롯해 교직원공제회, 우정사업본부, 행정공제회 등이 주요 출자자로 참여한 2호 블라인드펀드에서 약 1000억원을 조달했다.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의 딜을 체결한 MBK도 추가 업사이드를 기대하고 있다. 국내 치과용 3차원 스캐너 시장은 메디트, 얼라인택, 쓰리쉐이프가 3강 구도를 이루고 있다. 세곳의 지난해 시장 점유율 추정치는 각각 22%, 21%, 20%다. 올해 메디트의 매출이 급상승하면서 점유율은 30% 수준까지 올라갔을 것으로 추산된다.
치과용 3D 구강스캐너 시장 자체도 커지고 있다. 치과용 3차원 구강스캐너 시장의 규모는 2022년 약 1조 3250억원(10억달러) 수준에서 2026년까지 약 2조2525억원(17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구강용 스캐너는 치과 산업에 디지털 솔루션을 도입하기 위한 첫번째 단추로 평가된다. 임플란트 수술 가이드, 보철 및 투명교정 치료를 포함해 많은 전문적인 고부가가치 치과 치료를 위해선 구강용 스캐너를 통한 데이터 확보가 필요하다. 글로벌 치과그룹 엔비스타홀딩스는 지난해 디지털 워크플로우 구축하기 위해 케어스트림의 구강스캐너 사업부를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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