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해외 협력사 리포트]현대차보다 해외진출 '발 빨랐던' 에스엘⑨미국 법인 효자로 성장…조지아 신공장, BMS 부품사 '변신' 도약점 될 듯
허인혜 기자공개 2023-01-03 07:38:15
[편집자주]
글로벌 톱티어로 등극한 현대차그룹의 성공 뒤에는 현대차·기아와 해외 동반진출에 나서며 힘을 실은 협력사들의 공조가 자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부품 수급 안정화 등을 목표로 협력사 동반진출 정책을 펼쳤고 협력사들은 현대차그룹의 성장에 발맞춰 매출액과 기업 규모를 확대해 왔다. 때로는 대외환경 등의 변화로 흥망성쇠를 함께하기도 했다. 더벨이 현대차그룹과 해외로 나선 협력사들의 히스토리와 현황 등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9일 17: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전거 부품사로 이륜차를 움직이던 에스엘은 현대차의 '포니'를 만나 사륜 자동차 부품사로 거듭난다. 1976년 포니가 첫 생산됐으니 반세기에 가까운 세월을 현대차그룹과 함께했다.현대차그룹이 해외 진출을 꾀할 때도 가장 먼저 동행했다. 진출 초기만 해도 불모지였던 인도와 중국, 미국 등에 동반진출해 함께 성장했다. 현대차의 미국 조지아 전기차 공장 신설을 계기로 전기차 배터리군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매출 의존도 50%…미국법인 '효자'
에스엘은 램프 부품을 주로 생산하는 현대차그룹의 1차 협력사다. 쏘나타와 그랜저, 펠리세이드, 아이오닉5와 EV6 등에 들어가는 헤드램프를 납품한다. 전자식 변동기인 이시프터(E-Shifter)도 생산 중이다.
3분기 기준 현대차 매출 의존도는 48% 수준이다. 현대차가 17.84%, 기아가 16.98%, 현대모비스가 15.62%다. 현대차그룹 의존도는 2010년대까지만 해도 70% 안팎이었지만 GM 등 해외 완성차 브랜드로 고객사 폭을 넓히며 비율이 점차 줄었다. GM의 비중은 11.89%다.
연간 매출액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3조원을 웃돈다. 올해는 3분기 말을 기준으로 이미 2조9321억원의 매출액을 올려 전년의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3분기 동안 1조710억원을 벌어들였다.
영업이익률을 눈여겨볼 만하다. 1분기 4.8%, 2분기 7.7%, 3분기 4.53% 수준이다. 4분기 잠정치는 6.72%로 평균 영업이익률이 6% 수준이다. 3분기 말을 기준으로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집계한 자동차부품사의 영업이익률은 대기업이 3.6%, 중소기업이 1.6% 수준이다. 일부 협력사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매출액 확대 대비 영업이익률은 늘어나지 못한 것과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해외 법인별 매출액은 미국 법인이 8843억원으로 가장 많다. 인도 법인인 에스엘 루막스가 2694억원으로 뒤를 잇는다. 또 다른 인도법인인 AP가 1079억원을, 폴란드 법인과 브라질 법인이 각각 489억원과 262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보다 한발 앞선 해외진출
에스엘은 현대차그룹보다도 빠르게 해외 현지법인을 세웠다. 2000년대 초반 이미 미국과 중국에 현지 공장과 법인을 세웠다. 현재는 미국과 브라질, 중국, 인도와 폴란드 등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다.
미국 진출은 현대차보다도 빨랐다. GM에 자동차부품 납품 계약을 맺으며 2000년 현지에 진출했다. 협력사들의 현지 법인이 주로 현대차그룹 공장 인근인 앨라배마와 조지아주에 위치한 것과 달리 테네시주에 첫 깃발을 꽂은 이유도 그때문이다.
2004년에는 현대차와 앨라배마에 동반진출했다. 2007년에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를 30만대에서 60만대로 늘리기 위해 설비증설을 단행하고 51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테네시와 앨라배마 생산법인을 관할하는 에스엘 아메리카의 매출액은 테네시 법인 설립 10년 뒤인 2014년에 4675억원까지 확대됐다.
중국에는 2002년 진출했다. 2004년까지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둥펑에도 현지 법인을 갖췄다. 중국 법인은 베이징현대차와 둥펑위에다기아차와 협업했다. 중국 체리자동차 등 현지 완성차 업체와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BMS 부품으로 제품군 확대…조지아 공장 '터닝포인트'
중국의 사례처럼 고객사 다변화는 선제적으로 이뤘다. 브라질 공장은 GM 브라질 법인에 자동차 램프를 집중 공급하고 있다.
북미법인 등의 고객사를 현대차와 기아에서 GM으로 확대하며 현대차그룹을 통한 실적이 낮아질 때도 매출액 방어에 성공했다. 2010년대 중반 현대차와 기아가 현대모비스를 통한 자체생산 물량을 늘리며 현지 법인에 타격을 입었지만 오히려 글로벌 고객사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발판으로 썼다. 2020년까지 현대차그룹에 납품하는 비중을 50% 이하로 낮춘다는 목표를 세워 이룬 뒤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에스엘은 현대차그룹의 미국 조지아 전기차 공장 건립을 계기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대폭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에스엘은 BMS(배터리 메니지먼트 시스템) 사업에 도전하는 중이다. 전기차 배터리 셀과 시스템의 품질, 열 전도, 과부화 상태 등을 센서를 통해 감지하는 시스템이다.
올해 4월 에스엘은 기아 전기차의 BMS 납품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2024년부터 5년 6개월 동안 2025억원 규모로 연간 매출은 360억원 수준이다.
최근 미국 법인에서 불거진 미성년자 고용 위반 징계는 부담 요소다. 미국 노동부는 8월 SL앨라배마가 아동노동법을 위반했다며 연방법원에 고발했다. 다만 SL앨라배마는 해당 하청업체와의 계약을 종료하고 관리자를 교체하는 등의 후속조치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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