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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인사 코드]처음으로 '대우 출신' 앉힌 포스코홀딩스정기섭 신임 CFO, 대우그룹서 40년 가까이 근무...최정우 회장과 인연 눈길

양도웅 기자공개 2023-01-05 07:35:37

[편집자주]

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THE CFO가 최근 중요성이 커지는 CFO 인사에 대한 기업별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2일 07:5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시로 확인할 수 있는 1998년부터 2022년까지 포스코홀딩스는 늘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에 '포스코맨'을 앉혔다. 김용운, 최광웅, 이동희, 최종태, 박기홍, 이영훈, 최정우, 전중선 등 8명 모두 포스코에서 성장해 CFO 자리까지 앉았다.

많은 기업이 그렇듯이 기업 내부 정보 중 가장 예민한 자금 흐름과 예산 등을 관리·감독하는 자리에 대해선 순혈주의를 고집해온 셈이다. 하지만 올해 임원 인사로 이러한 순혈주의가 깨졌다. 지난달 27일 CFO 역할을 하는 경영전략팀장에 정기섭 포스코에너지 대표이사를 선임하면서다.

정 CFO는 선배 CFO들과 달리 40년 가까운 사회 생활의 절반 이상을 대우그룹에서 보냈다. 1961년생인 그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5년에 대우중공업에 입사했다. 이후 1996년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로 옮겨 런던법인장과 해외관리2팀장, 우즈벡 면방법인장, 페르가나 면방법인장 등을 차례로 지낸 '해외통'이다.

이러한 이력으로 대우인터내셔널이 포스코그룹에 인수된 이후인 2012년 상무로 진급하며 해외관리팀장을 맡기도 했다. 이어 경영기획실장으로 근무한 뒤 2015년 포스코홀딩스 가치경영센터 재무위원에 선임되면서 처음으로 포스코홀딩스에서 근무하게 됐다.

(출처=포스코홀딩스 및 포스코에너지 등)

당시 정 CFO의 직속 상관인 가치경영센터장이 지금의 최정우 회장이다. 정 CFO는 2014년 포스코인터내셔널 경영기획실장으로 재직할 때도 최 회장을 상관으로 대한 적이 있다. 당시 최 회장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기획재무부문장이었다.

두 번의 경험을 통해 최 회장은 정 CFO가 CFO로서 역량을 갖고 있음을 확인했던 셈이다. 이는 또한 최 회장이 포스코홀딩스 사상 처음으로 CFO에 사실상 외부 출신 인물을 앉힐 수 있었던 배경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지금까지 포스코홀딩스는 이사회 한자리를 CFO에게 할당해왔다. 그만큼 그룹 경영에 중요한 직책이 CFO로, 최 회장이 정 CFO의 경험과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정 CFO를 선임하면서 "구조조정 경험이 풍부해, 그룹 차원의 위기 관리와 사업 경쟁력 제고에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포스코홀딩스는 그룹 전사적으로 '현금 중심 경영'을 펼치고 있다. 지난 7월 최 회장은 모든 계열사 임원들을 불러놓고 "특히 현금 흐름과 자금 상황이 문제되지 않도록 현금 중심 경영을 한층 강화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침체에 따른 시장 수요 위축, 비용 상승, 공급망 위기 등에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출처=포스코홀딩스 사업보고서)

'현금 중심 경영'을 강조하게 만든 원인들이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정 CFO는 유동성과 수익성, 현금 확보 등을 중심으로 한 재무, 경영 전략을 세워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그룹 수익성은 과거와 비교해 악화한 상황이기도 하다. 2022년 3분기 누계 연결기준 포스코홀딩스의 영업이익률은 8.1%로 전년동기 대비 4.4%포인트(p) 떨어졌다. 같은 기간 순이익률은 10.1%에서 6.6%로 3.6%p 하락했다.

또한 2021년 '어닝 서프라이즈'로 2022년에 2조원 넘는 법인세를 납부하면서 지난해 3분기 누계 연결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조22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854억원(21%)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투자활동을 확대한 까닭에 지난해보다 현금을 더 빌릴 수밖에 없었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은 2021년 3분기 누계 연결기준 8251억원에서 2022년 3분기 누계 연결기준 3조6778억원으로 4배 이상 늘었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이 양(+)인 건 외부에서 돈을 가져와 회사 현금흐름에 도움이 됐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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