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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을 움직이는 사람들]전성기 이끈 김교현 부회장, 롯데그룹의 계속된 신뢰①신년사에서 '미래사업 육성' 강조..."김 부회장 연임은 그의 리더십에 대한 호평"

이호준 기자공개 2023-01-13 07:37:30

[편집자주]

롯데케미칼은 최근 연달아 대규모 자금을 소요했다.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에 이어 롯데건설에 대한 자금 지원까지, 진행 중인 투자와 계열사 지원을 위해서다. 일련의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신사업 투자는 계속될 것이고 경기 불황 속에 언제든 계열사 유동성 지원에 나서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의 경영 일선에 몸담고 있는 인물들은 누구일까. 회사의 성장과 경영 판단의 키를 쥔 주요 인물들을 더벨이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0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은 올해 첫 일성으로 '미래사업 육성'을 강조했다. 2017년 1월 김 부회장이 롯데케미칼 대표이사에 오르고 처음 신년사를 발표했을 때 "기존 사업에 얽매이지 않는 미래사업 발굴 및 이에 대한 중장기적 플랜을 전사적으로 준비해한다"던 사업 지속성의 문제를 다시 한번 꺼낸 것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당시에는 미래사업이 무엇인지 밝히지 않았고, 올해는 수소 사업, 배터리 소재사업, 리사이클 및 바이오 사업 등을 직접 언급하며 승부를 걸었다는 점이다. 그간 있었던 굵직한 인수합병(M&A)과 사업 다각화 등 수익 구조 다변화를 위한 일련의 시도들이 어느정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김 부회장을 향한 회사 안팎의 신뢰는 두텁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김 부회장의 임기를 연장하기 위한 안건을 처리할 전망이다. 그의 연임은 2019년, 2021년에 이어 3번째다. 석유화학 시황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효율적인 위기관리 능력에 기반해 직원들을 독려하며 성장에 대한 확신을 심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케미칼 전성기 이끈 주역

김 부회장은 롯데케미칼의 말레이시아 현지 석유화학 자회사(LC타이탄)를 이끌며 회사의 '최전성기'를 이끈 주역으로 꼽힌다. 특히 본인이 인수 실사에 나섰던 말레이시아 타이탄케미칼 실적을 정상 궤도에 올려 놓으며 현지 증시 상장의 토대까지 마련했다는 평이다.


실제 롯데케미칼 타이탄은 석유화학 업계의 '초호황기'와도 맞물려 호실적을 거듭 이뤄냈다. 김 부회장이 대표를 역임한 2014년 이후 회사의 영업이익은 2015년 167억원, 2016년 3276억원, 2017년 5059억원으로 수익성이 좋아졌다.

2017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에 오른 뒤에도 회사의 수익성을 잘 지켜왔다. 특히 본업인 에틸렌 생산에 집중, 2017년(18%), 2018년(15%)라는 준수한 영업이익률을 냈다. 그러면서 당시 총수 부재로 멈춰져 있던 회사의 투자 시계도 안정적으로 되돌렸다.

구체적으로는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건설 사업 △여수, 울산, 대산 지역에 대한 설비 투자 △미국 루이지애나 에탄크래커 공장의 신·증설 등이 꼽힌다. 회사의 성장 전략을 이끌며 2019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롯데그룹 화학BU(Business Unit)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이후 100% 자회사인 롯데첨단소재와의 합병을 주도하며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했고, 롯데정밀화학의 두산솔루스(솔루스첨단소재) 투자도 결정했다. 화학군 변화의 바람을 책임지며 2022년 정기 임원인사에선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춰 온 회사는 매년 15조원 안팎의 매출을 기록하며 펀더멘털이 뛰어난 회사로서의 명성을 지키고 있다. 유통·호텔처럼 다른 계열사들이 실적 하락세로 수장 교체 등 위기 상황에 직면한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실제 김 부회장이 롯데케미칼을 이끈 지난 2017년 회사의 자산총계는 19조원이었지만 현재는 26조원을 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현금성자산은 6년 전에 비해 5000억원 감소한 4조3000억원, 부채비율은 6%포인트 감소한 53%로 나타났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어려운 시황 속에서도 김 부회장의 연임이 결정된 것을 보면 그의 리더십에 대한 회사의 믿음이 이번에도 드러났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못 이룬 꿈은 '사업 재편', 리더십에 대한 믿음은 계속

이런 김 부회장에게도 못 이룬 꿈이 있다면, 그것은 '사업 재편'일 가능성이 높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화학업계의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지만 LG화학이나 SK이노베이션 같은 경쟁사에 비해 더딘 신사업 진출 행보가 약점으로 꼽혀 왔다.

물론 가만히 있었던 것은 아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알미늄, 롯데정밀화학 등 그룹 화학군 차원에서 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액 등 리튬 배터리 핵심 4대 소재에 모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2030년 연매출 5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규모 수소 사업 계획도 발표해 놓은 상태다. 2021년 7월 친환경 수소 성장 로드맵인 'Every Step for H₂'를 발표하고 향후 청정 수소 생산, 수소 산업 인프라 확충에 총 4조4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2030년 연매출 3조원이 목표다.

다만 회사를 둘러싼 비즈니스 환경이 좋지 않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어 금리 인상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둔화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석유화학업계에 불황이 찾아왔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적자를 기록한 상황이다.

지난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로 조 단위 현금이 유출되기도 했고 최근 롯데 계열사 유동성 지원에 동원되며 내부 분위기도 뒤숭숭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롯데그룹은 김교현 부회장의 빠른 판단에 다시 기대를 걸며 그의 연임을 결정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롯데건설에 빌려준 5000억원을 상환 받으며 자금 유출에 대한 우려가 소폭 경감됐다. 이 가운데 석유화학 시황도 바닥을 쳤다는 분석 속에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일진머티리얼즈의 수익도 곧 회사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전사 실적 부진이나 계열사 자금 지원 소식 등으로 내부에 위기감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그래도 비상경영에 준하는 상황은 아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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