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승부수]‘영업통’ 본능 드러낸 이호성…나홀로 외형 확장 예고하나카드, 업계 내실경영 흐름 역행…수익성 회복 과제
이기욱 기자공개 2023-01-13 08:31:51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2일 16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사진)이 취임 초기부터 ‘영업통’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경쟁사들이 일제히 올해 경영 방침으로 내실경영을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이 사장은 반대로 영업 강화를 통한 외형 성장을 예고했다. 지난해 악화된 수익성의 회복 여부가 업계 탈꼴찌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하나카드는 지난해 조달금리 인상 등 외부 악재에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2021년에는 전년(1544억원) 대비 62.2% 증가한 250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경쟁사 롯데카드(2414억원), 우리카드(2007억원) 등을 제치고 업계 5위에 올라섰지만 지난해에는 이들과의 경쟁에서 뒤쳐지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3분기 하나카드의 당기순이익은 1656억원으로 전년 동기(1990억원) 대비 16.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는 1746억원에서 1792억원으로 순익이 2.6% 증가했으며 롯데카드는 1887억원에서 2718억원으로 44% 늘어났다. 3분기 기준 하나카드의 순익은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롯데·현대·우리·하나카드) 중 최하위에 해당한다. 이에 하나금융그룹은 이호성 하나은행 영업그룹장을 하나카드 사장으로 선임하며 변화를 꾀했다.
이 사장은 대부분의 경력을 일선 영업 현장과 영업 관련 부서에서 쌓은 영업전문가다. 그는 통합 전 하나은행에서 삼성센터지점장과 대기업영업2본부장, 대기업영업1본부장 등을 지냈고 하나·외환은행의 통합 이후에도 강남서초영업본부장, 중앙영업그룹 전무, 영남영업그룹 부행장, 영업그룹 부행장 등 영업 관리 업무를 담당했다.
이 사장은 첫 조직개편 및 인사에서부터 영업 확대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나카드는 △플랫폼 및 수익 성장 △고객 확대 △영업력 강화 △소비자 중심 경영 강화에 등을 이번 조직개편의 주요 목표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영업력 강화를 위해 영업그룹 내 제휴성장본부를 별도로 신설했다. 제휴성장본부 산하에는 제휴추진부와 온라인채널셀(cell), Fee-Biz부 등 유관 부서를 배치했다. 자체 영업과 부대사업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하나금융 내 관계사와의 적극적인 시너지 창출을 도모할 예정이다.
영업그룹장에는 이완근 상무를 새로 선임했다. 이 상무 역시 하나카드 그룹개인사업부장, 기업사업부장 등을 역임한 영업전문가다. 기존에 맡고 있던 영업본부장과 영업그룹장직을 함께 수행할 예정이다. 신설된 제휴성장본부는 하나카드 경영관리팀장 등을 지낸 권민상 본부장이 맡는다.
이 사장의 이러한 영업확대 기조는 최근 국내 카드사들의 경영 흐름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하나카드를 제외한 경쟁사들의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을 고려해 외형 확대보다는 내실 경영과 체질 개선 등을 주요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일례로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이제 몸집 경쟁이 아닌 수익성과 건전성 관점의 성장전략을 견지하면서 비즈니스 원천인 고객기반을 강화하고 영업과 마케팅을 더욱 정교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 역시 “내실 기반의 효율경영을 통해 악화되는 환경에 대응력을 높이고 플랫폼과 데이터가 강한 회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도 “올해는 화려함보다 기초와 본질에 충실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카드의 외형확대 전략이 묘수가 되기 위해서는 수익성 회복 작업도 함께 병행돼야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에도 하나카드는 영업 실적을 확대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지 못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지난해 3분기 하나카드의 카드영업 실적은 46조4330억원으로 전년 동기(40조3955억원) 대비 14.9% 증가했다. 할부금융실적도 2718억원에서 7149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수수료수익도 4988억원에서 5449억원으로 9% 늘어났다.
반면 2021년 3분기 2.93%였던 총자산이익률(ROA)는 1.64%로 1.29%포인트 하락했으며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3.06%에서 7.61%로 5.45%포인트 감소했다. 비용효율성을 나타내는 수지비율도 74.13%에서 82.92%로 8.79%포인트 악화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키움증권 리테일 훼손 우려…이틀새 시총 2400억 증발
- 더본코리아, '노랑통닭' 인수 포기 배경은
- [i-point]탑런에이피솔루션, LG디스플레이 장비 공급 업체 등록
- [트럼프 제재 나비효과 '레드테크']한국 울리는 적색경보, 차이나리스크 확산
- [i-point]티사이언티픽, 파트너스 데이 성료…"사업 확장 속도"
- [i-point]빛과전자, 국제 전시회 참여 "미국 시장 확대"
- [탈한한령 훈풍 부는 콘텐츠기업들]잠잠한 듯했는데…JYP엔터의 중국 굴기 '반격 노린다'
- [LGU+를 움직이는 사람들]권준혁 NW부문장, 효율화 vs 통신품질 '균형' 숙제
- [저축은행경영분석]PF 늘린 한투저축, 순익 2위 등극…사후관리 '자신감'
- [저축은행경영분석]'PF 후폭풍' OK저축, 대손상각 규모만 3637억
이기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HLB생과 투톱 남상우·한용해, HLB 합병해도 '핵심인력'
- HLB, 합병 '재무실익' 글쎄 '리보세라닙' 가치 손상 관건
- HLB·HLB생명과학 합병, 리보세라닙 CRL 충격 극복 강수
- [한미약품그룹 리빌딩]지주 첫 CEO 김재교 부회장, '오픈이노베이션' 직접 챙긴다
- 톡신 후발 종근당, 분명한 균주출처 강점 '상업화' 목전
- '해외베팅' 동방메디컬, 전략적 인수 '가족회사' 활용법 고심
- 자본잠식 해소한 에이비온, 핵심은 법차손 규제
- [이사회 모니터|바이젠셀]새주인 '가은' 체제 확립, 정리 못한 보령 지분 '이사직 유지'
- 에이비온의 넥스트 'ABN202', 미국 개발 '합작사' 추진
- [제약사 넥스트 오너십]삼진제약, 공동경영에도 불균등 지분…외부세력 양날의 검