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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 블라인드펀드 줌인]'피터틸 후광' 크레센도, 4500억 2호펀드 투자 마무리2018년 조성, '빅인사이트' 마지막 투자…1.1조 3호 펀드도 25% 소진

김경태 기자공개 2023-01-12 08:18:41

[편집자주]

블라인드 펀드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가늠자다. 프로젝트 펀드와 달리 투자자금을 미리 모집한 후 투자처를 물색해 자산으로 편입시킬 수 있다. 곳간에 돈을 쟁여 두고 필요할 때마다 집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시점이나 전략 수립에 있어 더 유리하다. 블라인드 펀드 투자 결과가 좋아야 다음, 다다음 펀드도 만들 수 있다. 더벨은 운용사들의 보유하고 있는 블라인드 펀드의 현황과 전략을 살펴보고, 하우스 역량도 점검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1일 08:1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이하 크레센도)는 최근 급격한 성장을 이루며 사모투자펀드(PEF)업계에서 존재감을 넓히고 있는 하우스다. '페이팔 대부'로 불리는 피터 틸 팔란티어 회장의 스폰서십으로 탄생한 데다 잇달아 대규모 펀드 결성에 성공하며 주목받았다.

설립 이래 조성한 블라인드 펀드는 3개다. 4500억원 규모로 만든 2호 펀드의 경우 지난해 말 소진을 마무리했다. 가장 최근에 만든 3호 블라인드펀드의 경우 서진시스템, 메디포스트에 투자하면 결성 금액의 약 25%를 사용한 상태다.

◇2호 펀드, 작년 11월 드라이파우더 소진

크레센도는 일반적인 국내 PEF 운용사와 출발점이 달랐다. MIT 재료공학 박사 출신인 이기두 대표가 피터 틸 회장과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피터 틸 회장은 페이팔, 팔란티어를 창업한 인물로 미국 투자업계를 주도하는 전문가로 꼽힌다.

피터 틸 회장은 동북아시아 중 한국에 관한 관심이 남달랐고 크레센도 창립으로 이어졌다. 동북아시아의 한국, 중국, 일본 중 피터 틸 회장이 PEF 운용사를 만든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그는 크레센도가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하면 조성 금액의 15% 정도를 출자하기로 했다. 거물의 든든한 조력이 있는 만큼 크레센도는 시작부터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설립 직후 75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만들어 투자에 돌입했다.

1호 펀드를 통해 한미반도체, 모델솔루션, 서진시스템, 윈스, 솔루에타, 상신전자 등 하이테크 기술 기반 제조기업에 투자했다. 내부수익률(IRR)이 25%를 웃돌 정도로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


1호 펀드의 성과를 바탕으로 크레센도는 신규 블라인드 펀드 규모를 급격히 키웠다. 2018년에 조성한 2호 펀드는 4500억원 규모로 결성됐다. 출자자(LP)로는 연기금·공제회 등 다수의 기관투자가가 참여했다. 국민연금과 교직원공제회가 각각 1500억원, 1000억원을 출자했다.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은 750억원을 태웠다. 피터 틸도 일정 금액을 출자하며 힘을 보탰다.

크레센도는 2호 펀드를 내세워 투자 광폭행보에 나섰다. 1호 펀드처럼 강소기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갔다. 큐익스프레스, 아이텍스트, 엔씨켐, 동아지질, 빅인사이트, 인티맥스 등에 자금을 투입했다.

2호 펀드 소진은 작년 11월에 이뤄졌다. 마지막 투자처는 마테크(Mar-Tech) 스타트업 빅인사이트다. 앞서 크레센도는 2021년 2월 빅인사이트의 시리즈A에 참여해 최대주주가 됐다. 당시 1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그 후 크레센도는 빅인사이트가 지난해 11월 진행한 시리즈B 투자유치에 참여했다. 투자 금액은 약 26억원 수준으로 보유한 2호 블라인드펀드의 미소진금액(드라이파우더)를 활용해 투자했다. 빅인사이트는 추가 투자자들과 협의를 진행 중으로 이르면 이달 내 시리즈B 라운드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3호 펀드, 드라이파우더 약 75%…향후 3년 내 소진 전망

크레센도는 2호 펀드 소진이 끝나기 전 3호 펀드 조성에 돌입했다. 2021년 진행된 국내 출자기관 위탁사 선정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낸 운용사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자금조달(펀드레이징)은 순항했다.

애초 크레센도는 2021년 초 KDB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이 출자하는 '정책형 뉴딜펀드' 위탁운용사에 선정될 때만 해도 3호 펀드의 조성금액으로 5000억원 수준을 예상했다. 하지만 그 후로도 연기금·공제회 등 기관투자가가 진행한 출자 사업에서 잇달아 낙점받으면서 결성 목표액이 크게 올라갔다.

최종적으로 3호 펀드는 2호보다 2배 이상 커진 9억1000만달러(약 1조1000억원)로 조성됐다. 당시 크레센도는 국민연금, 교직원공제회, 사학연금 등의 위탁사로 선정됐다. 여기에 우정사업본부를 비롯한 국내외 기관투자자 20여 곳이 신규 투자에 나섰다. 피터 틸 역시 출자하며 조력을 지속했다.

IB업계에 따르면 현재 3호 펀드는 결성 금액의 약 25%를 소진했다. 첫 투자는 서진시스템이었다. 크레센도는 2021년 12월 중순 서진시스템이 발행할 1100억원 규모의 CB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작년 2월 납입이 완료됐다. 당시 서진시스템은 베트남 현지 공장 설비투자 및 각종 연구개발(R&D) 자금으로 활용하기 위해 투자를 받았다.

두번째 투자처는 메디포스트다. 크레센도는 작년 6월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함께 메디포스트 경영권 인수를 마무리했다. 전체 투자액 중 800억원을 책임졌다. 당시 투자금 전액을 3호 펀드로 충당했다.

크레센도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3호 펀드는 4년에 걸쳐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매해 드라이파우더의 25%씩을 소진하는 것이 목표다. 계획대로 투자가 이뤄지면 2025년 내로 3호 펀드 소진 완료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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