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원텍 자회사' 시스콘, 200억 조달 근자감 원천은 투자업계 돈가뭄 불구 대형 투자 유치, 현대차그룹 美 공장 대형 수주 유력
조영갑 기자공개 2023-01-10 08:21:49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4일 09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스플레이 검사장비 제조사 브이원텍의 자회사 '시스콘'이 200억원을 조달하며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투자업계의 돈가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수월하게 투자금을 조달하면서 '근자감(근거 있는 자신감)'의 배경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자율주행 물류로봇(AMR)을 개발하는 시스콘은 내년 코스닥 시장 안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스콘은 2013년 설립된 자율주행 물류로봇(AMR) 전문개발 기업이다. SFA, 지멘스 등에서 제어담당 엔지니어로 활약한 김흥수 대표가 설립했다. 인공지능(AI) 플랫폼을 토대로 스마트 팩토리에서 동맥 역할을 하는 로봇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지멘스(Siemens), SK하이닉스, 삼성SDS, 현대위니아 등 국내외 기업에 AMR을 공급하거나 협업하고 있다.
브이원텍의 사정에 밝은 한 VC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코스닥 상장사 향 투심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200억원을 일거에 조달할 수 있었던 것은 시스콘의 대량 수주 상황이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상황을 전했다.
업계에서는 2021년 3월 브이원텍이 시스콘을 인수할 당시 계약조항을 근거로 지난해 말 시스콘이 주요 고객사로부터 대형 PO(Purchase Order)를 확약받거나 계약 진행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시스콘은 자사에 매우 불리한 조항을 감수하면서 브이원텍과의 주식양수도 계약서에 사인을 했고, 종속기업으로 편입됐다. 브이원텍은 시스콘 지분 53%를 쥐고 있다.
당시 브이원텍은 시스콘 지분 인수에 200억원을 투입하면서 다양한 계약조항을 삽입했다. △2022년 9월 말까지 시스콘이 고객사A로부터 85대 이상의 AMR을 수주하지 못하거나 △고객사A를 포함한 일체의 회사들로부터 100대 이상의 AMR을 수주하지 못할 경우 본 계약 이후의 잔여지분 40%를 무상으로 브이원텍에 넘기는 것이 핵심이다. 해당 조항을 지키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브이원텍은 200억원에 시스콘 지분 90% 이상을 확보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주식양수도 계약조항에 수주 물량을 구체적으로 기재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면서 "이미 시스콘이 고객사와 계약을 구체화 시킨 상황에서 새 대주주와 시장에 자신감을 공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브이원텍 역시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브이원텍 관계자는 "일회적인 대량 수주라고 표현하기 힘들지만, '특정 고객사'의 미국 진출과 관련한 공급과 협업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2021년 시스콘의 대주주(김흥수 대표)와의 주식양수도 거래 당시 확약됐던 조건들도 모두 차질 없이 이행됐다"고 밝혔다. 특정 고객사로부터 85대 이상의 PO를 확보했다는 이야기다.

브이원텍이 말한 특정 고객사는 현대차그룹이 유력하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0월을 기점으로 글로벌 전기차(EV) 시장을 정조준하고,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대형 신공장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HMGMA)'를 짓고 있다. 완공될 HMGMA의 자율주행 물류로봇 물량을 시스콘이 상당 부분 책임지는 그림이다. 구체적인 대수와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시스콘은 조달한 자금을 재무구조 개선과 이른바 '미국 프로젝트' 관련 R&D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시스콘은 2020년 말 21억원의 순손실에 이어 지난해 3분기 말 3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현금유출을 겪고 있다. 결손금이 쌓이면서 자산총액 역시 같은 기간 90억원에서 78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이번 증자로 자본금이 크게 늘면서 단번에 재무건전성을 높일 수 있다. 더불어 고객사 미국 진출 관련 CAPEX(자본지출)에도 상당액을 투입한다.
브이원텍 관계자는 "국내 고객사의 미국 신규 진출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이에 발 맞춰 지속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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