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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Paper]주금공, '아시아 최초' 스위스프랑 커버드본드 물꼬텄다AAA급 신용도에 소셜본드 메리트 더해, 노련한 조달전략 적중

김지원 기자공개 2022-10-12 07:33:10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7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아시아 최초로 스위스프랑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그간 주로 유로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해왔으나 처음으로 스위스 시장의 문을 두드려 목표액을 뛰어넘는 금액을 단숨에 조달했다.

미 연준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달러채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스위스프랑의 경쟁력이 부각된 점을 재빠르게 포착했다. 덕분에 원화 금리는 물론 달러 금리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에 금리를 확정했다. 발행 난이도가 높은 스위스 시장에서 커버드본드의 물꼬를 튼 만큼 해당 시장에 국내 타 이슈어들의 발걸음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아시아 첫 스위스프랑 커버드본드

주택금융공사는 이달 14일(납입일 기준) 3억스위스프랑의 커버드본드를 발행한다. 트렌치를 3년과 5년으로 나눠 각각 1억6000만스위스프랑, 1억4000만스위스프랑을 배정했다.

9월 초 스위스계 투자은행 UBS를 단독주관사로 선정하고 9월 22일 비엔나에서 열리는 유럽커버드본드위원회 회의(The Euromoney/ECBC Covered Bond Congress)에 참석해 투자자들을 만났다. 23일 스위스에서 로드쇼를 진행해 주택금융공사 커버드본드의 구조와 AAA 신용도 등을 투자자들에게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로드쇼 이후 28일 스위스 시장에서 북빌딩을 진행해 금리밴드로 3년물과 5년물 각각 사론 미드스와프(SARON MS)에 35~40bp, 40~45bp를 더한 수준을 제시했다.

북빌딩을 개시한 지 15분 만에 2억스위스프랑의 주문이 들어왔다. 이후 30분 만에 1억스위스프랑이 추가로 들어왔다. 주택금융공사는 목표했던 2억스위스프랑보다 많은 주문을 확인하자 북을 닫고 3억스위스프랑 발행을 확정했다.

스위스 시장에서는 실수요 위주로 주문이 들어오기 때문에 최종 발행액은 전체 주문액의 1배수 내외다. 해당 시장에서는 주문이 쌓이는 속도가 딜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공적인 발행이라는 평가다.

금리 측면에서도 이점을 톡톡히 누렸다. 3년물과 5년물 각각 SARON MS+37bp, SARON MS+40bp에 최종 금리를 확정했다. 이에 따른 쿠폰금리와 일드는 3년물 2.155%, 5년물 2.465%다. 원화와 달러로 발행했을 경우의 금리와 비교해도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커버드본드 선두 주자 재입증…현지 방문해 로드쇼 진행

이번 커버드본드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발행된 스위스프랑 커버드본드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주택금융공사는 2010년 달러화 커버드본드 발행을 시작으로 2018년 국내 발행사 최초로 커버드본드의 본고장 유럽 시장에서 유로화 커버드본드를 찍었다. 이번 발행으로 스위스 시장에까지 진출하며 새로운 자금조달 시장을 개척한 셈이다.

스위스 시장은 전 세계 주요 시장 가운데 채권 발행 난이도가 굉장히 높은 곳으로 꼽힌다. 스위스 시장 투자자들은 이슈어가 해당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발행에 나서는지를 중요하게 본다. 주택금융공사는 발행 전 투자자와의 만남에서 스위스 시장을 정기적으로 찾아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던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자들은 국내 이슈어가 스위스 시장에서 처음 발행하는 AAA급 채권이라는 점에 큰 점수를 줬다. 커버드본드는 금융기관이 우량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으로 상환 안정성이 높아 기존 등급보다 한 노치 높게 평가받는다.

소셜본드 성격을 입힌 점도 투자 메리트를 한층 더 높였다. 스위스 시장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발행사에 대한 선호도가 큰 곳으로 알려져 있다. 주택금융공사가 영위하는 사업이 서민들의 주거복지와 밀접하게 관련돼있어 해당 테마를 더 수월하게 소화할 수 있었다. 이번 커버드본드는 스위스 시장에서 처음으로 발행된 소셜 커버드본드다.

◇달러 대비 스위스프랑 경쟁력 부각

조달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미 연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 인상을 강행하겠다고 공표한 가운데 미국 국채 수익률이 치솟자 달러채 발행을 준비하던 몇몇 국내 이슈어는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기도 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여러 조달 선택지를 놓고 고민한 끝에 스위스프랑 커버드본드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최근 미 연준의 긴축 여파로 달러를 제외한 주요 통화들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여겨지는 스위스프랑의 강세를 포착했다.

최근 대부분의 한국물 이슈어가 높은 금리를 감수하고도 여전히 달러를 선호하는 가운데 주택금융공사의 유연함이 돋보이는 지점이다. 주택금융공사는 달러채의 대안으로 유로채까지 고민했으나 주관사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한 끝에 스위스프랑을 택했다. 공사 내부적으로는 새로운 자금조달 통로를 마련하고 외부적으로는 한국물 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달러채 발행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스위스 시장을 빠르게 공략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며 "향후 커버드본드 발행 계획이 있는 국내 이슈어들에게도 선택지가 한 개 더 늘어난 셈"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주택금융공사는 올해만 3번째 커버드본드 발행을 무사히 마쳤다. 앞서 올해 3월과 7월 유럽 시장에서 각각 6억유로, 5억유로의 커버드본드를 발행한 바 있다. 연말까지 스위스프랑 외 다른 통화로 한 차례 더 조달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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