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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승부수]'4연임'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 주택보다 '친환경' 힘싣기지난해 신설한 원자력사업추진반 등 사업 강화, 2차전지 등 '강점'

성상우 기자공개 2023-01-03 07:24:42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2일 13: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임에 성공한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의 시선이 ‘친환경’으로 옮겨갔다. 임기 3년차인 지난해까지는 주택 시장 호황 분위기를 타고 재건축·재개발 사업으로 외형 극대화에 집중했다면 올해부터는 미래 먹거리 준비에 본격 착수하겠다는 구상이다.

올해 국내 건설업 전반의 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을 고려했다. 특히 그동안 캐시카우였던 주택부문에서 예년만큼의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어진 상황에서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겠다는 한 대표의 중장기 구상이 담긴 전략 전환이다.

한 대표는 2일 열린 시무식에서 올해 주요 사업 전략으로 ‘친환경 및 미래 신성장 포트폴리오 강화’를 꼽았다. 그는 “수소와 이차전지, 전기로 분야의 EPC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중장기적으로 원전 분야에도 진출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시정비 사업 확대를 주문했던 지난해 신년사와는 약간의 온도차가 느껴진다. 건설업 호황기였던 지난해 초에는 한창 성장세였던 주택 및 재개발·재건축 사업 강화를 구체적으로 지목해 힘을 실은 바 있다. 반면 시장이 서서히 침체기로 들어서는 올해부터는 공격적인 외형 확장보다는 한발짝 물러서서 미래 사업 준비에 방점을 두는 모습이다.

포스코건설은 SK에코플랜트 등 일찌감치 미래 사업을 핵심 포트폴리오로 삼고 확대해 온 다른 대형사들 대비 친환경 사업 비중이 낮은 편이다. 2021년까지 주택을 중심으로 한 건축부문이 전체 연매출의 과반을 차지해왔다.

지난해부터는 친환경 사업이 다수 포함된 플랜트·인프라 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대로 올라왔다. 하지만 아직은 대형 토목공사 등을 비롯해 가스·화력 발전 등 전통적 사업영역에서 나오는 매출이 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21년 매출 8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9조원에 달하는 연매출이 기대되지만 외형 성장에 비해 신사업 비중은 그리 크지 않았던 셈이다. 수주 현황을 보더라도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친환경 사업 관련 도급공사는 삼척 친환경화력발전소와 해외 각국의 LNG터미널 증설 프로젝트를 포함해 총 6건이다. 수주잔고로는 약 1조4250억원이다. 전체 수주 잔고(37조7700억원) 대비 3%대에 그친다.

다만 미래 사업을 위한 준비 작업은 최근 1~2년동안 빠르게 이뤄졌다. 각 본부 아래 친환경 신사업 추진 조직이 만들어지고 친환경 설비 부문에서의 EPC 역량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이 활발히 이뤄졌다.

포스코건설 사옥

지난해 6월 신설한 ‘원자력사업추진반’이 대표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재주목 받는 원자력 사업으로의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위해 조직을 구성한 뒤 전문인력을 채워나가고 있다. 원자력 관련 사업은 몇 년 전 탈원전 바람이 불면서 잠정 보류됐지만 최근 정부 주도로 소형 원자로(SMR)를 중심으로 한 원전 사업 확대 기조가 조성되면서 사업 재추진 의지를 굳혔다.

원전 사업 부문에선 현재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지난 2020년에 대전 유성구에 완공된 ‘중이온가속기 라온(RAON) 시설’로 2021년까지 일부 매출이 발생한 바 있지만 그 뒤로는 매출원이 끊겼다. 이후 조직 확충과 연구·개발 기간을 가졌다.

올해부터는 정부에서 추진하는 새로운 SMR 모델 ‘i-SMR’ 개발 과제에 참여하는 등 사업을 본궤도에 올린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필수 품질 자격인 국내 KEPIC 설계·시공 인증과 해외 ASME 시공인증을 미리 갖춰놨다. 정부가 추진 중인 신한울 3,4호기 원자력 발전사업에도 컨소시엄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선발 주자들보다 아직 사업 비중은 낮지만 타 건설사 대비 장점도 있다. 포스코그룹의 그룹사 네트워크다. 포스코를 비롯해 포스코케미칼, 포스코ICT 등 관계사들이 잇따라 친환경 및 미래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면서 관련 공장이나 설비 증설 일감도 늘어나는 추세다. 포스코 그룹의 공장 및 시설 공사는 전량 포스코건설이 가져오고 있다. 특히 그룹의 2차전지 사업을 이끌고 있는 포스코케미칼향 매출은 2021년 2500억원을 넘기며 비중을 늘려오고 있다.

그밖에 그린수소, 해상풍력발전 등 다른 친환경 사업부문 전반에 대해서도 기술 협력 등을 확대하며 사업 본격화를 준비 중이다. 지난해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페트로나스와 이산화탄소 지중 저장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었으며 수소생산·판매 전문기업인 어프로티움과 ‘청정수소 생산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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