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League Table]한국물 규모·이슈어 모두 줄었다[KP/Overview]전년 대비 23% 급감, 달러채 비중 소폭 감소…ESG채권 전체 발행량 '절반'
김지원 기자공개 2023-01-02 07:05:02
이 기사는 2022년 12월 30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2년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은 경기 침체 우려 속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다. 달러 강세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연간 발행량 400억달러를 돌파했던 2021년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전체 발행량이 전년 대비 20% 넘게 감소한 것은 물론 한국물 시장을 찾은 발행사 수도 줄었다.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고강도 긴축 여파로 시장 불안감이 급격히 높아진 탓에 달러채 발행을 연기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때문에 일부 발행사들은 이종통화 시장으로 선회해 외화를 조달했다. 11월 초 흥국생명 콜옵션 사태 여파로 한국물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며 한동안 조달세가 주춤했으나 이후 신한은행과 한국석유공사가 각각 호주 시장과 스위스 시장에서 발행에 성공했다.
◇323억달러 발행…2021년 대비 23% 감소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22년 공모 한국물 발행액은 총 322억6420만달러다. 전년(420억7602만달러) 대비 23.31% 줄었다. 특히 4분기에는 흥국생명 콜옵션 사태 영향으로 복수의 딜들이 연기되며 25억달러 발행되는 데 그쳤다.
연초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봉쇄 등 굵직한 이슈가 발생한 가운데 미 연준이 일 년 내내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함에 따라 투심이 잔뜩 위축됐다. 4월 유로본드 발행에 도전했던 미래에셋증권은 러-우 전쟁과 연은의 기준금리 인상 발언 악재를 동시에 맞으며 북빌딩 도중 발행을 철회하기도 했다.
정부가 7년 만에 외평채(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을 건너뛰었으나 한국수출입은행, KDB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115억달러를 찍으며 전체 발행량을 끌어올렸다. 특히 수출입은행의 경우 달러, 유로화, 호주달러 3가지 통화를 활용해 대규모 조달을 이어가며 벤마마크 발행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이 가장 적극적으로 한국물 발행에 나섰다. 4월 국내 발행사 최초로 기후채권(Climate Bond)을 찍으며 한국물 시장 내 ESG 투자자 저변을 넓혔다. 하반기에는 사무라이본드와 캥거루본드로 각각 320억엔과 4억호주달러를 발행하며 조달 통화 다변화에도 힘썼다.
2022년 국내 보험사 가운데 한국물 발행에 성공한 곳은 한화생명과 교보생명뿐이다. 각각 1분기와 2분기에 7억50000만달러, 5억달러를 발행했다. 한화생명은 하반기에 한 차례 더 조달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시장 악화를 이유로 일정을 연기했다. 이후 11월 초 흥국생명이 신종자본증권 3억달러에 대한 콜옵션 미행사를 선언했다가 번복하는 과정에서 한국물 시장이 크게 출렁이며 국내 보험사 발행물의 가격이 일시적으로 급락하기도 했다.
◇이종통화 존재감↑…사무라이·캥거루 본드 등장
코로나19 이후 약 2년간 달러의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이종통화는 한동안 성장세가 주춤했으나 2022년부터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급격히 높아진 달러채 발행금리에 부담을 느낀 발행사들은 노련미를 발휘해 달러 외 통화로 자금을 조달했다.
2022년 달러채 비중은 전년(86.27%) 대비 5.14%p 줄어든 반면 이종통화의 존재감은 소폭 커졌다. 유로화채권의 비중은 11.78%를 기록해 전년(11.21%)과 비슷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캥거루본드, 스위스프랑채권, 사무라이본드가 각각 3.74%, 1.88%, 1.48%로 유로화채권의 뒤를 이었다.
2021년 달러 강세에 밀려 한 건도 발행되지 않았던 사무라이본드와 캥거루본드가 2022년에 다시 등장했다. 대한항공과 신한은행 두 곳이 일본 시장을 찾아 2년 넘게 끊겼던 사무라이본드의 명맥을 다시 이었다. IBK기업은행, 현대캐피탈, 수출입은행, 신한은행 등 4곳은 호주 시장을 찾아 총 16억6000만호주달러를 찍었다.
안전 자산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스위스프랑으로 조달에 성공한 발행사도 있었다. 현대캐피탈과 주택금융공사는 각각 2억스위스프랑, 3억스위스프랑을 찍으며 금리 절감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주택금융공사는 아시아 최초의 스위스프랑 커버드본드 발행이라는 기록도 함께 세웠다. 한국석유공사도 12월 약 2년 만에 스위스 시장을 찾아 1억스위스프랑을 발행하며 2022년 공모 한국물 시장의 문을 닫았다.
◇ESG채권 트렌드로 '자리매김'
2022년에도 2021년에 이어 전체 한국물의 절반 가까이가 ESG채권 형태로 발행됐다. 2018년을 기점으로 한국물 시장 내 ESG채권 발행량이 늘며 주요 발행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2022년 국책은행은 물론 시중은행과 민간 기업들도 ESG채권 발행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2022년 발행된 52건의 (리오픈 별도 딜로 집계) 딜 중 32건이 ESG채권이었다. 1월 수출앱은행의 그린본드 10억달러 발행을 시작으로 2022년 전체 발행된 ESG채권 금액은 154억달러다. 전체 발행액(323억달러)의 48%에 달하는 수치다.
ESG채권 가운데 그린본드가 가장 많이 발행됐다. 신한은행은 그린본드의 종류 중 하나인 기후채권을 발행했다. 소셜본드와 지속가능채권은 우리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발행됐다. 주택금융공사는 2022년 서민들의 주택담보대출을 재원 마련을 위해 소셜본드를 3차례 발행했다. 각 발행마다 달러, 유로화, 스위스프랑 등 모두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유연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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