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다짐]위기대응 매뉴얼 손보는 카카오, 실효성에 방점③실전 작동 여부 핵심, 시스템 다중화도 추진…서비스 안전성도 강화
황선중 기자공개 2023-01-12 13:05:35
[편집자주]
2022년 10월 15일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의 각종 서비스가 먹통이 됐다. 메신저에서 금융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분야를 아우르는 카카오였기에 화재사고의 사회·경제적 파장은 컸다. 카카오의 성장과 변신은 이를 계기로 또한번 시험대에 섰다. '다짐보고서'에 집약한 소비자와의 약속을 얼마나, 어떻게 지키느냐에 따라 신뢰 회복의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카카오의 다짐과 이를 통해 그릴 미래상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0일 08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는 먹통 사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위기대응 매뉴얼까지 새롭게 다듬고 있다. 사고는 언제나 예기치 않게 찾아오는 만큼 단순 예방책에 그치지 않고 유사시 대비책까지 확실하게 구축해두는 모습이다. 갑작스럽게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매뉴얼을 기반으로 일사분란하게 대처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다.동시에 카카오 먹통 사태를 초래한 근본적인 원인이 '데이터센터 화재(火災)'가 아니라 허술한 위기대응에서 기인한 '인재(人災)'였다는 세간의 비판까지도 뼈아프게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사전에 구축한 위기대응 매뉴얼이 정작 실전에서 계획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부로 카카오 인프라부문 신임 부문장으로 선임된 고우찬 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이프카카오' 행사에서 "나름의 비상대응계획(BCP·Business Continuity Plan) 체계를 갖췄다고 생각했지만, 결과적으로 부족했다는 것이 이번 사고의 교훈"이라고 자인했다.
◇새로운 위기대응 매뉴얼 핵심은 '실효성'
그만큼 새로운 위기대응 매뉴얼의 방점은 '실효성'에 찍혀 있다. 단순한 보여주기식 매뉴얼이 아니라 실제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고도의 위기대응 체계를 세우겠다는 목표다. 혹여라도 비슷한 사태가 재발할 경우에는 치명적인 신뢰 하락이 예견되는 만큼 이번 기회에 확실한 대책을 확립해야 한다는 위기의식도 담겨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우선 데이터센터와 같은 하드웨어 설비부터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소프트웨어까지 전체 시스템을 다중화한다는 방침이다. 만약 데이터센터 한 곳에서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즉시 다른 곳에서 우회할 수 있게끔 대처해 서비스 전체의 먹통을 사전에 방지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서비스 간 중요도를 고려해 재난복구 우선순위까지 정할 예정이다. 설령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우선순위에 따라 복구 작업에 돌입해 전반적인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또한 연쇄적인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서비스끼리의 지나친 연동도 제한한다. 아울러 매뉴얼의 실전 적용을 위해 장애 대비 훈련도 확대한다.

◇서비스 안전성도 강화…외부 도움까지 받는다
카카오는 위기대응은 단순히 데이터 이중화에 그치지 않는다. 카카오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안정성을 전반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외부 전문가의 자문으로 기존 서비스 취약성을 진단한 이후 본격적인 안전성 강화 작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더욱 효과적인 안전성 강화를 위해 외부업체와 협력하는 방안까지도 구상하고 있다.
자체적으로는 위기대응 기술 관련 연구개발(R&D)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러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서 활용하고 있는 '카오스 엔지니어링(chaos engineering)' 기술 도입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카오스 엔지니어링이란 서버 시스템에 의도적으로 결함을 주입해 극단적인 재난 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게 하는 강화하는 방식이다.
또한 카카오톡 텍스트 메시지 전송과 같은 핵심적인 서비스에 한해서는 안전장치를 더욱 보강한다. 자체 클라우드뿐 아니라 외부 클라우드 이용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자체 시스템이 모두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외부 클라우드를 통해 서비스 안전성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이야기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미 위기대응 매뉴얼이 있긴 하지만, 앞으로 더욱 고도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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